칼빈 신앙 대탐험 / 개혁주의 미래를 묻다 □ 개혁주의신앙 모범교회 ② 열린·새로남교회

[칼빈500주년기념 특별기획]

▲ 열린교회의 철저한 교리교육의 배경에는 담임 김남준 목사의 개혁신학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다. 사진은 자신의 이름으로 명명된 도서관에서 자료를 검색중인 김남준 목사.
학문성 강한 철저한 교리교육

 

열린교회

열린교회(김남준 목사)는 명실상부 철저한 교리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만일 새신자로 열린교회에 등록했다면 기독교 ‘기독교 기본교리’(소요리문답)를 4주간 배우는 기간이 기다리고 있다. 교육이 끝난 후 새신자는 당회 앞에서 교리를 제대로 이해하고 암기하고 있는지 테스트를 받아야 한다. 질문에 즉각 대답을 못하면 실격이고 세례 받을 자격이 주어지지 않는다.

기본교리를 철저히 암기하는 일은 이후 열린교회 안에 있는 한 몇 차례 더 반복된다. 이 새신자가 잘 성장해서 학습을 받으려면 다시 한 번 기본교리를 잊지 않고 있는지 시험을 봐야 한다. 예비신랑신부가 열린교회 예배당에서 결혼식을 하고 담임목사의 주례를 받으려면 소요리문답을 외우고 있음을 증명 받아야 한다. 이들이 훗날 아이를 낳아서 유아세례를 받게 하려면? 그렇다. 역시 교리를 외우고 있음을 확인받아야 한다.
그런데 4주간 기독교 기본교리를 가르치는 새신자 과정은 말 그대로 기본이다. 정식으로 열린교회 교인이 되려면 ‘20주 교육’을 통과해야 한다. 20주 교육은 새가족반 5주와 성장반 15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성장반 성경공부〉 교재 2권을 주교재로 십자가를 경험하는 삶과 살아있는 예배를 드리는 자세를 자세히 체득한다. 이 모든 과정을 수료한 뒤 직분을 받으려고 한다면 ‘교리학교’가 기다리고 있다. 교리학교는 〈조직신학 개론〉을 교재로 한 학기간 진행되며 시험 성적이 90점 이상이 되어야 통과다. 나아가 교사가 되거나 가르치는 자리에 서려면 또 한 과정을 거친다. 열린교회 최고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는 ‘성화반’이 그것이다. 4달 15주간 칼빈의 〈기독교강요〉를 철저하게 배운다. 주간 시험, 중간고사, 기말고사도 있으며 평균 90점 이상을 얻어야 수료가 가능하다. 

한편 담임 김남준 목사는 주일오전과 오후, 수요예배에 말씀을 전하는데 1~2개가 교리 설교다. 그의 설교는 하나도 버림 없이 책자와 CD 등 자료로 묶여져 홈페이지나 교회 내 ‘퓨리턴 도서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성도들은 김 목사의 설교를 찾아보면서 삶의 다양한 정황에서 믿음으로 승리할 수 있는 힘을 다시금 얻는다.
교회에는 8000여권이 소장된 ‘퓨리턴 도서관’ 외에도 어린이를 위한 도서관도 있다. 또 개혁주의 전통을 따르는 교회 모습은 교회 내 세군데 아름다운 작은 공원들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존 칼빈 파크, 존 오웬 파크, 에드워즈 파크가 그것으로 공원 한 가운데 벽에는 종교개혁을 이끈 인물들에 대한 설명이 걸려있다. 교회내 구내 서점도 특이해, 존 칼빈, 존 오웬, 경건과 기도, 청교도 코너가 따로 마련됐다.

이 같은 철저한 교리교육을 실행하는 근간에는 담임 김남준 목사의 개혁신학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깊은 학문세계가 자리 잡고 있다. 열린교회에는 김 목사가 연구용으로 사용하는 ‘김남준 도서관’이 있으며 현재 2만권의 장서를 자랑하고 있다. 이 도서관에는 라틴어로 되어 있는 교부들의 저서, 진귀한 종교개혁자들의 각종 자료들로 가득하다. 김남준 목사는 “개혁주의를 교회에서 구현하려면 목회자가 철두철미한 개혁주의 사상가가 되어야 한다. 분명한 개혁신학관과 개혁신학 유산에 대한 사랑을 소유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 칼빈탄생 500주년 기념세미나에서 오정호 목사가 개혁주의 신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개혁신앙 전승 프로그램 가동

새로남교회

2009년, 대전 새로남교회(오정호 목사)는 칼빈에 빠져 살았다. 새해 벽두부터 칼빈500주년의 의미를 상기하기 시작해, 연이어 칼빈 세미나와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빈 수레가 요란하듯, 모양만 요란한 행사가 아니었다. “개혁주의 신앙은 선조들이 눈물과 피를 흘리며 우리에게 전해준 것”임을 상기시키고, “오늘 우리에게 개혁주의와 칼빈은 어떤 의미인가?”를 되새기기 위한 행사들이었다.

새로남교회가 한 해 동안 올곧게 개혁주의와 칼빈주의의 정수를 찾을 수 있었던 것은 목회자의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오정호 목사는 이미 2007년 칼빈을 비롯해 루터 쯔빙글리 낙스 등 개혁주의자들의 유적지를 돌아보고 “장로교회를 일으켰던 선배들의 고난의 역사를 성도들과 나누며 전승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그때부터 올해 칼빈탄생 500주년 기념행사를 기획하기 시작했다.

신앙 전승을 위한 첫 번째 행사는 2월에 시작된 ‘칼빈 탄생 500주년 기념세미나’였다. 세마나는 1년 전부터 준비된 것으로, 박용규 교수(총신대)와 이은선 교수(안양대) 문병호 안인섭(총신대) 교수가 주일저녁예배 시간에 칼빈을 주제로 강단에 올랐다.

더 주목할 점은 자체적으로 칼빈 500주년을 기념하는 도서를 출판했다는 점이다. 세미나에 맞춰 발간된 〈칼빈과 한국교회〉는 4명의 강사들이 연구한 칼빈의 면면을 담아냈다. 저녁예배시간에 세미나를 듣고 성도들이 보다 심층적으로 칼빈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한 것이었다.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오정호 목사는 〈칼빈과 한국교회〉 독후감 공모와 칼빈과 종교개혁 관련 전시회 마련 등 성도들이 칼빈과 개혁주의를 계속 접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칼빈이 태어난 7월 10일에 열린 감사예배도 빼놓을 수 없다. 감사예배에서 오목사는 “하나님께서 종교개혁자로 칼빈을 사용하신 것처럼, 새로남교회를 동일하게 사용해 주시기를 기도하자”고 독려했다.
일 년 동안 종교개혁의 정수를 맛본 새로남교회는 개혁주의의 내재화도 힘쓰고 있다.

새로남교회는 칼빈의 개혁주의를 전승하기 위해 크게 ▲말씀의 개혁 ▲예배의 개혁 ▲평신도 사역 ▲섬김의 개혁 네 방향을 설정했다. 말씀의 개혁은 성도들이 말씀을 더 깊이 배우고 훈련받을 수 있도록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진행하는 것이고, 예배의 개혁은 생명력 있는 말씀과 성령이 임재하는 찬양으로 성도들이 은혜를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다. 평신도 사역은 자발적인 소그룹 활동을 통해 성도들이 신앙성숙과 교제, 정서적 안정을 이루도록 돕는 것이며, 섬김의 개혁은 이웃과 함께 하는 교회, 지역사회에 열린 교회를 실현하는 일이다.

이외에도 새로남교회는 2009년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졸업생들에게 “개혁신앙의 뿌리를 잃지 말고 목회에 임해 달라”는 의미로 칼빈의 5대강령이 새겨진 주석잔을 선물했고, 중부지역 목회자를 초청해 칼빈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대외적으로 칼빈 탄생 500주년의 의미를 전파하기 위해 앞장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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