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진하(교회교육훈련개발원 대표)

공과공부 시간이 보고 싶어서 교육부서를 방문하면, 꼭 한 교회의 한 부서 이상은 이런 대답을 하였다. “마침, 오늘은 공과공부가 없습니다.”

이 대답은 올 한 해 동안 한두 교회를 제외하고는 거의 예외 없이 듣는 말이었다. 그 이유로는 ‘오늘은 행사가 있어서, 오늘은 공부 준비를 못해서’ 등이었다. 실제로 지난 한 해 동안 직접 현장을 방문해서 조사한 설문 내용을 분석해 보아도 정식으로 진행되는 공과공부는 1년 52주 중에서 평균적으로 35주 정도만 이루어지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는 대형교회나 중소형 교회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교회교육의 기본적인 목표는 관계 속에서 사랑을 경험하는 것이어야 한다. 교회 안에 중요한 두 가지 관계축이 있다. 하나는 나와 하나님과의 관계요, 또 다른 하나는 성도와 성도 간의 관계이다. 먼저, 나와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을 경험하는 시간이 주일학교의 예배시간이다. 아울러 성도와 성도 간의 관계 속에서 서로 사랑을 경험하는 시간이 공과공부 시간인 것이다. 따라서 예배와 공과공부는 어느 하나가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하다고 할 수 없고, 둘 다 주일학교의 핵심적인 시간이다.

공과공부 시간에 보면 간혹 선생님들이 간식을 준비해서 아이들과 간식을 먹으면서 공과시간을 보내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런 선생님을 보면 내가 꼭 부탁하는 말이 있다.

“선생님, 친구들과 공과공부 시간에 간식 먹으면 한 시간 우리 아이들 행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결코 한 주간 행복하지 않습니다. 선생님께서 공과공부시간 30분 동안에 잘 준비된 하나님의 말씀을 먹여주시면 우리 아이들 그 말씀 때문에 한 주간 행복할 수 있습니다. 꼭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주십시오.”
간식을 먹이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간식을 먹이되 말씀을 먼저 먹이고 난 이후이어야 한다.

사실 공과공부 시간을 통해 우리 아이들에게 정말 좋은 것을 먹이기에는 너무나 환경적으로 시간적으로 부족하다. 그렇기에 주일에 아이들을 만나서 말씀을 가르치는 시간은 어떻게 보면, 영양가 있는 것을 먹인다기보다는 생수로 갈증을 해결해 주는 정도가 아닌가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기본적인 물조차 아이들에게 먹이지 않고 세상으로 보내면서, 어떻게 세상 속에 동화되지 않고 믿음을 지키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그 다음 주에도 볼 수 있겠는가?

“마침 오늘은 예배가 없다”라는 말을 들어보지 못한 것처럼, “마침 오늘은 공과공부가 없다”라는 말은 우리 주일학교에서 더 이상 들을 수 없는 말이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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