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대한민국 교육을 생각한다 ③ 사교육 대안 ‘입사기’

입시·사교육 바로세우기는 교회 갱신과도 밀접…총체적 접근 필요

▲ 입시·사교육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부모와 교회, 학교의 공동노력이 필요하다.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박상진 소장이 ‘기독학부모교실’에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중학교 1학년 아들과 초등학교 5학년 딸을 둔 김경숙 집사는 소위 ‘명문통’으로 불렸다. 김 집사의 머리는 항상 자녀를 명문대학교에 보내기 위한 전략으로 가득차 있었다.

“아이를 명문대에 보내려면 초등학생 때부터 강남 학원가 김모 강사의 수업을 들어야 해요. 고등학생 때 8학군은 이미 늦은 겁니다. 중학교를 8학군으로 보낸 후 고등학교는 특목고를 보내야 명문대에 골인시킬 수 있어요.”

그러나 김경숙 집사는 최근 명문대에 대한 꿈을 바꿨다. 입시·사교육 바로세우기 기독교운동을 통해 ‘기독학부모교실’을 접했기 때문. “물론 아직도 좋은 대학에 가길 소망한다”고 말한 그는 “그러나 지금은 자녀의 관점에서 바라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신앙적인 목표를 함께 나누는 중”이라고 말했다.

기독교적 대안 ‘입사기’ 뜬다

사회적 병폐로 전락한 한국 교육을 기독교적 시각으로 치유하는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좋은교사운동 세 단체는 2008년 6월 입시·사교육 바로세우기 기독교운동(입사기)에 나섰다.

정병오 대표(좋은교사운동)는 “교회가 한국사회의 입시·사교육 문제를 풀어갈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끌려가고 있고, 결국 복음의 능력을 잃어버리는 현상에 처했다”면서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한국교회의 갱신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입사기는 5가지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가장 주목할 만한 그리고 효과적인 ‘기독학부모교실’은 가정교육이나 교회교육의 주체가 되는 부모를 변화시키는 운동이다. 부모가 신앙적 교육철학을 바르게 정립해야 입시·사교육 문제도 풀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기독학부모교실은 입시·사교육 문제 해결을 위해 교회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특히 방과후교실이나 대안학교를 실시할 만큼 여력이 없는 교회도 쉽게 추진할 수 있다.

총 8주 과정으로 이뤄진 기독학부모교실은 자녀 이해에서부터 학교교육, 성품교육, 학업과 은사에 이르기까지 기독교적 부모교육 전반을 다룬다.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는 기독학부모교실 지도자 훈련과정을 진행 중이며, 전 파이디온선교회 대표 양승헌 목사(세대로교회)는 지도자 과정을 통해 교회에서 자체적으로 학부모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사교육 병폐 회복운동 전개

두 번째로 ‘신앙회복 운동’이다. 현재 주일학교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학원에 떠밀려 아이들이 예배에 나오질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입사기에서는 우선적으로 주일 오전 예배와 주일학교 교육시간, 그리고 여름과 겨울수련회 등 최소한의 신앙교육 시간을 확보하며 이를 바탕으로 보다 온전한 신앙교육의 틀을 마련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입사기는 이를 위해 ‘주일에는 먼저 교회로’라는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이 캠페인은 “주일에는 온전한 예배, 충실한 교회교육, 믿음의 친구들과의 교제에 최우선을 둔다”는 학생과 학부모 실천 지침과 “교회 지도자들은 공부와 성적이 우상이 되지 않도록 경계하며, 온전한 자녀교육의 원리와 신앙교육 가치를 가르치며 본을 보인다”는 교회 지침을 담고 있다.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는 ‘입시에 대한 기독교적 이해’라는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신학적 정립 운동’도 실시하고 있다. 신학이 바로 서야 교회가 정도를 걸으며, 바른 생활이 나오기 때문이다.

가정과 학교, 교회 연합해야

입사기는 주일학교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단지 프로그램 개선 차원에서는 힘들다고 판단, 교회 가정 학교가 연계된 ‘교회학교교육 운동’을 실시하고 있다. 입사기는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 ‘교회학교 부흥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라는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세미나에서는 가정과 학교, 교회가 연계된 통전적 기독교 교육의 틀을 제시했을 뿐 아니라 세부적인 모델로 주일학교 부모를 위한 기독학부모교실, 주일학교 학생을 위한 기독교 세계관 교육, 교회 방과후학교, 주말학교 대안학교 운영 모델, 주일학교 학생들을 위한 진로탐색 프로그램 등을 제시했다.

입사기 운동이 입시·사교육에 대해 교인들의 의식을 깨우는 것을 목표했기 때문에 이 일은 결국 교회 내 목회자를 통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그래서 입사기는 ‘목회자 운동’을 실시하고 있다. 목회자가 먼저 입시·사교육에 대한 바른 인식을 가지고 교회에서 모범을 보이게 해야 한다고 판단, 목회자 세미나를 개최했다.

입사기는 앞으로도 입시·사교육 관련 설교자료 개발할 예정이다. 또 교인들이 궁금해하고 힘들어하는 부분에 대해 답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자료집을 선보이며, 기독학부모 운동을 교회에서 실시할 수 있도록 매뉴얼 개발 및 지도자 훈련 등을 제공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한국사회에서 입시·사교육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정병오 대표는 “입사기 운동이 발족한지 1년이 됐지만 큰 열매를 얻지 못했다”고 아쉬워하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이 일을 통해 한국교회와 사회를 새롭게 하실 것이다”고 희망을 노래했다.

명문대학교(敎)라는 우상에 빠진 한국사회와 교회, 이제는 기독학부모를 세우고 주일학교를 회복하는 대안이 필요하다.

“기독교 가치관으로 교육 접근”

오늘날 한국교육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과도한 입시경쟁과 사교육 팽창은 수많은 학생들과 부모들에게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한국교회는 그동안 입시와 사교육 문제를 기독교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못했다. 2008년 6월 입시 사교육을 바로잡기 위해서 기독교 단체들이 하나로 뭉쳐 ‘입시·사교육 바로세우기’ 기독교운동을 시작했다.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소장:박상진 교수)와 직장사역연구소(소장:방선기 목사), 좋은교사운동(대표:정병오)이 주축이 됐으며, 기독교 교육 회복을 모색하고 있다.

입시·사교육 바로세우기 기독교운동 선언문

한국교회와 함께 입시와 사교육 문제로 인한 교육고통에 무관심하였음을 회개하며 ‘입시·사교육 바로세우기’ 기독교운동을 시작한다. 이 기독교운동을 통하여 우리는 자녀 양육, 입시 및 사교육에 대한 기독교적 관점을 제시하며, 이를 실천하여 교육의 영역에서 하나님 나라를 확장할 것을 선언한다.

▲ 가정에서
1.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임을 기억하여 자녀교육의 우선순위를 지킨다.
2. 부모의 욕망과 허영심이 자녀교육을 왜곡하였음을 깨닫고 회개한다.
3. 기독학부모로써 교육에 대한 기독교적 가치관을 갖고 이를 실천하도록 노력한다.

▲ 학교에서
1. 기독교학교는 기독교적 건학이념을 실현하며 기독교교육에 모범을 보인다.
2. 기독교사는 입시와 사교육 문제 해결을 위해 솔선수범한다.
3. 기독학부모는 건전하고 올바른 학교 교육 참여를 위해 노력한다.

▲ 교회에서
1. 목회자는 입시와 사교육에 대한 기독교적 관점을 확립하고 목회를 통해 이를 실천한다.
2. 교회 속에 만연한 입시 위주의 풍토와 문화를 개선한다.
3. 교회 안에 기독학부모 모임을 활성화하여 기독교적 교육관을 확산한다.

▲ 다함께
1. 입시·사교육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대안 마련을 위해 노력한다.
2. 한국교회는 입시·사교육 바로세우기를 위해 협력을 도모한다.
3. 입시·사교육 바로세우기 기독교운동을 통해 생명력 있는 신앙을 회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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