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민 목사(상도제일교회)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들은 유치원에서 배웠다〉라는 책이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자기 전에 이빨을 닦아라. 집에 돌아오면 손부터 씻어라. 물건은 항상 제자리에 놓아라. 남의 마음을 상하게 했을 때는 미안하다고 말하라. 너무나도 기본적인 이야기만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날 사람들이 가장 기본적인 것에서 벗어난 삶을 살기 때문에 이 책이 오히려 특별한 책으로 여겨진 이유도 있을 것이다.

신종플루로 인해 온 나라가 불안하다. 학교마다 온도계로 측정하고 고열만 있으면 학교를 못지 못하게 한다. 이렇게 불안하면 엄청난 예방수칙이 있을 것 같은데 가장 강조하는 것이 무엇인가? 유치원에서 배웠던 매일 손 씻기에 대한 강조뿐이다. 기본이 얼마나 중요함을 전 국민이 깨닫는 순간이며, 이 기본을 실천하는 삶을 살고 있다. 아무렇게나 서울만 가면 되지 라는 생각이 팽배한 찰나에 그렇게 살면 안된다는 의식을 확실히 깨닫게 해주고 있다.

얼마 전 국민 수영선수 박태환 선수가 세계수영 선수권대회에서 예선 탈락을 했다. 국민들에게 충격이었다. 보통 이정도 되면 언론에서 선수에 대해 얼마나 비판적으로 지적하는지 국민들이 볼 때도 심하다고 생각할 정도다.

그런데 처음에 조금 잡음이 있더니 이내 쑥 들어가 버렸다. 국민들의 의식가운데 망각작용이 시작되었기 때문인가? 아니다. 박태환선수가 대회에서 돌아온 이후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며 짐을 싸서 홀연히 태릉선수촌으로 들어가 버렸기 때문이다.

기본으로 돌아가겠다는데, 자기의 부족함을 자신을 제일 먼저 깨닫고 있다는데 어떤 언론이 끝까지 괴롭히겠는가? 언론과 국민들이 처진 어깨에 짐을 메고 선수촌으로 들어가는 박 선수를 향해 한 번 더 기회를 주겠다는 의지이며 반드시 재기해서 다시 우리의 영웅이 되어달라는 간절한 소망이 담기어 있다.

뜨거운 여름사역이 끝나고 이제 2학기가 시작되었다. 여름사역에 성공한 한 교회는 주의 은혜로 인해 여전히 축제 속에 2학기에 강력한 드라이버를 걸 것이고 여름사역에 좌절을 맛본 교회들은 내년에 수련회를 가야 될지 말아야 될지 고민 중일 것이다. 신종플루가 한국에도 있고 세계에 있지만 손씻는 것을 강조하고 실천하는 것은 똑같다. 신앙교육의 기본만은 어떤 교회든지 간에 포기하지 않아야 된다.

포기만 하지 않으면 반드시 일어선다. 그래서 교육을 백년대계라고 하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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