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대한민국 교육을 생각한다 ① 사교육에 흔들리는 주일학교

사교육 부담에 교회 출석도 힘들어…깨어 있는 ‘기독 학부모’ 역할 시급

  • 옛말에 “가난은 나라님도 구제 못한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빈곤의 문제는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 중에 하나란 뜻이다. 그러나 요즘은 “교육은 나라님도 구제 못한다”는 말이 나온다. 대한민국에서 교육은 열의 수준을 넘어 병폐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입시·사교육 문제점을 점검하고, 기독교적 대안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주>

“교회보다는 학원이 우선”

입시·사교육으로 인한 주일학교 위기는 심각한 수준이다.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소장:박상진 교수)가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중고등학생 상당수가 학업에 대한 부담 때문에 교회 출석을 어려워하고 있다. <표1 참조>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주일학교 학생 15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중학생의 34.6%, 고등학생 24.3%가 주일 사교육 때문에 교회를 가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교회 출석을 막는 늦잠의 경우도 주중 자정까지 계속되는 학교나 학원의 보충수업 여파로 분석되고 있다. 결국 입시를 위한 사교육 열풍이 학생들의 충분한 신앙교육과 예배시간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위기현상에 비해 교회의 대응은 매우 빈약하다. 학생들은 자신들의 고민을 묻는 질문에 절반 정도(49.2%)가 학업(성적)문제라 답했고, 진로문제가 22.5%로 뒤를 이어 학생들의 가장 큰 관심사가 대학입시임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학업(성적) 고민을 누구와 상담하는가”라는 질문에 부모님(47.6%)과 “친구(32.4%)”가 가장 높게 나왔다. 이에 비해 교역자(2.5%)와 주일학교 교사(2.2%)에게 상담한다는 비율은 극히 낮았다. 아이들의 고통을 치유해야 할 교회가 방관자로 전락했다는 뜻이다.

교회, 인식의 전환이 필요

대부분의 목회자들도 입시·사교육이 교회학교 침체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가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 소속 전국 15개 교단 목회자 445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88.4%(394명)가 “입시가 주일학교 침체에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다.

입시를 앞둔 교회행사에 대해서는 ‘수능을 위한 작정기도회’와 ‘수능 당일 기도회’를 열고 있다는 복수응답이 각각 67.7%(302명)와 65.7% (293명)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진로세미나(32.5%)나 주말학교 방과후학교(18.6) 등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왔다. <표2 참조>

교회는 입시·사교육 문제점에 대해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지만 대안 마련에는 미숙하다고 볼 수 있다. 기독교학교연구소는 “한국교회 안의 입시문화는 입시를 위한 기도회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입시에 대한 기독교적 관점을 확립해 줄 수 있는 활동이 취약하다”고 평가했다.

“기독학부모 세우자”

그렇다면 입시·사교육 문제를 교회가 풀 수 있을까? 박상진 교수는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입시·사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회와 가정, 학교가 연계해야 한다. 목회자들이 먼저 교육현실을 기독교적으로 성찰하고, 교인들에게는 ‘교회 다니는 부모’가 아니라 ‘기독 학부모’가 되도록 지원하고, 입시제도 개선을 위한 기독교적 대안을 모색하면 된다는 것이다.

교회의 구체적인 역할로는 △목회자의 교육에 대한 인식 개선 △교회·가정·학교를 연계하는 교육 △입시에 대한 기독교문화 형성 △입시제도 개선을 위한 기독교적 대안 모색 등을 들었다. 입시에 대한 기독교문화에 대해서는 잘못된 ‘성공신화’ 개선, ‘수능기도회’에서 기도 내용과 방향의 기독교적 전환, 학벌주의·연고주의·간판주의 타파 등을 꼽았다.

박상진 교수는 특히 부모의 역할을 강조한다. 학업문제 주 상담자인 부모가 신앙교육의 중요성을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교회는 ‘학부모 교실’을 개설해 ‘교회 다니는 부모’에서 ‘기독 학부모’로 바꾸는 일이 급선무라고 말한다.

나라님도 어쩔 수 없는 한국교육. 교회가 해결하기에는 너무나 큰 짐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마지막 희망인 교회마저 포기한다면 교육은 절망만 남는다. 목회자와 부모부터 교육에 대한 인식이 전환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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