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주일학교 역할

재빠른 대응에만 집착하면 문제…함께 세우고 지켜나가는 원칙 중요

최근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가 자신에게 야유를 하며 필기구를 던져 수업을 방해했다며 학생들을 고소한 사건이 발생했다.

그 교사는 경찰 조사에서 “학생들이 수업 중에 왔다 갔다 하고 지우개, 종이공 등을 던져 도저히 수업을 할 수 없었다”며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지나치게 엄격하고 가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기도 해 수업 자체를 듣기 싫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 일러스트=강인춘
군사부일체나 청출어람이란 말이 고어가 된지 오래다. 총신대학교 기독교연구소가 주최한 학술세미나에서 유선모 목사(원당교회)는 “교육현장에서 교사들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 있어서 무기력한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포스트모던 문화에 물든 학생들은 교사의 지적·도덕적 권위를 예전처럼 인정하려 들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교사가 가르치고자 하는 지식과 가치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기 때문이란 것이다.

원칙과 교사상 재정립 시급

이러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 기독교 교육의 대안은 무엇일까. 유선모 목사는 “원칙을 세우고 원칙을 지키는 원칙 중심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일학교의 목표나 전략이 세워지면 이 원칙을 지키기 위해 다함께 어렵더라도 약속을 지켜나가는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좋은 교사가 있어야 청출어람도 가능하다. 또 좋은 교육이 있어야 좋은 교사도 만들어 진다. 유선모 목사는 기독교 교육의 대안으로 ‘교사상 재정립’을 강조했다. 교사가 바로서야 제대로 된 기독교 교육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교사상 재정립을 위해 가장 먼저 제시된 것은 ‘은사적 정체감’ 확보로 지적됐다. 교사는 하나님께서 은혜로 자신을 부르셨음을 고백하고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유선모 목사는 “제임스 스마트는 교육하시는 이는 하나님이다. 하나님에 의해 내가 사용될 때 진정한 교육은 가능한 것이라고 했다”며 이 소명의식은 교사 모두에게 필요한 자세라고 말했다.

사랑의 권위로 삶의 모델화

포스트모더니즘의 전통에 대한 거부감이 교육 현장에서는 교사에 대한 저항으로 표출되곤 한다. 기독교 교육 전문가들은 “교사의 권위 회복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여기에는 지배하는 권위가 아니라 사랑의 권위를 뜻한다.

유선모 목사는 “사랑의 소유자를 발굴하고 훈련하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교사에게는 냉철한 지성과 따뜻한 감성이 겸비되어야 한다. 편견과 선입견을 없애야하며, 교육에 있어서 일관성이 유지되어야 한다. 신앙적인 면에서는 영성에 의존하여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진정한 교사상은 지식 전달자가 아니라 삶의 모델이다. 이것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교사의 권위는 회복될 수 없다. 유선모 목사는 “삶의 모델을 제시하고 직접 모델이 될 수 있는 교사를 발굴하고 훈련하라”고 말했다. 제대로 된 신앙인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멘토링이 되는 교사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진실한 신앙인을 만나야 그 사람이 진실한 신앙인이 될 수 있습니다. 교육은 진정한 만남에서 이루어집니다.”

TV 앞 바보를 능동인으로

유선모 목사는 주일학교가 말씀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고려할 점이 있다고 밝혔다. 먼저 하나님을 경험하게 해야 한다.

“이 시대는 경험에 굶주린 시대입니다. 모든 세대가 신령과 진정으로 드리는 예배를 통하여 하나님의 임재하심을 경험할 수 있다면 진리에 눈 먼 사람들의 눈이 열리고 귀가 열리게 될 것입니다.”

다음으로 ‘TV 앞의 바보’로 요약되는 수동적인 현대 문화를 극복하는 참여를 이끌어 내야 한다.

또 관계를 창조하게 해야 한다. 인간관계의 질적 저하는 역설적으로 공동체에 대해 더욱 갈망하게 하고 있다. 그러므로 교회는 사람들이 예수님과 관계를 맺게 할 뿐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상호작용하며 관계를 맺고, 연결되는 공간을 창조해야 한다.

유선모 목사는 끝으로 포스트모더니즘에 맞설 기독교 교육의 핵심을 말씀으로 봤다.

“포스트모더니즘적 시대정신은 심지어 교회교육까지 깊숙이 파고드는데, 교회마다 이로 인해 급격한 변화에 재빠르게 대처해야 한다는 강박증에 사로잡혀 당황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하지만 성급한 사안별 답변이나 응급처리 방식의 대안을 가지고는 주도권을 가지고 이 시대를 다스릴 수 없음이 분명합니다. 그러므로 이럴 때일수록 교회는 교회 고유의 영역인 말씀을 바로 지키면서 세상이 줄 수 없는 것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