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곳곳이 생태운동 체험장

평화의교회, 유기농 녹색가게 마련, 친환경 먹거리 실천


▲ 평화의교회 마당은 흙과 나무, 연못이 어울려 자연을 느끼게 한다.
널따란 나무계단을 밟고 올라간 교회는 기대만큼 흙냄새로 가득하다. 입구 왼쪽에는 작은 연못이 자리 잡고, 그 옆으로 화초들이 나란히 장식돼 있다. 다른 한쪽은 텃밭 겸 흙마당이다. 우연히 들렀다가도 잠시 쉬어가고픈 마음이 들만큼, 작지만 자연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교회 마당이다.

서울 구로구 궁동 주택가에 위치한 평화의교회(박경양 목사)는 어른부터 아이까지 자연스레 생태운동을 실천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사례는 친환경 먹거리 운동. 교회 2층에 있는 ‘초록세상’이란 이름의 유기농 녹색가게를 마련해 교인과 이웃들에게 친환경 먹거리를 공급하고 있다. 2003년 처음 녹색가게를 열었을 때는, 유기농 먹거리가 부자들을 위한 것으로 인식되던 때라 호응이 별로였다. 그러다 환경오염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먹거리에 관심이 높아져 현재는 교인들은 물론 이웃주민들까지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200여 종의 상품들은 소속 교단인 감리교 농도생협에서 공급받는다. 회원들은 녹색가게에 상품을 신청하고, 1주일에 한두 번씩 교회를 방문해 물건을 수령한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자연친화생태교육은 또 다른 주목거리. 교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어린이집인 ‘다솜의집’은 교육프로그램의 일부분으로 생태교육을 지향한다. 매일 오후 한 시간씩 원아들은 자연나들이를 나간다. 1주일에 한 번은 어린이집이 운영하는 텃밭에 나가 풀도 매고 감자도 심는다.

“3∼4년 정도 지나니까 어린이들이 지금은 산에서 무슨 꽃이 핀다는 이야기를 해요. 너무 소중하고 가치 있는 산교육이죠.”

자연과 함께하는 생활이 어린이의 감성이나 인격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게 박경양 목사의 생각이다.

어릴 적부터 친환경먹거리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평화의교회는 3년째 ‘다솜의집’은 물론, 교회에서 별도로 운영하고 있는 지역아동센터에 유기농 급식을 실시하고 있다. 지역아동센터의 경우 구청 보조만으로는 유기농 식재료 구입에 어려움이 많지만, 교회에서 녹색가게를 자체 운영해 상당한 도움이 됐다. 식재료 비용이 20∼30% 더 드는 대신 아이들에게도 먹을만큼의 음식을 가져가게 하는 등의 교육을 통해 비용을 절감했다.

평화의교회의 이 같은 생태운동에는 박경양 목사의 목회철학이 큰 몫을 차지했다. 기독교가 비하되고 선교가 어려운 현 상황에서, 녹색교회 운동이 기독교에 대한 인식 변화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다. 박 목사의 철학과 교인들의 협력이 더해져 평화의교회는 기독교환경운동연대가 선정하는 2009년 ‘녹색교회’로 뽑히기도 했다.

평화의교회는 생태운동의 일환으로 최근 교회 건물 3층에 태양열 발전소 건립을 꿈꾸고 있다. 정부로부터 재정 지원 의사도 있고, 기금도 모을 계획이다.

“원자력이 편리하지만, 후손들에게 핵폭탄 하나씩 안기는 셈이죠.”

탐욕에 의한 자연 황폐가 아닌, 조화를 통한 올바른 자연 다스림을 실천해가는 평화의교회의 발걸음이 다부지다. 녹색교회는 신앙과 삶이 조화를 이루는 생활신앙 실천에 다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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