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소교단 인물들 후보군 형성 ... 대표회장 정치적 입지 고려 '변수'

[해설] 한기총 신임총무 인선작업 어떻게 되나

창립 20주년을 맞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엄신형 목사) 새 총무 인선이 눈 앞에 다가왔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총무 최희범 목사는 3월 23일 오전 9시 직원 경건회를 인도한 뒤 서기 권순직 목사(예장합동·영성교회)에게 총무와 관련된 제반사항을 인수인계한 뒤 떠났다. 이날 최 총무는 {뜨거운 열정과 사랑으로 아껴주신 직원들의 후의에 감사드린다}는 인사말을 전하고 {3월 27일 외국을 방문하여 4월 20일 경에 귀국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총무직무대행자인 서기 권순직 목사는 {기간이 어느 정도 될 지 모르지만 한기총의 위상에 누가 되지 않도록 임원은 물론 직원들과 잘 합력하여 일을 처리해 가겠다}고 말했다.

이로써 그동안 한기총 총무 최희범 목사의 직무를 놓고 말들이 많았던 [잡음]이 일단락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새 총무의 인선을 놓고 누가 될 지 벌써부터 호사가들의 말이 무성하다. 현재 자의든 타의든 한기총 총무에 거론되는 인물은 10여 명 안팎으로 보인다. 이는 대표회장 엄신형 목사도 시인한 부분이다. 엄 대표회장은 {이러저러한 이유를 들어 10여 명 가량이 한기총 총무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데 아직 염두에 두고 결정한 분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엄 회장은 {직전회장과 의논하여 조만간 한국교회를 아우를 수 있는 분을 추천하여 실행위원회에 보고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엄 대표회장과 함께 한기총 총무를 추천할 수 있는 직전회장 이용규 목사는 {최근 엄 대표회장한테 연락이 와 다음 주 쯤 본격적으로 총무 선임에 대해 논의할 것 같다}고 말하고, {아직 신청자가 누구인지 모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설명할 입장은 못된다}고 밝혔다. 다만 이 목사는 {연합활동에 적극적이고 신학적으로 복음적인 분이 선임되길 바란다}는 말을 덧붙였다.

이와같은 분위기 속에 현재 한기총 총무 후보에 논의되고 있는 인물은 모 신학대학교 총장을 지닌 K목사와 모 교단의 전임 총무인 J목사, 현재 모 교단 총무인 P목사, 그리고 K목사 등이 유력하다는 조심스런 전망들이 제기되고 있다.

한기총 모 임원은 엄 대표회장을 제외하고 대부분 대형교단에서 대표회장이 선임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총무는 군소교단 [몫]으로 한정하는 경향이 짙다고 말하고, 이번에도 대형교단 출신보다 중소교단의 인물이 더 많이 거론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실 예장합동, 예장통합 등은 이번 총무 후보에 나서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 한기총 총무 최희범 목사가 3월 23일 직원경건회를 인도한 뒤 떠났다. 새 총무가 선임되기 전까지 한기총 총무 직무대행은 서기 권순직 목사가 맡는다.
총무 선임의 여론이 고조되고 있지만 한기총 창립20주년기념행사조직위원회(조직위원장:엄신형 목사)가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총무 인선을 무기한 미룰 것이란 의견들도 대두되고 있다. 왜냐하면 올해 한기총 대다수 사업은 20주년과 관련된 내용이라 굳이 총무를 선임하여 [걸림돌]을 만들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설득력 있게 들린다. 현재 한기총 20주년조직위는 대표회장이 선임한 군소교단 중심으로 조직되었고, 한기총 임원은 교단 안배를 고려하여 전형위원회에서 선임했기 때문에 엄 대표회장 측근이 아닌 이상 총무선임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한 마디로 엄 대표회장의 입장에서 보면 창립20주년조직위는 엄 회장의 친위부대인데 불필요한(?) 총무를 미리 선임하여 좋을 것이 없을 것이란 얘기다.

거기다 군소교단 출신인 엄 대표회장이 본인의 정치적 입지를 고려하여 [함량미달]인 인물을 총무로 추천하여 실행위원회에 내놓으면 대형교단 실행이사들이 거부할 것이란 예견도 들리고 있다. 그러면 20주년 행사는 물론 남은 임기가 쉽게 흘러가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다. 현재 한기총의 행보는 소교단 이사들이 하나가 되어 힘을 과시하고 있는데 반해 대형교단 파송이사들의 목소리는 낮아 오히려 역차별 당한다는 자조적인 말들도 많았다.

아무튼 4월말로 다가온 한기총 총무 선임은 엄신형 대표회장의 의지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 한기총이 나갈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점에서 교단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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