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지역 선교사, 보고서에서 대응전략 변화 촉구
"전략 혼선 초래" 비판도 잇따라 심도깊은 논의 필요

최근 한국교회가 그동안 무관심했던 이슬람의 대 한국 포교에 경각심을 갖고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그런데 이 같은 열심이 근거 없는 정보에서 비롯된 것이며, 이슬람 출신 한국 거주자들에게 적개심을 품게 할 수 있다면서 질타하는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선교계에서는 양측의 대화를 촉구하면서 불필요한 갈등을 빚지 않도록 해야 된다는 우려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투아이즈네트워크, 중동선교회, 에프아이엠 선교회 등 관련 단체들은 이슬람이 한국을 2020년까지 이슬람화할 목표를 세우고 다각적인 포교전략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해왔다. 그러면서 이슬람측 자료와 해외 자료 및 선교사들의 정보를 통해, 이슬람의 양면성과 그들의 전략을 알렸다. 이로 인해 한국교회는 이슬람에 대해 다시금 경각심을 갖게 됐으며 예장통합과 예장고신 등 교단들은 이슬람연구위원회나 대책위원회를 결성하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중동에서 사역하는 김 모 선교사는 '이슬람포비아(Islamophobia)의 실체를 진단한다"는 A5 용지 224쪽 분량의 글을 유포해 지금까지의 한국교회의 이슬람에 대한 반응이 잘못됐다고 질타했다.

김 선교사는
△한국에 1만5000여명의 이슬람 선교사들이 들어와 조직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학가에 무슬림이 몰려오고 있다
△한국여성들과 결혼 및 출산전략으로 한국을 이슬람화하려한다는 등의 내용은 근거 없는 정보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특히 '이슬람화 8단계 행동전략'이란 제목 아래 각 나라별로 이슬람 인구가 차지하는 점유율에 따라 폭력성을 띤다는 소위 'CIA 보고서'는 CIA와 무관하다고 발언해, 선교계에 충격을 줬다.

즉 김 선교사는 "CIA에 국가별 이슬람 인구율이 나온 것을 선교단체가 인용하면서 자료를 만든 것이지, CIA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또 김선교사의 주장에 대해 교회개혁 관련 단체, 외국인노동자단체, 평화인권 단체 등에서 동조하고 나서고 있다.

김선교사는 "이슬람권이 비하되거나 제대로 평가되지 않는 경우들도 많다"면서 "이런 주장을 하는 분들의 명망에 의해 관련 정보들은 무비판적으로 확대 재생산되고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조만간 국내의 개혁성향의 단체 주최로 열리는 토론회에서 이 같은 주장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

그의 주장에 대해 교계의 반응은 두 가지로 나타나고 있다. 소위 이슬람을 경계하자는 신중론 쪽에서는 김선교가 자료를 공표하고 그 비판자료 가운데 선교관계자들의 실명을 거론하고 있는 것은 이제 관심을 갖기 시작한 이슬람 선교운동에 찬물을 끼얹게 될 것이라며 염려하는 것이다. 실제로 이 문서에 이름이 거론된 한 당사자는 "이런 자료를 유포시킨 다는 것은 명예훼손에 가까운 매너 없는 일"이라고 흥분했다.
또 2020년 한국 이슬람화 전략 등은 이슬람 쪽에서 나왔고 한국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며 상당히 신뢰도가 높다는 주장이다. 동시에 CIA 홈페이지에 무슬림 인구율만 나온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을 가지고 CIA와 무관하다고 말하는 것은 속단이라는 평이다.

그러나 이슬람 온건론자들은 "지금의 현상은 한국 사회의 이슬람에 대한 무지와 비호감의 현상을 나타내는 것이며 괴담 수준의 얘기들"이라면서 "이는 외국인들에게 적개심을 표출하는 것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지엠피 선교회 대표 김요한 선교사는 "지금은 양측이 서로를 비판할 때가 아니라 대화를 하고 힘을 합해 이슬람에 대해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할 때"라면서 상호 자극적 표현을 경계할 것을 요청했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