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선·엄신형·최낙중 목사 삼각구도 속 김동권 목사 “불출마” 뜻 밝혀

[해설]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 열기 달아오른다

한국교회 보수진영을 대표하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엄신형 목사, 이하 한기총)의 차기 대표회장 선거전이 후보등록이 채 마감되지 않은 상황 중에도 벌써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한기총 선거관리위원회는 최근 11월 28일부터 12월 5일 오후 5시까지를 차기 대표회장 후보등록기간으로 공표했다. 이 기간 동안 후보로 등록할 수 있는 자의 자격은 소속교단 추천서, 교단의 회비 완납필증, 발전기금 납입필증(5000만원)을 제출한 자에 한한다. 그리고 등록 마감시간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12월 2일 오전 12시 현재 아직까지 후보로 정식 등록한 사람은 없다. 그러나 막후에서는 등록절차를 끝내거나 막후 협상을 벌이는 등 자체적인 선거 준비가 한창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상황으로 볼 때 한기총 대표회장 후보로 예장통합의 이광선 증경총회장이 유력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엄신형 현 한기총 대표회장과 합동정통 최낙중 목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동안 유력한 인물로 여겨졌던 예장합동 김동권 목사는 사실상 후보 등록을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먼저 예장통합은 11월 28일 백주년기념관에서 연합사업위원회를 갖고, 교단 대표로 이광선 목사를 추천하기로 만장일치 결의했다. 그리고 곧바로 교단 분담금을 한기총에 납부했으며 이미 기타 서류 구비 작업도 다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목사는 그동안 거론됐던 합동 측과의 후보단일화 여부를 관망하면서 마지막 등록일인 12월 5일경 서류를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취해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공식적으로 언급은 하고 있지 않지만 엄신형 대표회장의 출마설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엄목사는 지난해 대표회장으로 당선되면서 10억 원을 발전기금으로 내겠다고 말했으나 현재 3억 원만 입금한 상태이다. 올해 그는 한기총 총회회관 건립 계획을 간간히 언급하면서 자신이 추진위원장을 맡아야 하며 이때 7억 원도 사용하겠다는 입장을 보인바 있다. 따라서 7억 헌금을 공론화하면서 출마계획을 선언할 때 효과를 볼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최낙중 목사는 합동정통 교단에서는 제92회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대표회장 후보로 공식 추대되기도 했다. 그는 한기총 공동회장으로 활동해 오면서 연합 사업을 활발히 했으며 현재 한기총 청소년위원회 위원장으로 헌신하고 있다. 이 두 사람은 상대적으로 대형교단인 통합 측과 경선을 했을 경우, 만일 지더라도 잃을 것이 별로 없으며 그렇지 않을 경우 군소교단들의 표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올해 1월 있었던 한기총 정기총회에서 엄신형 목사가 취임인사를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예장합동 김동권 목사는 최근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출마 여부를 언급할 때가 아니다. 또 한기총 대표회장 출마를 다시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김 목사가 한기총 대표회장 출마를 포기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낳게 하고 있다. 교계일각에서는 그동안 한기총의 과열적인 대표회장 선거방식을 우려하고 또 연합의 모양새를 고려해 김동권 목사와 이광선 목사의 후보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었다. 그러나 후보단일화 의견에 대해 후보 등록 시한이 가까워지면서 의견 조율에 진전이 있는 듯 했으나 이 과정에서 합동측이 한기총에 교단 분담금을 납입하는 문제를 두고 의견 조정이 되지 않는 등의 모습을 보이면서 김 목사가 뜻을 접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제 한기총 후보로 이광선 엄신형 최낙중 목사 등으로 이름이 오르내리면서 최종 후보 등록자는 이들을 중심으로 한 소수 인원이 될지, 혹은 이 안에서 후보단일화가 될 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광선 목사가 단일 후보로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 목사는 대형교단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데다가 올 한 해 동안 한기총 행사의 주요 순서들을 빠짐없이 맡아가면서 청중들에게 선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합동 통합간 후보단일화가 깨졌고 과거와 같은 금권 선거 등의 변수가 있을 경우, 그 누구도 장담할 수는 없다는 평가도 만만치 않다.

이제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는 한 달 안쪽으로 다가왔다. 지난 한 해 동안 한기총은 개혁특위를 내놓고 개혁안을 논의해야 했을 정도로 한기총을 보는 시각은 다양했다. 회원 및 회원교단 대표성 문제, 대표회장 추천 방식, 한기총 공식 의사 표명의 절차성 문제 등이 그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특정 교단의 요구라기보다는 그동안 교계에서 지적돼왔던 일들이었다. 남은 기간 동안 한기총이 깨끗하고 질서 있는 선거 풍토를 보여줌으로써 명실상부한 한국교회 대표연합기관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줄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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