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고령화시대, 목회간호사를 주목하라 - (1) 목회간호사 활동과 목회 유익]
전문 간호사 출신 교회서 활동, 꼼꼼한 체크·상담으로 복음 접촉점 넓혀
우리나라 인구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 비율이 사상 처음으로 10%를 넘어섰다. 쉽게 말해, 현재 국민 10명 가운데 1명이 노인이라는 말이다. 통계청은 최근 2026년이 되면 노인 비율이 20%를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 사회의 고령화는 곧 교회의 고령화와 직결된다는 측면에서 교회는 고령화시대를 대비한 대책과 대안을 내놓아야 할 시점에 놓였다. 교회 구성에 있어 농촌교회는 이미 고령화된 상태며, 도시지역 교회라 할지라도 고령의 성도들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고령의 성도들에게는 또 다른 차원의 교회적 돌봄이 필요하다. 기본적인 예배와 심방과 상담을 통한 영적·정서적 돌봄 외에도 나이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육체적 고통이 만만찮아 육체적 돌봄으로까지 그 영역을 확산할 필요가 있다. 그렇기에 노인인구에 대한 교회의 영적 돌봄과 함께 육체적 돌봄을 가능하게 하는 ‘목회간호사’가 그 대안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전문간호사 출신인 목회간호사가 정기적인 건강검진으로 성도 혹은 주민들의 건강을 돌보며 육체적 고통을 덜어준다는 측면에서 목회간호사는 목회의 또 다른 동역자이자, 시대가 요청하는 새로운 목회영역임에 틀림없다.
이번 기획에서는 앞서 목회간호사를 도입한 교회 사례를 통해 목회간호사가 갖는 목회적 유익을 소개한다. 아울러 목회간호사의 저변확대와 보편화를 위해 필요한 과제와 해법을 찾아본다. <편집자 주>
#1.‘어느 목회간호사의 하루’
2000년 3월부터 대구 은천교회(김형천 목사)에서 활동을 시작한 김일숙 목회간호사(56). 10월 2일 오전 9시 30분부터 노인대학 준비로 김일숙 목회간호사의 목요일 하루는 분주하게 시작된다.
목요일 오전에는 노인대학을 찾는 300여 명의 어르신들 가운데 건강상담 및 체크를 원하는 분들을 대한다. 혈압체크에서부터 빈혈검사, 혈당검사, 콜레스테롤 수치 검사 등 간단한 건강검진을 한다. 검사 도중 건강상태는 물론 생활에 어려움이 없는지 상담하는 것도 일상이 됐다. 어르신들에게 지급했던 건강검진수첩에다 이날 검진한 결과를 적어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그의 손놀림과 건강상담은 과거 동산의료원 수간호사 출신답게 능수능란했다.
점심식사 후 김일숙 목회간호사는 은천교회 갈보리전도단 단원들과 전도활동에 나섰다. 가가호호 방문하며 가정에 환자가 없는지, 몸이 불편한 것은 없는지 물어 본다. 만약 환자가 있다거나 대상자가 몸이 불편하다면 간호사 신분을 밝히고 건강상담과 함께 자연스레 복음도 전한다.
무작정 전도하는 것보다 건강을 접촉점으로 삼고 접근하면 전도가 더 용이하다는 사실에 그는 다시금 목회간호사라는 자부심과 소명의식을 다잡아 본다.
교회로 돌아온 김일숙 목회간호사는 그날 실시했던 활동과 성도들의 상담 또는 건강체크 결과를 정리하면서, 교역자들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을 보고한 이후 오후 5시에 퇴근을 한다.
김일숙 목회간호사는 화·목·금요일 주3일 근무한다. 화요일은 장기결석환자 가정심방간호와 병원 및 전화심방간호를 한다. 목요일은 노인대학과 전도활동을 펼친다. 금요일은 가정 및 병원심방을 주로 한다. 또한 경로당을 방문해 건강체크와 상담을 한다. 타교회에 다니는 관계로 격주로 은천교회 주일예배에 참석한다. 이날은 혈압과 혈당검사 중심으로 교인들 건강체크를 실시한다. 월 1회 당회실을 방문해 장로들의 건강도 꼼꼼하게 챙겨준다.
김일숙 목회간호사는 “간호사라는 달란트로 하나님의 일을 섬길 수 있어 긍지와 보람을 갖습니다. 1차 보건활동이지만, 중증질병 조기발견시 조치를 취해 도움을 주었을 때 오는 기쁨은 형언치 못할 정도입니다.”라고 말한다.
[목회적 유익 ①]
“교인 건강 몰라보게 좋아졌다”
복지목회에 대한 인식이 확대됐다고 하지만, 목회간호사역을 실시하는 교회는 많지 않다. 우리 교회는 2000년에 목회간호사 제도를 도입했다.목회간호사 운영으로 우선, ‘교인들의 건강상태’가 좋아졌다. 성도들은 교회나 가정에서 목회간호사를 통해 기초적인 건강 상태를 손쉽게 점검받고, 건강이상을 미연에 방지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목회간호사는 투병중인 성도를 위해 병원·가정으로 찾아가 심리 안정과 회복에 좋은 정보를 제공해 준다. 목회간호사는 ‘심방’에 있어 실제적인 도움을 준다. 교역자들이 교구 심방을 통해 성도들에게 상담과 말씀 권유로 영적인 유익을 준다. 그러나 육체적 고통이나 건강에 대해서는 도움을 줄 수 없다. 이때, 목회간호사와 함께 심방을 하게 되면 교역자들이 주지 못하는 실질적인 도움을 목회간호사가 줄 수 있다.
목회간호사는 ‘노인대학’을 빛나게 하는 주역이다. 매주 목요일 실시하는 은천노인대학에서 목회간호사의 활약은 놀랍다. 노인대학에서 건강 상담을 원하거나, 건강 체크를 원하는 분들에게 간단한 건강 체크를 해 주는데 그 인기는 대단하다.
이외에도 목회간호사의 유익은 많다. 환자들의 병원 입·퇴원을 돕고, 입원 중 환자의 치료과정을 확인하고,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은 관청(구청, 동사무소)이나 원무과를 통하여 도움을 주기도 한다. 또한 임종 시에도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담당하는 등 목회활동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2.“나는 목회간호사 박진량입니다.”
국립서울병원을 거쳐 대구 수성구보건소 4년 근무. 대구적십자사 지역보건 강사 활동 10년. 식약청 약국 및 음식점 감사원 5년. 대구 북성교회(김정진 목사) 목회간호사 박진량 권사(57)의 이력은 간호사출신치고는 화려하다.
마음만 먹으면 정년까지 고수익과 대우를 받을 충분한 입지를 갖고 있었던 박진량 권사는 왜 목회간호사역을 하고 있을까?
그는 계명대학교 간호대학 목회간호사업센터에서 실시하는 목회간호교육과정을 이수한 이후, 정식으로 목회간호사 사역에 앞서 2000년부터 3년간 출석교회인 북성교회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펼치며 간접적인 목회간호사역을 시작했다.
박진량 목회간호사가 목회간호사 자격으로 첫발을 내딛은 곳은 인근의 서문로교회(강학근 목사)였다. 그는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서문로교회에서 목회간호사로 활동했다. 집안 어르신의 병환으로 사역을 접은 이후 지난해부터 북성교회에서 목회간호사로 사역하고 있다.
낯선 교회 적응과 같은 지역이긴 하지만 익숙지 않은 곳에서 전도하기란 사실 힘들었단다.
전도를 나가니 예수쟁이 와서 재수가 없다며 면전에 소금 뿌림을 당할 정도였으니, 그의 고충이 짐작갔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주민들을 접촉했다. 선물공세도 했다. 결국 그의 끈질긴 노력과 정성으로 알코올중독에 걸린 할머니를 전도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그 할머니를 복지기관과 적십자사와 연결해 도움을 주고, 교회에 요청해 도배도 해 주었다.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그 할머니가 호전되고, 변화되는 것을 목격한 골목 주민들이 도미노현상을 일으키듯 잇따라 그에게 전도를 받아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바로 이것이 박진량 목회간호사가 말하는 영적 보람이자, 놓을 수 없는 힘이 아닐까?
그는 목회간호사에 대해 자신있게 말한다. 목회간호사는 지역보건사업을 위해 얼마든지 일할 수 있으며, 1차 보건의료 개선에도 큰 역할을 한다고. 또한 의료적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내적치유만큼 외적치유도 중요하기 때문에 목회간호사가 필요하다고. 특히 많은 사람과 접촉하는 교역자들이 더욱 건강해야 하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교역자 건강을 체크해 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박진량 목회간호사는 “교역자와 사역 영역이 다르기에 상방에 저촉될 이유가 없습니다. 저도 영적도움이 필요한 평신도기에 주저없이 교역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라고 말한다.
[목회적 유익 ②]
“지역민 전도 강력한 무기됐다”
목회에 있어 영적·정서적·육체적 돌봄이 필요하다. 말씀사역과, 훈련, 심방, 상담 활동들을 통해 성도들을 영적·정서적으로 돌볼 수 있으나, 육체적인 돌봄에 있어서는 한계가 있다. 그런데 목회간호사역을 도입하고부터는 기대 이상의 유익을 누리고 있다. 목회간호제도를 도입하며 얻고 있는 혜택은 다음과 같다.첫째, 목회간호사는 ‘전문적인 간호지식’이 있다. 따라서 환자 상태를 진단하고, 실제적인 도움을 준다. 본인도 모르는 응급상태를 파악해 신속히 조치함으로 위급한 상황을 넘긴 경우도 종종 있다.
둘째, 사역자들과 성도들의 ‘건강지킴이’ 역할을 해 준다. 혈압이나 콜레스테롤, 당뇨를 체크하여 건강상에 적신호가 오지 않도록 관리해 준다. 건강세미나를 열어 성도들이 자기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교육한다.
셋째, 주민들을 ‘전도’하는데 강력한 병기가 된다. 전도대를 통해 파악된 전도대상 환자를 정기적으로 방문해 진료하거나, 의료서비스와 연결시켜 줄 때 환자와 가족 이웃으로부터 좋은 평판을 얻고 전도되는 유익이 크다.
넷째, ‘구제사역’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가난한 장애인에게 전동휠체어를 거의 무상으로 구입할 수 있도록 정부 기관과 연결해 준다. 또한 독거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들이 구호단체를 통해 생필품이나 반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연결한다.
목회간호사는 목회의 획기적인 동역자이다. 다른 목회자들에게 목회간호사역을 적극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