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설교자 10명 고백 담은 〈두려운 영광〉…“떨리는 마음으로 회복 외쳐야”

▲ 〈두려운 영광〉(이태형 저, 포이에마 간)
현시대 한국교회에 가장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대표적 목회자들은 목회에 대해, 또 설교에 대해, 나아가 인생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두려운 영광〉(이태형 저, 포이에마 간)은 언론계에 몸담아온 저자가 오랫동안 10명의 성공한 목회자들을 만나 그들의 목회철학과 설교론의 엑기스를 뽑아낸 책이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옥한흠 정필도 홍정길 이정익 이동원 하용조 이재철 정삼지 강준민 전병욱 목사 등으로 우리 시대 가장 존경받는 설교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10인의 목회자들은 책에서 한 교회의 목회자가 된다는 것,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는 설교자로 선다는 것, 그리고 한 그리스도인으로서 선포한 말씀대로 살아내야 한다는 것에 대한 자기 성찰과 진솔한 고백을 담았다. 또 화려한 강단 아래에서 목회자들이 어떤 고민을 하는지, 설교 한편을 준비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과 기도를 하는지, 삶의 전환점을 가져다 준 것은 무엇인지, 목회자의 인격과 설교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말하고 있다.

설교, 그 피할 수 없는 딜레마

목회자로서 피할 수도 없고 피해서도 안 되는, 그리고 두렵고 떨리는 심정으로 해나가야 할 목회와 설교를 목회자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지난 40년 가까이 강단에서 열정적인 메시지를 전해왔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설교가 가장 어렵다고 털어놓는 옥한흠 사랑의교회 원로목사는 설교를 ‘십자가’에 비유한다. 힘들고, 무겁고, 벗어버리고 싶은 것, 때로는 스스로에게 굉장한 고통이 되었던 것이 바로 설교였기 때문이다. 설교가 진정 하나님의 뜻과 생각을 대변하고 있는지, 성도들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 복음과 율법은 적절히 균형을 이루고 있는지, 설교자 이전에 한 그리스도인으로서 설교한 대로 살고 있는지에 대한 답을 끊임없이 요구받기 때문이다. 설교하는 강단은 다르지만 설교가 무엇이냐에 대한 기본적인 정의는 입을 맞춘 듯 정확히 일치한다. 그것은 자기의 생각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것이요, 성경의 텍스트를 오늘의 상황으로 재해석하고 그것을 우리의 삶에 적용하는 것이다.

저자는 설교와 관련한 회중과의 커뮤니케이션, 좋은 설교의 기준, 설교자로서의 소명의식, 설교 준비 과정, 설교의 스타일 등 설교와 관련한 주요 문제뿐만 아니라 목회 전반에 걸친 통찰력 있는 내용들을 이끌어냄으로 일선 목회자들과 신학도들이 참고할 만한 교훈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한국교회의 위기 진단과 그 해법

한국교회의 위기는 곧 강단의 위기라고 한다. 한국기독교백주년기념교회 이재철 목사는 그 위기의 실체를 설교자에게서 찾는다. ‘한국교회의 위기’란 교인 수의 감소를 말하는데, 그 위기의 실체는 교회의 대 사회적 영향력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강단에서 온전한 복음이 아니라 불순물을 섞은 복음을 전하기 때문이다. 즉 복음을 전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야망이나 목적을 위해 복음을 미끼로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옥한흠 원로목사 또한 말씀을 편식하게 만든 설교자가 성도들을 보이지 않게 허약한 체질로 만들었다고 본다. 균형을 상실한 강단에서는 복음만 강조되고 율법의 중요성은 등한시되며, 믿음은 강조하되 순종은 가볍게 취급하고, 성공과 긍정만 난무하여 결국 값싼 은혜의 메시지만 남는다는 것이다.

남서울은혜교회의 홍정길 목사는 청중들의 기호에 영합하는 설교를 하는 설교자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의 문제를 지적한다. 가벼운 목회자, 영적인 뿌리가 없는 설교자들이 바로 한국교회를 위기로 몰아가고 있는 주범이라고 지목한다. 온누리교회 하용조 목사는 ‘설교의 위기’는 곧 ‘설교자의 위기’이며, 이는 설교자가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지지 못할 때 일어나는 것으로 본다. 이들 10인의 설교자에 의하면 한국교회의 위기는 곧 설교자의 위기인 셈이다. 하 목사는 이렇게 덧붙인다. “명심하십시오. 설교자가 살면 한국교회가 삽니다.”

사진과 활자로 보는 강단 아래서의 일상

옥한흠 원로목사는 지난 2007년 7월, 평양대부흥운동 100주년기념대회 설교문을 작성한 뒤 스무 번 정도를 고쳤다고 한다. 평소 꼼꼼하게 원고 설교를 하는 옥목사의 성실성은 또 한 번 감동을 준다. 정필도 목사는 녹음기를 들고 다니면서 다른 목회자들의 설교를 청취하는 열심을 가지고 있다. 전임자와 후임자의 아름다운 동역을 보여준 이정익 목사의 비결, ‘설교의 달인’으로 불리는 이동원 목사의 서재 진열법, 이재철 목사의 설교 메모장, 성공한 목회자 반열에 들기 전의 힘겨웠던 강준민 목사의 자기 개발 스토리, 하루 세 시간에 걸쳐 약 60 킬로미터 정도 자전거를 타는 전병욱 목사의 자전거 목회론 등, 강단 아래서만 볼 수 있는 목회자들의 남다른 노력과 인생관도 읽는 이들에게 숙연함을 더해 준다.

책의 제목대로 설교는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동시에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한다는 의미에서 두렵고 떨리는 작업이다. 모든 목회자들이 두렵고 떨리는 맘으로 영광스런 목회의 직분을 충실히 감당한다면 한국교회의 부흥과 회복은 분명히 다가올 것이다.

그런데 그 두려운 작업은 이 땅을 살고 있는 모든 크리스천들에게도 맡겨진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성도들 모두가 자기 삶의 영역에서 목회하며 말씀을 대언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책의 내용은 목회의 길을 걷는 목회자들이나 그 길을 앞둔 신학생들 뿐 아니라, 바르게 교회 생활을 하려는 평신도들에게도 필요한 이야기들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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