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해 모은 재물 하나님 뜻에 합당하게 쓰는 '청부주의' 필요

[기획/ 성도 위한 성경적 재정교육 필요하다]  ② 그리스도인이 갖출 재정관

돈이 최고이자 최선의 가치를 갖는 자본주의 속에서 성경적 재물관을 확립하지 못한 그리스도인은 너무 허약하다.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못한다고 비판받는 한국 교회 성도들 나아가 목회자들은 사실상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오래 전부터 돈 문제가 신앙인에게 가장 큰 유혹이었는데, 한국 교회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으로서 돈을 어떻게 여겨야 하고, 돈을 어떻게 벌고 어떻게 써야 하는지 나아가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돈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함을 얻는 방법이 무엇인지 성도들은 알지 못한다. ‘성경적 재정교육’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직한 청지기 되기

돈 그 자체는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다. 정확히 말하면 인간 역사의 발달은 화폐의 발견과 사용에 크게 의지했다. 돈이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더 많이 소유하려는 인간의 탐욕 때문이다. 그렇기에 성경적 재정관의 첫 단계는 돈에 대한 소유권을 버리는 것이다. 성경에서 이에 부합하는 예시를 찾는다면 청지기일 것이다.

달란트 비유(마 25:14 이하)에서 보듯, 청지기는 주인을 대신해 그의 소유를 관리 증식하는 사람이다. 청지기는 그에게 맡겨진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재물을 포함해 자신이 가진 것에 소유권을 주장하지 않는다.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소유권을 주장하지 않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분명 성경은 증식하는 일도 청지기의 사명으로 명시하고 있다. 문제는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재물의 증식은 신앙과 양심을 훼손할 위험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재물에 대한 탐욕에 붙잡혀 부동산투기 뇌물 금품수수 등 비정직한 방법으로 증식을 하는 성도가 얼마나 많은가? 정직과 신실함으로 무장하고 돈에 얽매이지 않는 청지기가 성경적 재정관의 시작이다.


목적이 있는 돈 벌기

그렇다면 그리스도인에게 돈은 어떤 의미를 지닐까? 돈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생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예수를 믿으면 복을 받아 돈을 많이 벌어 부자가 된다는 것, 또 하나는 돈을 만악의 근원으로 여기며 가난한 것이 경건하고 영적이라는 생각이다. 전자는 예수를 샤머니즘과 동일한 존재로 취급하는 기복주의 신앙의 전형이고, 후자는 과도한 금욕주의에 빠져 선한 청지기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는 오류에 빠진 것이다.

크리스찬 재정사역 연구소 김동윤 장로는 “성경적 재물관은 청빈보다, 정직하게 열심히 일해서 모은 재물을 하나님의 뜻에 합당하게 사용하는 청부주의에 더 가깝다”고 지적한다.

성경적 재물관이 청부주의와 부합한다면, 문제는 어떻게 돈을 버느냐이다. 앞서 언급한 정직 외에도 성경은 재물의 취득할 마음에 앞서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생각하라(마 6:33)고 말한다. 또한 성실하게 일할 것(골 3:23) 지나친 욕심을 삼갈 것(약 1:15) 대박이나 일확천금을 경계할 것(잠 28:20)을 지적하고 있다.


돈을 나누어 하나님을 드러내기

돈을 정직하게 벌었다고 해도 올바르게 쓰지 않는다면 그 역시 돈에 사로잡힌 경우다.
김동윤 장로는 돈의 참된 가치는 적절히 사용할 때 발휘된다며 “그리스도인에게 돈은 쓴다는 의미보다 ‘돈의 몫을 나눈다’는 표현이 적절하다”고 말한다. 돈의 몫을 나눈다는 것은 필요한 곳에 적절히 돈을 배분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그 몫 가운데 빠지지 말아야 할 것은 하나님의 몫, 자신과 가족의 몫, 나라의 몫, 이웃의 몫, 채권자 또는 고용인의 몫이다.

이중에서 한국 교회에 특히 부족한 것이 구제를 의미하는 이웃의 몫과, 그리스도인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채권자(고용자)의 몫이다. 특히 후자는 가진 자가 보다 많은 사회적 의무를 지는 노블리스 오블리주와 같은 의미다. 성경은 재물을 많이 가진 자는 하나님께서 보다 많은 것을 위임한 사람(고전 4:7)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돈의 몫을 나누는 일은 곧 그리스도인의 행실로 하나님을 드러내는 일이며, 청지기의 중요한 사명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한국 교회 성도들의 가장 큰 고민은 설교나 성경공부를 통해서 성경이 무엇을 말하는지는 알겠는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모르는 것입니다. 교회에서 성경을 어떻게 생활에 적용할 것인지는 배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김동윤 장로(크리스천재정사역연구소 대표·사진)는 ‘왜 현대 사회의 그리스도인들이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가?’에 대해, 신앙과 삶이 분리됐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김동윤 장로는 무엇을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를 말한다. “한국 교회는 성도들이 돈에 대해 올바른 신앙관을 갖도록 가르치지 않고 있습니다. 성경적인 재정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김 장로는 자신도 성경적인 재정관을 갖기까지 돈에 얽매여 큰 실패를 경험했다고 한다. 돈에 대해서는 세상 사람들과 다를 바 없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성경에서 말하는 재정관을 연구했고 결국 신학까지 공부했다.

“성도들은 돈에 대해 혼돈하고 있습니다. 예수 믿으면 부자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부자가 되기 위해 예수를 믿는 것입니다. 이것은 치성을 드려 복을 얻는 종교들과 다를 바 없습니다.”

자본주의에서 돈은 최고인 동시에 최선의 가치다.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살고 있는 그리스도인이 올바른 성경적인 재정관을 갖지 못했다는 것은 곧 신앙이 모래 위에 지은 집과 같다는 뜻이 아닐까. 

“결국 그리스도인들도 세상 사람들처럼 돈의 노예가 되어 돈을 섬기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성경에서 그토록 경고한 바알신앙 아닙니까. 돈이 목적이 아니라, 나에게 맡겨진 사명을 위해 정직하게 돈을 벌고 사용하는 신앙이 꼭 필요합니다.”

김 장로는 이 문제를 15년 동안 고민하고 연구했다고 한다. 현재 미국 공인회계사로 시카고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면서도, 한국 교회를 위해 성경적 재정관에 대한 책을 여러 권 출판했다. 이번에는 그동안 정리했던 내용을 바탕으로 성경적 재정관에 대한 교재 <성경적 부자되기>(도서출판 국제제자훈련원)를 내놓았다. 각 교회에서 성경적 재정교육을 하려 해도 마땅한 교재 하나 없는 현실을 보며 3년에 걸쳐 집필한 것이다.

김동윤 장로는 현재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성경적 재정교육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세미나 신청은 크리스천 재정사역 연구소(www.cfmkorea.com)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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