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김애자 찬양앨범 〈Abide with Me〉 발간

물 위를 걷는 예수 그리스도를 봤으니, 더는 좌절도 두려움도 공허도 없었다. 뜨거운 마음으로 물 위에 첫 발을 내디뎠을 때 몸 속 가느다란 현(絃)은 아름답게 울리기 시작했고, 그렇게 15년을 예수의 부르심에 이끌려 건반 위를 걸어 다녔다.

베드로에게 기적 체험의 현장이 갈릴리 호수였다면, 피아니스트 김애자씨에게 기적의 현장은 광장이었다. 1993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대경기장, 1만여 명의 사람들 앞에서 찬송을 연주하던 김씨는 성령의 강한 임재를 느꼈다. 피아노 연주를 따라 성령의 손길이 공산체제 붕괴 이후 혼란과 가난에 떨고 있는 갈급한 사람들의 마음을 만지셨고,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흐느낌 속에서 김씨는 하나님을 만났다.

“연주 후에 사람들이 그러더군요. 자기는 하나님을 몰랐는데 연주를 들으면서 하나님을 알게 됐다고, 그리고 강물 같은 평강이 임했다고”

무심결에 따라간 선교여행에서 찬송의 능력을 체험한 김씨는 그제야 왜 하나님이 일생동안 자기를 피아노 앞에서 훈련시켰는지를 깨닫는다. 영창피아노 창업주의 딸로 태어나 다섯 살 때부터 피아노를 시작하고, 세계 여러 곳에서 공부와 연주를 했던 시간들이 하나님의 사역을 준비한 과정이었음을 알게 된 것이다. 하나님의 일을 하고픈 열정을 품게 된 김씨는 그때부터 미국과 캐나다, 러시아, 한국 등을 오가며 피아노 찬양사역을 시작했다. 15년 동안 한국과 미국의 웬만한 대형교회에서는 물론, 북한 칠골교회에서도 연주회를 가졌다.

매번 자기 생애 마지막 찬양이라는 마음으로 연주한다는 김씨의 열정은 올올이 건반에 담겨, 듣는 이들에게는 치유와 회복의 은혜로 고스란히 나타난다. 때문에 올해 8월 초 한국을 방문한 이래, 전국 교회들에서 초청이 끊이질 않고 있다. 예수전도단 창립자 오대원 목사는 “내 영혼 깊은 곳에서 하나님의 치유하심을 느꼈다. 그녀는 이 시대에 치유와 회복을 가져다주는 기름부음받은 예배자이다”고 평하기도 했다.

성령체험 이후 4개의 앨범을 발표한 김씨는 최근 한 여성 독지가의 도움을 받아 다섯 번째 찬양앨범 ‘Abide with Me’(어바이드위드미)를 선보였다. 사람들에게 더 많이 다가가기 위해 타이틀곡인 ‘때 저물어서 날이 어두니’를 비롯,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 ‘구노 아베 마리아’, ‘G선상의 아리아’ 등을 편곡해 크로스오버 연주로 바꾸었다. 감미로운 피아노 선율은 물론이거니와 프라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 딸 데니엘 조씨의 첼로 선율이 가미돼 감동이 깊다.

김씨는 15세 때 서울시립교향악단 협연으로 음악계에 데뷔한 뒤 도쿄예술대학, 비엔나국립음대를 졸업했으며, 뉴욕주립대 석사, 텍사스주립대 음악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6년 남은 생애를 오로지 찬양사역에 헌신하기 위해 살던 집과 가구 등을 모두 처분, 찬양 유목민이 되기를 자처한 김씨는 12월까지 국내에 머물며 사역할 예정이다(사역 문의:010-6389-0701, www.aijaki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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