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메니아 투데이〉 상담설교, 가능성 논의
‘상담설교가 하나의 설교 장르가 될 수 있는가?’
상담에 대한 관심이 교회에서 높게 일면서 설교에 있어서도 상담기법을 도입한 상담설교가 주목을 끌고 있다. 찬성자들은 설교는 본질적으로 상담적이어서 상담기법을 설교에 적극적으로 도입하면 설교의 목적인 성도들의 변화를 효과적으로 끌어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차원에서 이뤄지는 상담과 집단 차원의 설교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어 상담설교를 새로운 장르나 설교유형으로 볼 수 없다는 신중론도 만만찮다.
한국신학정보연구원이 발행하는 설교전문저널 <헤르메네이아 투데이> 2008년 여름 호는 ‘상담설교’를 특집으로 마련, 신학적 가능성과 상담 설교를 위한 본문 주해 방법, 그리고 상담설교의 실제를 수록했다. 학자들은 상담설교가 아직은 독립적인 장르로까지 확정지을 수 없으나 매우 효과적이고 현대에 필요한 설교기법으로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김창훈 교수(총신신대원)는 “상담설교에는 전통적인 설교에서 무시되었던 청중에 대한 관심과 청중의 설교 참여가 중요한 요소로 강조된다”면서 이런 점에서 “상담의 원리와 방법을 설교에 도입하려고 하는 상담 설교의 가능성은 더욱 크게 열리게 되었고 새로운 설교학으로써 상담설교의 이론적 기반과 효용성이 더욱 확고하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상담설교를 제대로 하려면 설교자가 청중과 하나가 되고 청중들의 상황에 동참하는 동일시 노력과 설교자의 자질 성숙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상담설교가 빠지기 쉬운 함정들, 즉 △본문의 의도와 의미를 왜곡시키거나 미흡하게 전달할 우려 △성도들의 표현된 필요를 채우는데 급급해서 성도들에게 이끌려가는 경향 △설교의 내용을 너무 적용 중심적으로 치우치게 하는 것, 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승구 교수(국제신대원)도 “상담설교의 신학적 근거는 삼위일체 하나님이 가장 뛰어난 상담자시라는데서 찾을 수 있다”면서 가능성을 긍정했다. 동시에 이 교수는 바람직한 상담설교를 하려면 상담설교는 하나님의 해결책을 제시하여 사람들이 성령님의 역사 가운데서 그것만을 우리 개인과 역사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설교가 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방황하는 사람들에 대한 깊은 사랑과 애정이 있어야 하며, 성경의 맥락의 의미를 잘 전달해야 하고, 성경적 사상이 형성되게 하는 설교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재성 교수(고신신대원)도 “상담에 대한 이해는 하나님의 인격과 성경 인물들의 인생을 재구성하는데 매우 실제적인 통찰력을 제공한다”면서 상담설교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러한 교수들의 지적에 대해 정창균 교수(헤르메니아 투데이 편집장, 합동신대원)는 “상담설교는 독립된 설교의 장르나 설교 유형이 아니라 설교가 상담학의 발견들을 수용해 설교의 상담과 치유의 기능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도록 강조하는 수준의 개념이라는 입장을 견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