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 상담목회 한계와 대안 방향

인본주의·기술 집착 경계해야…전문기관과 지속적 협력 중요

 

▲ 사람이나 치유사역은 목회에 큰 도움이 되지만, 인본주의 요소로 인해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바람직한 목회상담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훈련과 전문기관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1년 전 목 디스크로 고통을 받았다. 병원에서 치료받는 과정에서 봉침요법이 효과적임을 알았다. 그러나 병원에서 시술하는 봉침은 비용이 많이 들어서, 살아있는 벌에서 침을 채취해서 침을 놓아 도움을 받은 적이 있었다. 이것은 비용이 거의 들지 않았다. 하지만 극심한 가려움증이라는 부작용이 있었다. 병원에서 맞는 봉침은 부작용을 이미 제거하고 사용하기에 문제가 없었지만 민간요법의 벌침은 많은 고통을 주었다. 마찬가지로, 상담이나 치유 사역이 목회에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부작용을 알고 제거하지 못하면 오히려 혼란만 가중될 것이다. 그러므로 상담이 가지고 있는 다음의 몇 가지 독소들을 제거해야 한다.

첫째, 인본주의의 요소이다. 심리학은 인간의 자유의지를 극대화시킴으로 인간이 하나님의 자리에 있게 하는 인본주의 경향이 짙은 학문이다. 즉 인간이 자기 문제의 해결을 통해 스스로의 자유를 추구하게 함으로써 전능성에 대한 교만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전적으로 부패하여 그 자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실존적 고독이나 절망에서 벗어날 수 없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을 때에만 새로운 피조물이 되고 참으로 자유할 수 있는 것이다.

▲ 심수명 목사(한기총 다세움상담목회대학원 원장)
둘째, 자기중심적 경향에 더 집착할 수 있는 요소이다. 누구나 상담을 통해 공감과 위로, 지지를 얻다 보면 점점 그것에 집착하여 자기 자신을 더 정당화시켜 나가려는 유혹을 받게 된다. 인간이 가지는 자기중심성과 이기성은 채울 수 없는 욕망이다. 이 욕망에 사로잡힐 때 자신의 죄와 악에서 돌이키는 회개의 은혜를 상실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훈련이나 성장, 섬김에 관심을 기울이기보다 늘 자기 상처만 이야기하면서 돌봄을 받고자 하는 모습으로 퇴행할 수 있는 것이다. 또 어떤 사람은 상담이나 치유중독증에 빠져 지도자나 상담자에 대한 맹목적인 의존이 커지며 그들을 우상화할 수 있다. 이로 인하여 하나님께 나아가지 않고 상담자의 위로만을 바라기도 한다. 이것은 상담이 돌봄과 위로라는 한 면에 치우쳤기 때문이다. 목회의 중심은 그리스도를 바라보도록 성도를 이끄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자기부인과 복음을 위해 사는 제자도에 생애를 바치는 헌신이 있도록 도와야 한다.

셋째, 상담적 방법론과 치유기술에 현혹되게 하는 면이 있다. 목회는 성령님의 능력을 의지하여 사역할 때 하나님의 축복이 나타나게 된다. 그러나 수많은 개척교회가 문을 닫는 어려운 목회현실 속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교회부흥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 이럴 때 상담적 방법론과 치유기술을 훈련받아 목회에 활용함으로 성도들의 문제를 효과적으로 돕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이때 상담적 방법론에 의존하거나 그것을 절대시 하는 위험에 빠질 수 있다. 교회 안에서 기도와 말씀, 성경공부가 주류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치유적 방법들이 교회의 중심적인 프로그램이 되는 것이다. 이는 복음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채 무분별하게 상담을 도입하는 것이며, 이로 인하여 상담이 나의 구세주가 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넷째, 상담을 다룰 수 있는 훈련된 목회자의 부족이다. 목회자가 되기 위해 수년간 신학교에서 학문적 수련을 마치고 목회현장에서의 실천적 연습이 있은 후에야 목회를 이해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사람을 다루는 상담적 수준도 심리학이나 상담학에 대한 학문적 수련과 더불어 상담소에서 그 자신이 상담치료 및 연습이 있어야 상담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그때 이론과 실제가 통합되며 목회에서 상담적 기술들을 활용하는데 조금씩 자신감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시간과 돈을 들여서 훈련받은 준비된 목회자들이 현실적으로 너무 부족한 것이다.

위와 같은 상담의 독소들을 제거하고 바람직한 상담목회의 적용을 위해서 다음의 몇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상담목회를 도입할 때 점진적으로 도입하는 것이다. 상담에 대한 성경적이고 신학적인 이해를 온 교인이 함께 정립할 수 있도록 접근하면서 상담목회의 방법들을 점진적으로 도입하는 것이다. 둘째, 목회자의 계속적인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 신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도 인격과 리더십, 목회기술 향상을 위한 실제적인 교육을 받아야 한다. 현재 한기총 다세움상담목회대학원은 저렴한 비용(50-80%의 장학금 혜택)으로 상담목회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셋째, 상담목회의 모델 교회를 연구하여 목회의 노하우를 전수받고,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보완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는 것이다. 또한 전문사역자와 협동목회를 하거나 상담전문기관과의 협동을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인간의 수많은 문제들은 사랑의 상실로 인해 발생한 것이다. 그러므로 성도들이 하나님의 아가페 사랑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사랑의 방법론에 담아서 전달해야 하는데, 그 방법이 바로 상담의 기술이다. 따라서 상담의 독소를 제거한 상담목회적 기술을 더 많이 개발하고 적용해 가는 것이 이 시대 상담목회의 과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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