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선 목사, 베트남 선교사로 제2의 사역

▲ 성공한 목회자로 평안한 사역을 거부한 권혁선 목사. 권 목사는 베트남에서 선교사로 제2의 사역을 시작했다.
“지치고 힘든 선교사들을 위한 야전병원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19년 동안 목양일념으로 달려왔던 권혁선 목사(전 소풍교회 담임). 그가 열정을 쏟았던 교회를 뒤로 하고 베트남으로 떠났다. 57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도, 왜 떠나느냐고 붙잡는 성도들도 그의 결단을 되돌리지 못했다. 권 목사는 20년 목회를 하고 선교사로 나가겠다는 다짐을 지키기 위해 젊은이들만 선교지에서 고생할 것이 아니라 목회 경험자도 가서 도와야 한다는 믿음으로 선교사라는 제2의 사역을 시작했다.

권혁선 목사가 선교사로 사역하겠다고 다짐한 것은 1989년 희망교회에서 처음 사역을 시작하면서부터. 남보다 늦은 30대 중반에 목회자의 길로 들어섰지만, 그는 인천 희망백화점의 신우회 교회였던 희망교회를 1500명의 중대형 교회로 부흥시킨다. 이후 희망교회는 풍성교회로 이름을 바꾸고 2004년 새로운 예배당을 마련했다.

성도 1500명이면 성공한 목회자로 명예롭게 은퇴할 길이 마련된 셈. 그러나 권 목사는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서는 교회를 분립하는 것이 옳다”며 교회 분립개척을 선언했다. 놀라운 것은 모 교회인 소망교회를 젊은 목회자에게 맡기고, 담임인 권 목사가 직접 개척해서 나가겠다고 밝힌 것이다.

“교회를 개척하는 것은 젊은 목회자보다 목회 경험이 있는 제가 하는 것이 더 쉽고 성공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이 개척을 한 것뿐입니다.” 권 목사는 분립개척을 선언한 후 2005년 7월 경매로 넘어가게 된 풍성교회를 인수하고 교역자 4명, 성도 100여 명과 소풍교회를 설립했다. 소풍교회는 소망이풍성한교회의 줄임말로, 소망교회와 풍성교회에서 한 자씩 가져와 이름을 지었다. 그러나 권 목사의 열정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소풍교회를 개척한지 2년 7개월이 지나고 교회가 350여 명으로 성장할 무렵, 그가 목회를 시작하며 다짐했던 선교사의 비전이 베트남에서 들려왔다.

“풍성교회와 소풍교회에서 사역할 때, 중국을 비롯해 캄보디아 베트남 등 멕도지역에 선교사를 파송했습니다. 그러다 2007년 목회경험 있는 사역자가 와서 선교사들을 위해 일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비록 목회생활 20년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권 목사는 머뭇거리지 않았다. 성도들에게 그해 11월 베트남 선교사로 나가겠다는 폭탄선언을 하고, 2008년 2월 22일 베트남에 들어가 사이공선교교회를 설립했다. 소풍교회는 다시 젊은 목회자에게 맡기고 떠난 것은 물론이다.

권혁선 목사는 “풍성교회 소풍교회 성도들에게는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교회는 제가 아니더라도 이끌어갈 젊은 목회자가 있고, 그들이 열정을 갖고 더 부흥시킬 수 있다”고 했다.

선교사로서 제2의 사역을 시작한 권 목사는 힘들게 사역하는 젊은 선교사들에게 쉼과 용기를 주는 아버지와 같은 사역을 원하고 있다. 19년 목회경험을 바탕으로 선교사들이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상담자와 위로자가 되어주고, 5층짜리 센터를 임대해 사역에 지친 선교사들에게 휴식처를 제공하고 있다.

지금 권혁선 목사, 아니 권 선교사는 새롭게 시작한 사역으로 기쁨이 충만하다. “너무 잘 왔습니다. 한국에 있었으면 이것저것 누리며 사는 것에 그치지 않았을까요? 비록 직접 원주민을 섬기지는 못해도 선교사들을 케어하는 야전병원 역할, 이 사역에 매진할 겁니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