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해비타트가 개최한 [목회자들이 짓는 사랑의 집짓기] 행사에 참여했다. 작년에는 언론 기자들만 모여 집을 지은 [프레스빌드] 행사에 대한 기억이 남아 있어, 이번 행사도 그때와 별반 다를 바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기자들이 참여했던 집짓기 행사는 기자들이 스스로 생각했을 때도 [맛배기]에 불과했다. 숙련된 자원봉사자들이 이미 다 짜놓은 틀을 짜맞추기만 하면 되었으니까. 거기에다 끊이지 않고 쬐어대는 뙤약볕 때문에 오후 일정을 조금 줄여 작업 종료 시간을 앞당기기까지 했다.

그 기억이 남아 있는 터라, 이번 목회자들의 자원봉사활동도 별 기대를 하지 않았다. 강단에서 설교만 하시던 분들이 망치를 들고 목재를 다듬는 거친 일을 할 수 있을까, 대충 못 몇 개 박고 틀만 이어붙여서 작업을 끝내지 않을까, 그림 좋으면 사진만 몇 컷 찍어와야겠다는 생각에 카메라 하나 달랑 메고 아산행 버스에 올랐다.

생각 외로 쉬는 월요일을 포기하고 나온 목회자들의 결의는 대단했다.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쉬지 않고 목재를 나르고, 못을 박고, 틀을 맞췄다. 작업복은 금방 더러워지고, 목에 걸친 타월은 금방 땀으로 범벅이 됐다. 햇볕은 따가울 정도로 강했지만 작업장은 엄숙하리만큼 진지한 기운이 감돌았다. 참가자들 중에서는 80세가 훌쩍 넘는 원로목사도, 2001년부터 매주 월요일마다 현장을 찾아 봉사활동을 지속하는 목회자도 있었으며, 한창 건축 중인 본 교회를 뒤로 하고 현장을 찾은 목회자도 있었다. 휴일도 포기하고 무주택자들을 위해 망치와 못을 들고 나선 80여 명의 목회자들을 보고, 그 자리에 있던 한 비기독교인은 감동을 받았다고 스스로 소감을 밝혔다.

요즘 한참 논란이 되고 있는 SBS의 <신의 길, 인간의 길>은 동시대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입술이 아니라 행동이라면, 이렇게 기독교를 [까대는 것]이 돈이 되는 이 시대야말로 한국 교회가 직접 몸으로 사랑을 실천해야 할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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