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신유에서 전인치유까지

다양한 사회 환경 변화 수용, 전인적 해결 모색 나서

▲ 치유목회는 이제 한국 교회 목회현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사역이 됐다. 치유목회는 성도들 개개인의 상처를 돌보는 내적치유를 시작으로, 결혼예비학교 부부이해 아버지학교 등 가정사역 전반으로 확대됐다. 사진은 아버지학교에 참여한 성도들이 조별모임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1990년대 들어서며 한국 교회는 ‘목회상담’이란 새로운 분야를 만나게 된다. 1960년대 처음 <목회상담>이란 책이 나오고, 이어 1970년대 다양한 이름으로 목회상담학과 상담방법론이 소개되기는 했다. 그러나 신학교에서 목회상담학이 공식 커리큘럼에 들어가고, 본격적인 강의가 이루어진 것은 1980년대였다. 그리고 1990년대, 오랫동안 설교와 전도 중심으로 교회를 이끌었던 목회자들은 ‘목회상담’라는 새로운 길을 만나게 된다. 목회상담은 한국 교회에 새로운 목회 패러다임이었다.

신유? 성경적 치유!
목회상담은 2000년대 들어 한국 교회에 더욱 퍼졌지만,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올바로 인식해 교회에 적용한 목회자는 드물었다. 불과 수년전만 해도 목회상담은 목회자가 성도의 신앙지도를 위해 상담하는 차원으로 이해됐다. 목회상담이 ‘치유목회’로서 그 의미를 갖게 된 것은 불과 몇 년이 되지 않는다.

심상권 박사(한국전문심리치료원)는 현대 목회상담은 기본적인 신앙상담 차원에서 마음의 치유와 정신적 치유로 확대됐다고 설명한다. 심 박사는 “심리치료와 정신치료가 목회상담자의 전문 영역으로 개발되고 있다”고 강조한다. 현재 목회상담은 신앙의 기반 위에서 성도들의 마음과 심령을 치유하는 단계로 들어섰다는 것이다.

한국 교회는 오래 전부터 신유라는 이름으로 이와 비슷한 일들을 해왔다. 그러나 신유는 성도들의 마음(정신)의 병을 신앙적 원인으로만 분석했다. “귀신아 물러가라”는 외침과 기도만이 치료의 방법이었다. 그러나 현대적 치유는 일반 학문의 발전을 통해 얻은 성과를 신앙과 접목한 결과다. 이런 이유 때문에 ‘목회상담’이란 용어가 처음 소개됐을 때, 교계 내에 상당한 거부감도  일어났다. 특히 정신분석 측면에서 본다면, 보수적인 신학자와 목회자들은 인간의 전적타락과 죄성을 인정하지 않고 정신·심리적 요인으로 인간의 문제를 해결한다며 크게 반발했다.

그러나 이런 우려와 반발에도 불구하고 치유목회는 짧은 역사에 비해 한국 교회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수님 역시 복음전파와 가르치는 사역과 함께 치유사역을 중요하게 생각하셨고, 초대교회를 비롯해 교회사 속에서 나타나는 치유의 모습들이 새롭게 조명되면서 치유목회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이제 한국 교회에 치유목회는 ‘목회적 차원에서 성경의 진리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다양한 상담이론과 치료기법을 사용해 성도들의 내적 문제 나아가 다양한 관계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로 인정받고 있다.

인간 이해의 폭을 넓히다
목회자들이 치유목회에 관심을 두게 된 또 다른 이유는 사회적 환경의 변화다. 한국이 서구적 자본주의 모습을 갖추고 현대사회로 변모되면서 목회자들은 이전과 다른 목회상황에 직면했다. 목회자들은 급격한 이혼으로 인한 가정 붕괴, 핵가족화로 인한 가정 사역의 문제, 경제적 빈곤과 사회적 이탈로 인한 자살 등 수 많은 문제들로 고민했고, 이전과는 다른 눈으로 성도들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정태기 원장(크리스찬치유상담연구원)은 “이제 목회는 인간의 한 부분만 돕는 것이 아니라, 영과 정신 신체 대인관계 환경 등 모든 면을 총체적으로 이해하고 도와야 한다”고 강조한다. 즉 현대 목회는 전인적으로 인간(성도)을 이해하고 치유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목회상담, 치유상담은 이런 점에서 그동안 교회 안에서 논의되지 않았던 부분들을 채워줄 수 있다.

결국 이 관점에서 목회자는 상담자, 치유자가 될 수밖에 없다. 정정숙 교수(총신대)는 “목회자는 영적인 의사”라고 표현한다.

정 교수는 “목회자는 하나님께서 상담의 사명을 주신 분”이라며 “목회자는 이 자질을 갖추기 위해서 노력하고 훈련해야 한다”고 말한다. 정 교수는 상담자로서 목회자는 성경에 대한 바른 지식을 갖고, 자신의 삶을 성경에 적용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인내심과 열망을 갖고 피상담자와 대화해야 하며, 상담·치유에 도움이 되는 학문들을 공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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