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생명을 살리는 교회

창조신학 입장서 친환경농법 주도…도시교회 참여가 성패 열쇠

▲ 예산 짚풀교회 김용필 목사(왼쪽)와 지역 농민들이 친환경농법에 대해 회의를 하고 있다.
‘농촌의 위기’라는 말은 이제 사람들에게 위기감도 느끼게 하지 못할 정도로 흔하다. 80년대 우루과이라운드 체결을 시작으로 칠레와 맺은 자유무역협정 그리고 미국과 진행되고 있는 자유무역협정 등 농촌은 늘 첨단산업과 제조업을 위한 희생양이었다.

외풍에 고립됐던 농촌에 새로운 바람이 분 것은 약 10여 년 전. 우리나라 농업정책이 다수확정책에서 친환경농법정책으로 변화되면서 시작됐다. 정부의 농업정책 변경은 농촌에 혁명과도 같은 조치였다. 이를 기점으로 농촌에도 급속한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특히 웰빙의 바람을 타고 건강한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생명과 친환경 농업에 대한 관심은 농촌 곳곳에서 일어났다. 초기에는 오리와 유기농 등을 이용해 쌀을 재배하는 정도에 그쳤지만, 지금은 양돈·축산은 물론 과채류와 수산물까지 광범위하게 생명농업이 퍼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농업정책 변화 이전에 이미 생명과 환경의 입장에서 농촌을 바라보고, 생명농업을 시작한 개척자들이 있었다. 바로 창조신학 입장에서 농촌을 이해했던 목회자들이다. 생명목회의 관점에서 친환경생명농업을 시작한 목회자들은 얼마 전 소천한 고 민정웅 목사(독바위교회)와 엄태성 목사(제천 송학감리교회) 등이 손꼽힌다. 물론 교회 외에도 가나안농군학교 등도 기독교 이념으로 생명농업을 시작한 단체다.

한국농선회 김기중 목사는 “정부의 농업정책 변경 이후 농촌은 친환경생명농업으로 급속히 전환하고 있다. 추산하기로는 농업지역의 절반 이상이 생명농업을 받아들였다고 판단된다. 이런 변화를 이끄는 것은 70% 이상이 교회거나 기독교 이념으로 시작된 단체”라고 말한다.

현재 친환경생명농업은 어느 한 지역이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체계적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생명목회 이념으로 친환경농법을 적극 도입한 목회자와 교회들이 그 지역의 중심에 서있다. 또한 단순히 지역에 친환경농법을 적용하는 단계를 벗어나, 귀농학교 자연농업학교 생활협동조합 등을 만들어 농촌을 살리는데 앞장서고 있다. 현재 지역에서 생명목회로 친환경농법을 주도하고 있는 교회는 수없이 많다.

귀농학교와 유기농쌀 생산으로 유명한 예산 짚풀교회 김용필 목사, 강화도에서 환경농업농민회를 이끌며 친환경농업 확대와 학교급식에 친환경쌀을 사용하는 조례를 만든 김정택 목사, 경기도 양평에서 친환경농법과 특작물 재배로 지역 주민과 호흡하고 있는 개군교회 윤권섭 목사, 상주친환경농업협회 한우물헌신작목반 김동봉 장로, 홍성에서 유기농작목회를 이끌고 있는 밀알교회 등 전국 곳곳에서 교회와 목회자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미 15년 전에 예산 지역에서 생명농업을 시작한 지역김용필 목사는 교회가 지역의 중심으로 우뚝 선 좋은 예이다. 김용필 목사는 더불어살기생명농업운동본부 농촌살리기선교회 등을 조직해 지역 농민들과 예산군 신양면 일대 30만 평에서 친환경농업을 추진하고 있다.

김용필 목사는 농촌지역에서 교회는 교회나 성도만을 위한 조직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김 목사는 “농민을 살려야 농촌이 살고, 농촌이 살아야 농촌교회가 살아남습니다. 이웃에게 사랑받는 교회, 지역의 자랑이 되는 교회를 만드는 꿈을 갖고 여기까지 왔습니다”라고 말한다.

이렇듯 지금까지 많은 교회와 목회자들이 생명목회로 친환경농촌을 만드는데 앞장서 왔다. 그러나 정확히 표현하면 교회의 생명농업은 현재 절반만 완성된 상태다. 친환경으로 생산된 농산물은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가 되어야 친환경 농법을 도입한 농민이 살고, 생명농업이 제 자리를 잡게 된다.

몇몇 지역을 제외하고 친환경농산물은 여전히 판로가 어렵다. 최근에는 이를 타계하고자 ‘생명의 쌀 나눔 기독교운동본부’가 발족해 친환경 쌀을 생산하는 농촌교회와 도시교회를 연결시켜 주고 있다. 그러나 예산 짚풀교회 등 많은 교회들이 판로 문제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농촌은 지금 친환경생명농업으로 전환 중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교회가 있다. 농촌 지역의 목회자들이 생명과 환경을 위한 농업으로 농촌을 변화시키고 있다면, 이제 도시교회는 그 생명농업에 적극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생명농업의 완성은 도시 교회의 참여로 이루어질 수 있다. 다음 기획에서는 상생프로그램을 통해 도시 교회와 농촌 교회가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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