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 농어촌교회, 다시 찾는 부흥이야기 - 다시 부르는 고향의 봄]

영월서머나교회, 지역사회 필요 채우는 봉사로 굳건한 신뢰

▲ 영월서머나교회 자원봉사자들이 목욕봉사로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영월서머나교회(노인국 목사)는 적은 성도 수와 농어촌이라는 지리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웬만한 도시교회를 뛰어넘는 활발한 사역을 하는 교회다. 특히 이 교회의 사역은 교회 성도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것이라는 데에 의미가 있다. 단순히 말씀 전도에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에 이바지함으로써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노인국 목사는 “말씀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먼저 지역사회의 필요를 채워주는 봉사가 교회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교회가 지역으로 마음의 문을 열 때, 주민들이 복음에 반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월서머나교회의 지역복지사역은 하루도 쉼이 없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푸드뱅크 사역. 교회 개척 초기에 성도들이 성미와 반찬들을 모아 십시일반으로 독거노인들에게 지원하던 것이 활성화되어 이제는 영월군에서 위탁받아 운영하는 사업이 됐다. 교회는 주변에 있는 학교가 급식을 배분한 뒤 남은 반찬을 받아서 독거노인 30여 분에게 매일같이 배달한다. 뿐만 아니라 기업에서 후원받는 음식들 역시 공부방, 지역아동센터, 경로당 등으로 보낸다. 이 푸드뱅크로 후원받는 사람들만 600가구에 이른다고. 특히 지역 내에 있는 개척 교회들이 음식과 함께 전도를 할 수 있도록 사업을 그들과 연계해, 지역사회도 돕고 개척교회도 돕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또 하나 영월서머나교회의 자랑거리는 이동목욕봉사. 이 역시 교회 자체적으로 봉사하다가 영월군으로부터 지원받게 된 사역이다. 강원도에서 제공받은 목욕차량을 가지고 혼자서는 움직일 수 없는 노인들의 집을 일일이 방문해 목욕을 시킨다. 하루에 4명에서 많게는 6명씩, 총 80여 명이 목욕서비스를 받고 있다. 영월군에는 독거노인들이 많고, 특히 병으로 인해 혼자서는 움직일 수 없는 노인들이 많기 때문에 이 사역은 항상 대기자들이 넘칠 정도로 인기 만점이다.

1년에 한번씩, 영월군의 자원봉사축제로 열리는 ‘사랑의김장담그기’도 영월서머나교회가 담당하는 것 중에 하나. 종교나 소속에서 벗어난 모든 자원봉사자가 모여서 소년소녀가장이나 복지시설을 위해 8,000포기에 달하는 김치를 담근다. 동원되는 사람들만 약 300명, 김장하는 시간도 3일에 달한다고. 만들어진 김치는 필요한 사람이면 누구든지 가져갈 수 있게 교회마당에 쌓아 놓는다. 올해 6회를 맞는 이 행사는, 소외계층을 위해 온 주민이 힘을 모으며 지역의 구심점이 되는 축제로 자리 잡았다.

영월서머나교회의 이런 사역들은 자원봉사자들 덕분에 가능하다. 법원에서 집행하는 사회봉사명령 수행 협력기관으로 지정되어 봉사명령을 받은 사람들이 일손을 돕는 것이 큰 힘이 되고 있다. 또한 노인일자리 창출 협력사업자로 선정돼, 25명 내외의 노인들이 공공근로를 하며 교회를 돕는다. 종종 찾아오는 학생자원봉사자들, 주변 기업 직원들의 자원봉사도 사역을 더욱 풍성하게 하는 작은 손길들이다. “할머니들과 이야기하면서 봉사하는 것이 얼마나 재밌는지 몰라요. 특히 깨끗해진 모습으로 웃으며 집으로 돌아가는 뒷모습을 보면 힘든 것도 싹 사라지죠.” 2년 째 목욕봉사를 담당하고 있는 우청숙 성도는 봉사하며 교회에도 더욱 열심을 내게 됐다고 한다.

목회도 하기 힘든 농어촌교회에서 어떻게 이런 지역복지사역을 시작하게 됐을까. 노인국 목사는 자신의 고향이기도 한 영월지역의 목소리를 외면할 수 없어서라고 답한다. “처음 교회에 부임한 뒤 가가호호를 방문하면서 21년 만에 이 지역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할머니 손에 자라는 아이들, 삶이 어려운데도 영세민 혜택을 받지 못하는 노인들의 모습을 눈으로 확인하면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죠.” 노 목사는 자신의 음식을 조금씩 나누던 것, 혹은 사택에서 노인들을 목욕시키던 것이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다며 웃었다. 초기에는 빚이 6억에 달할 정도로 힘든 교회였지만 이웃들과 나눌수록 오히려 채움 받는 은혜를 누리게 된 것이다. “복지사역을 한다고 성도 수가 갑자기 늘어나거나 전도가 잘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주민들이 교회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된 변화만 해도 큰 결과라고 생각해요. 종교를 택하게 된다면 기독교를 택하겠다는 주민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노 목사는 농어촌교회 목회자를 위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교회가 주민들에게 인정받으려면 지역 속으로 뛰어들어야 합니다. 교회 혼자서 하기는 어렵죠. 지자체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서 서로 상부상조해야 합니다.” 교회가 지역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때 복음이 전파되고 주민들이 하나되리라는 믿음을 영월서머나교회는 직접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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