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조직 절대 열세에 핑크빛 전망만 우세…“기독정당 시기상조” 선례 남겨

18대 총선 기독당과 가족당 득표율 비교

지역

기독당

가정당

서울

2.49

0.68

강원

1.99

1.75

경기

2.63

0.81

인천

7.84

0.81

충북

2.25

1.59

충남

2.72

1.34

광주

3.61

1.06

전남

3.7

2.69

전북

4.97

2.05

대전

2.85

0.69

경북

2.07

1.23

울산

1.65

0.82

대구

1.83

0.68

경남

2.16

1.38

부산

1.82

0.75

제주

1.11

1.06

총득표율

2.59

1

단위 : %

기독교 정당을 통한 원내 정치활동 시도는 다시 한 번 실패로 끝났다. 반복음적인 토양 척결 및 신정국가의 건설, 통일교에 대한 저지 등을 모토로 출발한 기독사랑실천당(명예총재:조용기 목사, 이하 기독당)은 지난 4월 9일 끝난 제18대 총선에서 당 투표율 2.59%(44만3699표)를 얻는데 그쳤다. 

기독당의 실패는 정당 조직으로서 기독당의 한계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었다는 평가가 많다. 즉 정치활동을 하는데 필요한 자금 인물 조직 정강 등의 요소들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준비부족이 실패 원인

이런 측면은 기독당 관계자들도 자인하는 바다. 먼저 자금 측면에서 전광훈 목사(기독당 명예선거관리위원장)는 “이번 선거에서 5억 4000만원을 썼다”고 말했다. 최성규 목사(명예대표)도 “10억 이하를 썼는데 법정 한도액인 42억 원을 돈을 빌려서라도 써보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아쉬움을 나타냈다. 기독당은 21인의 원로목사들과 118인의 각 교단 총회장들을 고문단과 지도위원으로 선임했다고 밝혔으나 자금동원에는 여유롭지 못했던 것이었다.

후보자 선정을 전후해 나름대로 인지도가 있었던 전현직 국회의원들을 후보군에 넣지 못한 사정도 있었다. 당 관계자는 “서로 비례대표 1번을 달라고 하는 바람에 애를 먹었다”고 전했다. 인지도 있는 후보를 선정하는 문제와 당의 운영이라는 현실적 문제 가운데서 전자만을 고집할 수 없었다는 뜻이었다.

조직도 여타 당 조직에 비하면 허술한 편이었다. 기독당은 245개 지역구 선대위원장이 있다고 소개하고 있으나 이들은 자칭 “한국 보수교회 단체인 청교도영성훈련원이 만든 기독당”, 즉 청교도영성훈련원 회원 목회자와 지도자들이었다. 영성훈련원측은 자체로만 120만 표를 얻을 수 있는 조직이라고 강조했으나 결과는 달랐다. 정강에서도 극우 보수적 논리를 제시했으나 유권자들의 표심을 파고들지는 못했다. 이와 관련 기독당 고문 유모 목사는 4월 9일 총선개표를 위한 모임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계속 밀어줄 책임이 한국교회에 있다. 한나라당이나 기독당이 되어야 한다”면서 기독당의 정강을 제대로 부각시키는 발언을 하지 못했다. 또 다른 당 관계자도 “우리는 선교했다. 결과 관계없이 영광이다”라는 식으로 분명한 정치의식을 갖추지 못한 듯한 언급을 했다.

이러한 총체적인 준비부족에 대해 당을 실질적으로 이끌었던 인물 가운데 한 사람인 전광훈 목사도 우회적으로 시인했다. 지난 4월 10일 있었던 선거결과 감사예배에서 그는 “지난해 6월 시국집회를 한 직후부터 선거를 염두에 둔 활동을 시작했더라면 더 많은 표를 얻었을 것”이라면서 시간 탓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기독당이 본격적으로 출발한 것은 2월 29일이었다. 이때 기독교민주복지당(대표:최수환 장로)과 사랑실천당(대표:전광훈 목사)은 합당을 선언하고 기독당으로 새 출발을 했다. 이어 3월 27일 10명의 비례대표 후보와 3명의 지역구 후보를 발표했다. 채 2달도 되지 못하는 사이에 여러 가지 준비를 해야 했던 것이었다.


“한국 교회 이미지 실추”

한국교계 일부 인사들은 이번 기독당의 원내 정당 진입 실패로 인해 차후 한국교계의 정치활동은 물론 이미지 면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했다.

숭실대 김영한 교수는 “기본적으로 성직자들이 정치세력화 하는 것이 기독교적 방법이냐 할 때 매우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면서 “기독교인이 800만 이상이 되는데 이번에 44만 여 표를 얻었다는 것은 졸속한 시도였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며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교회언론회(대표:박봉상 목사)도 4월 10일 논평을 내고 “더 이상 기독교 신앙을 정치에 이용해서는 안 된다. 일부 정치적 야욕을 가진 인사들이 교계의 원로들을 정치에 이용하는 일도 없어야 한다. 종교인들은 한눈팔지 말고, 종교 본연의 거룩한 사명에 몸 바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당수 교계 인사와 단체들은 이번에 기독교정당의 이름으로 선거전을 이끌었던 사람은 물론 기독교의 정당 활동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이런 시각을 의식한 듯 전광훈 목사는 “평신도 가운데 유능한 분들을 영입해 조직을 재정비하겠다”는 향후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올해 선거를 진행했던 인사들이 주축이 된다면 기독교계의 광범위한 결집을 해낼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만일 교계의 폭넓은 지지를 얻는다고 해도, 기독교와 성직자들이 정당의 이름으로 정치활동을 해야 하느냐에 대한 신학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도 험난한 여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기독당을 둘러싸고 입장을 밝힌 몇 단체들의 주장을 보면 “기독교 정당 활동 자체는 반대하지 않는다”는 것이 상당수다. 그러나 기독교가 정당을 통해 입법권을 가지고 교회의 이익을 추구하려고 한다는 논리에 대해서는 침묵 가운데 반대하는 목회자와 성도들이다. 

이번 선거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기독교 정당 활동은 일부 인사들을 중심으로 명맥을 유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기독당 명예총재로 물심양면 기독당에 힘을 실어줬던 조용기 목사가 “기독당의 활동은 하나님의 뜻이기에 지속적으로 계속해서 해야 한다”면서 “사학법 등의 문제를 교회가 앞장서서 정당 활동 및 입법 활동을 통해 고쳐나가야 한다”고 강한 의지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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