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학원선교 새 트렌드를 찾아서 / 〈2〉 기독교학교를 점검한다]

채플마저 버거운 미션스쿨 한계 뛰어넘는 종교교육 기대 커져
행정적 측면 접근 앞서 ‘어떻게 가르칠까’ 진지한 고민 우선돼야

▲ 기독교교육 전문가들은 학교와 교육, 가정이 공동으로 노력해야 제대로 된 신앙교육이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위 사진은 특정기사와 관련없음.
A고등학교 이상배 학생(가명)은 중학교 때까지 소위 ‘짱’이었다. 중학교 폭력서클인 일진회에 가입해 싸움으로 시간을 허비했다. 학교에 있는 날보다 나가서 ‘활동’한 날이 더 많았다고 한다.

결국 상배는 학교교육에 적응하지 못하고 고등학교 1학년 때 휴학을 하게 된다. 말은 휴학이지만 사실은 자퇴나 다름없었다. 또래 아이들은 책가방을 메고 학교를 향하고 있던 시각, 상배는 유흥가나 PC방을 전전하며 자유를 만끽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학교라는 울타리를 뛰어 넘은 상배에게 더 큰 장벽이 기다리고 있었다. 일진회 선배들은 상배를 폭력조직에 끌어들였고, 이를 벗어나려는 사춘기 청소년에게는 두려움으로 다가 왔다.

상배와 부모님은 폭력조직을 피해 서울에서 경기도 안산까지 이주해야 하는 불편까지 겪어야 했다. 상배가 여기에서 학업을 새롭게 시작하겠다는 다짐을 하고 찾은 곳이 A고등학교. 이 학교는 기독교학교로 당시 상배와 비슷한 처지의 학생들에게까지 문을 개방했다.

“이 학교는 제가 다니던 학교와는 전혀 달라요. 특히 선생님들이 편견 없이 대해 주세요. 그 흔한 체벌과 촌지는 절대 사절이죠.”

상배는 이 학교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경건한 학급 분위기에 저절로 과거의 생활을 뉘우쳤다. 이렇게 신앙과 학업을 시작한 상배는 졸업 때까지 한 번도 수업에 빠진 적이 없다고 한다.

상배는 이제 어엿한 직장인이며, 교회의 충실한 일꾼이 됐다. 상배는 공교육에서 버림을 받았던 어린 영혼이 기독교 학교를 통해 새롭게 태어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사립학교, 춘추전국 맞나
최근 기독교학교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구태여 이상배 학생과 같은 예를 들지 않아도 ‘종교교육’의 효과와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이명박 정부가 자율형 사립고 100개 설립을 공언하면서 이에 대한 문의도 많아지고 있다.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소장:박상진 교수)에 따르면, 산울교회(이문식 목사)와 새로남교회(오정호 목사), 강남교회(송태근 목사) 등이 학교설립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높은뜻숭의교회(김동호 목사)와 부산 호산나교회(최홍준 목사) 경우는 학교 준비팀까지 구성해 구체적인 방법까지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기존 학교를 인수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꽃동산교회(김종준 목사)는 1968년 설립한 위례정보산업고등학교를 최근 인수해 운영하고 있다. 김종준 목사는 2004년부터 이사장직을 맡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동산정보산업고등학교로 명칭을 변경했다.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도 지난해 인근 지역 고등학교 인수를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랑의교회 한 관계자는 “최근 교회가 급성장하면서 예배 공간이 협소해지자 주중 교육과 주일 예배당으로 활용할 학교를 알아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현재는 수면 밑으로 가라앉은 상태”라고 밝혔다.

이처럼 교회가 공교육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학교가 지니고 있는 매력 때문이다. 박상진 교수는 “공교육 붕괴로 대안교육이 시도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학교를 포기하기에는 학교가 가지고 있는 강점이 너무나 많다”고 주장한다. 기독교교육 전문가들은 ‘가정 교회 학교’가 교육의 핵심이며 이중에 어느 것 하나 소홀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특히 학교는 학생들이 일주일 중 5일 이상을 보내는 곳이기 때문에 가장 영향력이 큰 곳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교회가 학원선교에 나서면 그만큼 기대 효과도 클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학교, 설립이냐 인수냐
교회가 주체가 된 학교운영에는 설립과 인수, 협력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현행법상 학교를 설립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사회 구성 등 절차가 복잡하고 비용도 만만찮게 들어간다. 또한 막대한 자금이 있어도 세울 곳이 없다는 문제도 있다. 특히 대도시의 경우에는 부지 자체가 없으며, 초과현상까지 일어나는 지역이 있기 때문이다.

단시간에 적은 비용으로 학교를 운영할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가 인수. 그러나 비기독교 교사들과 학생들의 반발이 심할 수 있기 때문에 제대로 된 종교교육에 어려움을 겪는다. 서울외국어고등학교의 경우, 최근 기독인이 이 학교를 인수하면서 기독교교육을 실시하려고 했지만 교사들과 학생들의 반대에 부딪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학교에 교회 관계자가 이사로 들어와 협력을 맺기도 한다. 이 경우에는 특별활동 시간에 기독교교육을 실시하거나 강당 및 교실을 주일 예배당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기독교교육 전문가들은 “그러나 협력에는 한계가 많다”고 지적한다. 단순히 강당을 사용하고 특별활동을 한다고 학교 구성원 전체가 복음화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학생들을 직접 가르치는 교사들을 복음화해야 한다”면서 기독교사들을 양성하고 활용하지 않는 한 제대로 된 기독교교육은 요원하다고 강조한다.

교육, 공동노력 요구
공교육이 무너지면서 등장한 것은 대안학교. 대안교육 운동가들은 미션스쿨과 기독교학교는 엄연히 다르다고 주장한다. 과거 선교사와 교회를 중심으로 세워진 미션스쿨은 한국 교육의 근대화와 복음확장에 공헌을 했지만, 현재는 그 기능이 거의 사라졌다고 단언한다. 한국기독교학교연맹 김성훈 총무는 “우리나라에 사립 기독중고교만 300여 개에 달하지만 이들 대다수는 건학이념이나 채플 정도만 남았다”고 밝혔다. 이들 학교는 교과과정을 선택할 수 없을 정도로 정부 규제를 받는다. 따라서 제대로 된 기독교교육이 힘들다는 것이다.

기독교학교 운영을 위해서는 교과과정 편성 자율권과 학생선발권, 학교선택권 등이 보장되야 한다는 것이 기독교교육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현행법상 자립형 사립고 외에는 자유로운 학교운영이 불가능 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단순히 학교운영에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때이다. 박상진 교수는 “구조와 행정적으로만 기독교학교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모든 교과목과 교육활동이 기독교적 관점으로 이루어진 교육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예배나 성경과목만 남은 미션스쿨이 아닌, 기독교적 세계관이 담긴 교과목이 있는 학교. 신앙으로 모범이 되는 교사와 학부모. 기독교사를 기르는 신학교와 교단. 청소년 학원선교는 누구 하나의 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공동작업’이 필요하다.

 

기독교학교 정보 어디서 얻을까?

최근 이 시대의 교육 현실에 위기감을 느끼고 대안학교나 홈스쿨링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또 일부 대형 교회들은 기독교학교 운영에 열정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마땅한 정보나 자료가 부족한 것이 현실. 따라서 기독교학교 관련 책자나 사이트를 통해 유용한 정보 습득은 기본이다.

<기독교학교를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 (한국기독교진흥원)
기독교학교 운영을 통한 청소년 학원선교를 꿈꾼다면 먼저 읽어야 할 책이다. 이 책은 미국에서 가장 정평 있는 국제적인 기독교 학교 인가 기관인 ACSI의 기독교 학교 설립 매뉴얼로, 기독교학교에 대한 비전을 처음 품은 사람들에게 친절한 가이드가 되어 준다. 학교의 철학 세우기, 조직 체계, 정책, 인사, 교과 과정, 재정, 홍보에 이르기까지의 체크리스트와 기존 기독교 학교의 샘플들을 통해 하나하나 친절하게 체크해 준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기독교학교 교육론> (예영커뮤니케이션)
교육의 영역에서 하나님 나라를 이루기 위해 기독교사로서, 학부모로서, 학교설립자로서, 목회자로서 무엇을 해야 할지를 안내한다. 또한 기독교학교교육에 대한 개론서로서 최근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는 기독교대안학교에 관한 이론적인 연구를 담아낸 책이다. 공교육에 대한 기독교적 접근을 포함하여 그 실천 방향을 점검하도록 돕고 있다.

<조용한 혁명, 기독교학교> (꿈을이루는사람들)


‘공립학교는 주춧돌이 아니라 걸림돌이다’이란 단어로 시작한다. 그만큼 공교육에 대한 저항을 담은 책이다. 공립학교는 학생들에게 무엇을 생각해야 할 것인가를 주입하느라 정작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를 가르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우리의 자녀를 키우는 교육 철학과 방법론을 주의깊게 고찰해보자고 말한다. 교육 전문가에게 자신을 대신해서 생각하도록 할 것이 아니라 내 아이에게 최선의 것이 무엇인지 부모부터 고민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안산 동산고 이야기> (두란노)
위의 책들이 좀 딱딱하다면 <안산 동산고 이야기>와 같은 교육에세이를 펼치자. ‘왕따’가 없는 학교, 술 먹고 담배 피우는 비행 청소년이 없는 학교, 교내에서 학생들이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는 학교, 체벌하는 선생이 없는 학교, ‘촌지’가 없는 학교, 학생도 선생도 부정행위를 하지 않는 학교, 그러면서도 학교 설립 10년만에 대학 진학률 전국 5위로 명문고 반열에 오른 동산고 이야기를 간증 형식으로 담아냈다. 




가볼만한 사이트

기독교대안교육협의회(www.caeak.com)
기독교대안학교연맹(www.casak.org)
한국기독교홈스쿨협회(www.khomeschool.com)
한국기독교학교연맹(www.kfcs.or.kr)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www.cser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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