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쉬운 싸움’ 인식 전환 관건…과감한 대응이 최선의 예방
목회자 집중 교육 통해 전문상담가로 활동, 거센 공세 물리쳤다

이단 사이비들의 출몰은 한국 교회의 목회현장을 진리 수호의 장으로 확장시켜 놓았다. 대부분의 교회들이 이들의 도전을 피하거나 도외시해 온 것과 달리, 정면 승부로 맞서고 있는 교회들이 적지 않다. 외롭지만 묵묵히, 이단과의 싸움에서 승리를 쌓아 온 교회들의 노하우를 조명했다.       <편집자 주>

▲ 이단 피해자를 상담하고 있는 김덕연 목사(새중앙교회). 이단문제 해결은 남이 아닌 바로 우리 교회의 문제라고 인식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새중앙교회(김덕연 목사)가 이단 대응에 나선 건 2년 전부터다. 청주 지역 내 신천지 등록자가 2000명(미등록자는 500여 명)에 달하는 심각한 상황이 위기감을 형성해 주었다. 다행히 폐해를 비껴가기는 했지만 그 여파는 새중앙교회에 문턱까지 미쳐 이단의 문제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라는 판단이 섰고, 구체적인 대응책을 찾게 됐다. 이에 김덕연 목사는 명지대에서 상담사 과정을 시작했고 3개월간 상담 노하우를 직접 체득하는 시간도 가졌다. “첨엔 예방 차원에서 시작했어요. 그런데 알곡 같은 신자들을 교묘한 교리로 빼 가는 걸 보니 가만히 있을 수가 없더라고요.”
김 목사는 한국 교회에 있어 이단문제를 배제한 부흥은 요원하다고 생각했다. 이에 미혹된 신자들을 빼오는 다소 공세적인 활동에 대응의 방향을 잡았다. 소위 ‘사’자로 끝나는 고학력자들을 많이 만났다. 모두 정통교회에 불만을 품고 있다가 이단의 미혹에 넘어간 경우였다. 위기는 곧 기회라고 했던가. 현재까지 40여 명을 상담으로 ‘개종’시키는 큰 성과를 맛보았다.

“상담을 교회에서 하다 보니 신천지의 방해가 적지 않았죠. 경찰을 대동해 교회까지 몰려와 시위를 하기도 합니다. 물증은 없지만 방화사건이 발생한 적도 있었어요.”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김 목사가 이단과 싸울 수 있었던 것은 교회의 든든한 뒷받침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회와 교인들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교회의 경우, 교인들의 동의를 받기가 쉽지 않다. 일반 목회를 하면서 이단 상담이라는 특수목회를 겸해야 한다는 게 사실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시로 당회와 교인들에게 동기를 부여해 주어야 하며 교회가 여력이 될 경우, 이단전문가를 따로 세워 효율을 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김 목사는 한국 교회의 강경 대응을 주문하면서 그 구체적인 대안을 하나하나 설명했다. 예로 대책 세미나를 연다든가, 교인을 빼 간 곳이 신천지 신학원이니까 그 앞에 가서 항의집회를 한다든지 하면 효과적이라고 했다.

“딱 6개월만 집중하면 됩니다.” 김 목사는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라고 했다. 그릇된 선입견을 버리고 이단 대처는 의외로 쉽다는 마음으로 집중하면 상담까지도 가능한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결단성 있는 과감한 시도.’ 이것이 김 목사와 새중앙교회가 체험한 이단 극복의 노하우다.

▲ 김종한 목사
보성 벌교대광교회(김종한 목사)는 이단과 직접적으로 맞서는 호남지역의 보루와 같은 교회이다. 수년 동안 세미나와 회심자들의 간증집회 등을 통해 이단의 폐해를 지역교계에 알리는데 적극적으로 앞장서왔고, 이 교회 교육관에는 광주·전남이단상담소가 개설돼 이단에 빠진 이들을 회심시키는 상담이 매주 끊이지 않고 이어져왔다.

덕택에 이 지역에서만큼은 이단집단이 활개하지 못하도록 하는데 성과를 거두었으며, 교우들 대부분이 철저한 교육을 통해 이단문제에 대한 확고한 대처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도 긍지로 삼을 만하다.

담임목사인 김종한 목사는 일주일에 사흘씩을 이단상담 사역에 바치면서 활동에 매진해왔다. 이단집단별로 교리의 허구성, 사회적 폐해 등 온갖 자료들을 수집해 일목요연하게 체계화시켜 놓고서는 미혹된 이들과 치열한 변증을 벌이곤 한다.

5년 동안 상담사역을 통해 돌아온 이들이 신천지 출신을 비롯해 수십여 명, 계속해서 개가가 울려 퍼지자 자연히 교회가 이단들의 공격 표적이 되었다. 특히 신천지 측에서는 재작년 1주일간 벌교대광교회당 앞에서 집회를 열겠다는 신고를 하는 등 노골적인 공세에 나서기 시작했다.

“왜 목사님이 자꾸 문제를 만드느냐는 치안관계자의 질책이 있더군요. 답답한 이야기였죠. 소중한 우리 성도들을 먼저 미혹시키고 빼앗아가는 게 바로 이단들인데, 화살을 우리 쪽으로 돌리는 것은 앞뒤를 잘못 분간한 것이라고 항변했습니다.”

김종한 목사는 여전히 당당하다. 그는 거짓과 불의에 맞서 한국 교회를 지키고 진리를 사수하는 것이 바로 목회자의 역할이라고 믿고 있다. 잠시 어려움이 있다고 위축되거나 흔들리기 시작하면 이단의 폐해는 다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것이라는 게 김 목사의 생각이다.

정면승부, 한국 교회가 이단에서 승리하는 길은 이것뿐이라는 사실을 벌교대광교회는 앞으로도 계속 입증해보일 것이다.

동산교회

동산교회(유문빈 목사)는 서울에선 이단 사이비 대처로 유명하다. 수석부목사를 전문 이단상담가(이덕술)로 두고 매년 수십 가정을 ‘개종’시켜 온 동산교회는 인근에 하나님의교회 본부가 멀지않은 탓에 이단에 대한 대응을 일찌감치 전개해 왔다.

이 교회의 특징은 그 같은 대응을 교인들도 함께 하고 있다는 점. 동산교회는 2006년 이단사이비의 심각성을 인식한 후, 교역자들부터 교육 기회를 가졌다. 무엇이 잘못됐고 그들의 술책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반박하고 상담할 것인가를 교육했다. 그 다음 대상은 교회 중직. 교역자들은 구역장들을 대상으로 ‘교리 비교 교육 공과’로 교육 기회를 가졌다. 교역자가 먼저 토론을 가진 후 교구 목사들이 구역장을 1년 내내 교육했다. 이어 상담실을 설치하면서부터 ‘다지기’작업에 들어간다. 성경 퀴즈와 같은 이벤트를 갖기도 했고 수시로 이단대응 현황을 나누기도 했다. 그 결과 동산교회 교인들은 이단에 당황하지 않는 특성을 갖게 됐다. 오히려 그들을 전도할 정도가 되었다고. 이단의 실체가 얼마나 허황되고 허술한지를 알게 됐기에 교인들은 전담자에게 신고도 잘 하고 이단 유입의 근황도 자주 전달한다.

동산교회는 이 밖에도 대외적으로 이단대책 활동도 마련한다. 교회 산하 갈보리금식기도원에서 열리는 이단 상담을 위한 전국 목회자 세미나가 그것이다. 4박5일의 일정으로 교회를 미혹하는 이단들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분석 교육을 제공해 이단 하나 정도는 마스터하게 된다고 한다.

동산교회는 이를 통해 지역 교회마다 상담전문가를 세우는 것을 그 취지로 삼고 있다. 기도원 공사가 완료되면 교육을 상설화 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렇게 지역 교회들이 함께 노력한 결과, 현재에는 과천시 교회는 상당히 정화됐다. 과천시교회연합회에 따르면, 과천시내 대다수 교회에 신천지 추수꾼이 파고들었지만 연합회가 적극적인 홍보활동과 색출작업을 시작하면서 추수꾼 대다수가 빠져 나간 것으로 이들은 파악하고 있다. 당시 과천시교회연합회 수장을 맡았던 홍정식 목사(하베스트샬롬교회)는 “지역 교회가 공동으로 대처한 것이 큰 힘이 됐다”면서 개 교회 차원보다 지역 연합회가 나서는 것이 더 효과적임을 강조했다.

한편 홍정식 목사는 법적 대응에서도 연합활동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지난해 신천지는 과천시교회연합회 회장 홍정식 목사를 비롯해 목회자 31명과 과천 시민 3명을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나 홍정식 목사는 “대부분 승소한 상태”라면서 소송비용이나 재판과정에서도 공동의 힘이 주요함을 강조했다.

정형권 기자 hkjung@kidok.com

정재영 기자 jyjung@kidok.com
김희돈 기자   lefty@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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