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 또 하나의 복음, 교회미디어 혁신 필요하다] 4. 〈홈페이지·영상〉 어떻게 운영할까

교인 참여 공간 적으면 무용지물…싱싱한 업데이트로 승부 걸어야
일방적 교회 소식보다 활용도 높은 영상물로 건강한 소통 기회 제공

▲ 교회 영상과 홈페이지는 교인 참여가 생명이다. 사진은 사랑의교회 디지털 사역실 방송제작 모습. /사진=사랑의교회 갓피아닷컴
ㄱ교회는 활발한 인터넷 사역으로 제법 이름나있다. 자체 서버를 두고 전문 업체의 관리를 받는 이 교회의 홈페이지는 특히 개편작업 후 2년 6개월 만에 150만을 넘어서는 접속자 수를 기록했다. 교인 수가 200명 안팎인 교회 규모를 생각하면 퍽 이례적인 일이다.

거의 매일같이 새로운 글과 사진이 올라오고, 방문자 서로를 향한 격려와 위로가 넘친다. 심지어 우연히 교회 홈페이지를 방문했다가 사역의 방향과 내용, 교우들의 활기 넘치는 분위기에 반하여 출석을 결심한 사례까지 있다.

이웃한 ㄴ교회는 대조적이게도 공식 홈페이지가 몇 달째 개점휴업 상태이다. 주보에는 분명 인터넷 주소까지 실려 있고, 교인 수도 ㄱ교회에 비해 몇 배가 넘는데, 막상 홈페이지를 방문해보면 자체 게시 글이라고는 도통 찾을 수가 없고 자유게시판에 온갖 스팸광고만 쌓여 볼썽사나울 정도이다. 차라리 교회 이미지를 위해 폐쇄하는 게 낫다는 소리까지 들린다.

두 교회 홈페이지의 결정적 차이는 콘텐츠의 다양성과 활용도, 그리고 교우들을 비롯한 방문객들의 ‘충성도’에서 크게 갈린다. 충성도란 네티즌들이 자신이 가입한 사이트를 정기적으로 방문해 참여하는 정도를 일컫는 용어이다.

인터넷 홈페이지가 교회의 또 다른 얼굴로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공식 홈페이지를 개설한 교회들이 수년 사이 크게 늘었다. 홈페이지는 교회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교우들에게 활발한 교제의 장을 마련하며, 선교와 교육을 위한 매체로서 활용되는 수많은 장점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장점들을 잘 활용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ㄴ교회의 수준은 아니더라도 사이트 운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기껏 공을 들여 개설한 홈페이지가 무용지물로 전락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어느 사이트나 마찬가지이겠지만 홈페이지 활성화를 위해서는 일단 전체적인 틀을 잘 짜는 것이 중요하다. 교회소개 코너에는 교회 스스로의 개성과 비전을 제대로 담을 수 있는 내용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고, 대체로 유행하는 틀을 따르기보다는 자기 교회만이 지닌 독특한 강점이 부각되고 활용될 수 있도록 공간을 배치하는 것이 필요하다.

틀을 짜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운영자의 자세이다. 교회나 교우들 개개인의 새로운 소식이나 기도제목이 매일같이 업데이트 될 수 있도록 교역자나 운영담당자가 신경을 기울이기만 해도 홈페이지의 분위기는 금세 달라진다.

일단 개설해놓은 코너나 게시판이라 해도 활용이 부진하면 과감히 폐쇄하거나 통폐합시키고, 사역에 도움이 되거나 교우들이 흥미를 가질만한 새로운 코너를 새롭게 개발하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교회에서 ‘목적이 있는 40일 캠페인’을 새롭게 시작한다면 관련된 글과 자료들을 모으고, 일정이 진행되는 과정을 상세히 소개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여전도회 같은 곳에서 직거래나 벼룩시장을 계획한다면 인터넷을 통한 물물교환이나 상품정보 소개가 이루어지도록 할 수 있고, 새로 파송한 선교사나 선교지가 있다면 선교사의 사역보고와 교우들의 격려 메일이 가능하도록 장치할 수도 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교우들의 참여도와 충성도가 높아야 홈페이지는 제 기능을 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콘텐츠를 개발해놓아도 조회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교우들의 관심이 뜸하다면 헛수고가 되기 쉽다.

댓글은 인터넷 사역을 활성화시키는 마중물과  같다. 누군가가 게시판에 글 하나라도 올릴라치면 운영자나 교역자들이 즉시 리플로 호응해주면서, 점차 교우 전체의 참여도가 높아지도록 유도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인들의 참여를 끌어내는 방법은 다양하다. 광주동명교회(www.dmchurch.or)는 중요한 교회소식을 인터넷을 통해 상세하게 전해주는 기자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되어있고, 전주열린문교회(jopendoor.com)는 자체 사진팀원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올리는 자작 사진작품과 묵상 글들이 인기를 끈다.

홈페이지 활성화와 교회 전체의 분위기 쇄신을 위해 전 교인들이 돌아가면서 성경 전체를 옮겨 쓰는 게시판을 만들거나, 홈페이지를 통해 칭찬릴레이를 이어가는 것도 검토해볼만한 아이디어이다.

또한 요즘에는 영상시대에 발맞춰 홈페이지에 자체 제작한 영상물을 게시하여 활용도를 높이는 교회들이 증가하고 있다. 주일낮예배 실황은 기본이고, 각종 집회와 세미나, 간증과 문화공연 등의 모습을 편집하여 다시보기가 가능하도록 올려놓기도 한다.

더 나아가 영상팀이 잘 갖춰진 경우에는 교회 주요소식을 TV뉴스 형태로 제작해 알리는가하면(사랑의교회 www.sarang.org), 성경을 소재로 한 단막극들을 드라마 형태로 만들어 전도와 교육에 활용하는 경우가 있다(오륜교회 www.oryun.or.kr). 신앙적으로 모범이 되는 성도 개개인의 일상이나 봉사하는 모습을 다큐멘터리 한 편으로 제작하는 사례도 있다.

교우들이 디지털카메라나 휴대폰으로 촬영한 동영상으로 UCC를 제작해 모아둠으로 훌륭한 코너 하나가 만들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수련회에서 세족식의 가슴 뭉클한 표정, 한여름 교회 주방에서 땀 흘리는 봉사자의 모습 등을 즉석촬영으로 영상에 담아두면, 당사자들은 물론 온 교우들이 두고두고 교회의 소속감과 헌신을 일깨우는 자산으로 간직하게 된다.

교회 내에 수평적 의사소통 구조가 활성화되고, 성도 개개인이 자신의 생각과 재능들을 자유롭게 펼쳐 보일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하는데 미디어 사역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결론이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