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걸친 선언문 집대성…선교 흐름 한 눈에 볼 귀중한 자료

▲ 조동진 지음, 아시아선교연구소 펴냄
이 책의 저자 조동진 박사는 한국 교회가 배출한 세계적인 선교신학자요, 또한 선교활동가이다. 미국 풀러신학교 선교대학원 창립자이며 초대 원장을 역임했던 도날드 맥가브란 박사는 자신이 편집하고 발행하고 있던 <교회성장회보지>에서 1972년부터 1975년에 이르는 4년 동안 조동진 박사의 아시아 선교 지도력 개발을 위한 활동을 계속 소개하면서 “조동진 박사는 과감하고 활기찬 아시아 선교 운동의 창도자”라고 높이 평가함으로서 조동진 박사는 세계선교학계에서 일약 주목을 받게 되었다. 맥가브란 박사뿐만 아니라 미국 시카고 시에 있는 트리니티신학교의 선교학 교수로 있던 허버트 케인(Herbert Kane) 박사도 그의 저서에서 조 박사를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비서구 선교운동을 창도한 개척자”로 높이 평가한 일이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는 1945년까지 전 세계에서 선교활동의 주역을 맡고 있던 영국과 미국을 위시하여 서구 열강은 전쟁에는 승리하였으나 그 때까지 소유하고 있던 식민지는 해를 거듭하면서 원주인들에 돌려주게 되었다. 따라서 이들 국가들은 제각기 독립하면서 신생 국가로서 소위 제3세계를 형성하게 되었다. 이들의 독립과 동시에 미국과 소련은 세계 패권을 새로 구축하기 위하여 냉전 상태에 돌입했다. 소련은 노골적으로 이들 신생 독립국가들을 향하여 사회주의 내지 공산주의 사상을 주입하였다. 그 결과 신생 독립국가들은 과거 영국과 미국의 식민지 생활에서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압박과 궁핍을 받음과 동시에 문화적으로 멸시와 천대를 받았음으로 반영 또는 반미 감정을 품게 된 것은 필연적인 결과로 나타나게 되었던 것이다. 따라서 백인 선교사에 대한 냉대는 노골적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이슬람 세계는 노골적이었고 검은 대륙 아프리카도 반 백인주의로 기울어지기 시작하였다. 그 중에서도 그나마 제일 온건한 지역이 동남아시아 지역이었다.

동남아시아 지역을 복음화 시키는 데 과거와 같은 백인 중심의 문화적 우월주의는 통하지 않게 된 것이다. 이 점을 착안하여 같은 제3세계의 민족이요 국가로서 새로운 선교 전략을 모색한 선구자가 바로 조동진 박사였다.

조동진 박사는 198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제3세계에 있어서 탈서구화(dewesternization)를 제창함으로서 앞으로 제3세계의 선교는 제3세계인이 주도권을 쥐고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훗날 조동진 박사의 주장은 랄프 윈터 박사와 독일의 피터 바이어하우스 박사도 찬성하여 따르게 되었다. 조 박사는 보통 앞을 바라보기를 20년 이상을 내대볼 줄 아는 어른이다.

이 어른이 평생의 역작이라 할 수 있는 저서 <세계선교트렌드: 1900 ~2000>를 내어 놓았다. 상, 하 두 권으로 되어 있는 이 책은 전부 30장으로 되어 있으며 모두 1005쪽이 다.

19세기말 미국과 영국에서 일어난 근본주의적 복음주의 운동은 세계 선교운동으로 확대되면서 이어져 나갔다. 그것이 전 세계를 향해서 전개되었던 선교운동으로 나타났던 것이다.

세계 각지로 흩어져 나가 복음을 전하고 있던 각 나라의 선교사들은 선교 활동을 하는 도중에 문화적, 종교적 충돌을 겪게 되었다. 이와 같은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서 선교사들 상호간의 정보 교환과 상호 협력 그리고 선교 현지에서 당면했던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서 전 세계적 차원에서 선교 대회를 개최해야겠다는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게 되었다.

조동진 박사는 세계 선교대회 선언문을 원문 그대로 소개하고 해설함에 있어서 영국의 시골 구두 수선공 출신으로 이름 없는 농촌 교회 목사였던 윌리엄 케리가 1792년 발표한 <이방인의 개종을 위하여 사용해야할 방법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책임에 관한 연구>를 프로테스탄트교회의 최초의 선교에 관한 선언서로 간주하고 시작하고 있다. 그 후 1860년 영국의 리버풀 시, 1888년 런던과 1900년 미국 뉴욕에 이르는 일련의 선교대회에 이어 1910년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 세계선교대회가 개최됨으로써 세계적 선교대회의 꽃이 활짝 피어 만발하게 되었다. 이 대회에서 채택한 선언문에서 시작하여 2000년 예루살렘에서 선언한 ‘밀레니얼 매니페스토’까지 비교적 간략하면서도 요령 있게 그리고 상세하게 해설해 놓아 선교 역사 연구를 위한 금자탑을 쌓아 올린 셈이다.

그리고 한 가지 특이한 것을 지적하라고 하면 상권 제5장 <선교의 재고: 1932>이다. 이 5장은 선교 대회 선언문이 아니다. 이것은 미국 신교의 여러 교파들이 합동하여 경제공항 직후 급변해가는 세계정세에 보조를 맞추어 가면서 선교 사업을 추진해야겠다는 취지에서 연구위원회를 결성한 후 그들로 하여금 선교 현장을 시찰하고 돌아와 보고서를 작성하여 위원장인 하버드대학 교수였던 호킹 박사에게 제출한 보고서이다. 그는 이 보고서를 수정하고 추려서 <선교의 재고>라는 이름으로 간행하였다.

이 책이 간행되자 각 교단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그 중에서 미국 북장로교회에 속해 있던 그레샴 메이첸 교수는 이 보고서에 대하여 혹독하게 비판을 가했다. 그 결과 메이첸 교수는 미국 북장로교회로부터 추방을 당함으로서 새로 정통장로교회를 세웠다. 당시 아이러니 하게도 조선에서 선교활동을 하고 있던 미국 북장로교회 소속 선교사들은 <선교의 재고>를 검토한 결과 그 내용을 찬성할 수 없다는 취지의 선언서를 작성하여 본국에 발송하였다. 만약 그 책자대로 선교 정책을 바꾼다고 할 것 같으면 지금까지 한국에서 50년간 쌓아올린 선교 사업이 하루아침에 붕괴된다고 언명하였다.

끝으로 이 책을 간행한 것을 조동진 박사께 다시 한 번 축하드리며 동시에 이 책이 선교학을 연구하거나 앞으로 선교사로 나갈 사람들의 좋은 길라잡이가 되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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