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나누고 신앙 점검한다

▲ 월곡중앙교회의 구역교회. 이 안에서 교육과 교제, 전도가 함께 이뤄진다.

2시간 가까운 예배, 오랜 친구처럼 화목하게

서먹서먹한 교회생활이 사랑방의 훈훈한 정으로 이어져 서로의 가슴이 열리는 곳. 새로 등록한 새댁의 입덧을 안타까워하며 친정 어머니의 심정으로 입맛 돋우는 음식을 준비해 오는 곳. 이곳이 월곡중앙교회(임석종 목사) 속의 또다른 작은 교회, ‘구역교회’이다.

7월29일=주일 오후예배 후 40여명의 구역장과 강사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20대 중반에서 70대 노익장들까지 이들의 연령대는 다양하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구역교회 리더’라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구역교회 리더들은 임석종 목사가 직접 제작한 공과를 가지고 구역예배를 준비한다. 처음 만났을 때 나눌 인사법에서부터 공과의 핵심, 기도제목, 찬양 등을 꼼꼼하게 점검한다. 1~2시간의 구역예배를 위해 두배 이상의 시간을 소요한다.

7월30일=월요일 오전. 4교구 1구역 구역장 신혜경 집사는 구역식구들에게 전화를 건다. 수요일 오전 10시에 있을 구역예배를 위한 점검이다. 신 집사는 전화 중에도 줄곧 이들의 육체와 영적 건강을 위해 기도한다.

8월1일=수요일 09:00. 구역장 신혜경 집사는 구역예배를 드릴 장소인 최윤정 집사에게 전화를 건다. 이번 예배엔 8명의 어른과 7명의 아이들이 참석한다는 내용을 전한다. 또 7명의 아이들을 돌볼 도우미 선생님에게도 전화를 건다. 월곡중앙교회는 2005년부터 지역 중심의 구역에서 연령·세대별 구역으로 전환했다. 4교구 1구역은 30대 초반의 주부들로 구성됐으며, 원활한 구역예배를 위해 주일학교 교사를 중심으로 한 도우미 선생님까지 두고 있다.

09:30=평소처럼 30분 일찍 도착한 구역장은 먼저 구역식구들의 명단을 일일이 불러가며 10여분간 간절히 기도한다. 그도 그럴 것이 예배를 방해하는 요소가 곳곳에 있기 때문이다.

10:00=예배시간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이야기꽃은 시들지 않는다. 3일 전에도 만난 사람들이지만 30년 동안 헤어졌던 가족들처럼 나눌 것이 많다. 

10:10=모두 모였다. 예배 시작과 함께 7명의 아이들은 선생님의 손에 이끌리어 야외활동을 위해 운동화를 신는다.

10:20=찬양이 한창이다. 젊은 세대답게 복음성가가 주를 이룬다. ‘구역식구들이 찬양을 좋아한다’는 구역장의 귀띔처럼 30분간 찬양이 이어진다.

10:50=구역예배의 핵심, 말씀이다. 이 순간은 성경공부라기 보다는 삶을 나누는 시간이다. 신앙을 점검하고 확인하는 자리이다. 따라서 구역장의 일방적인 설교가 아닌, 모두가 함께 참여한다. 구역식구들이 전도한 두명의 새댁을 위한 배려도 뺄 수 없는 요소. 구역장은 새댁들에게 성경 찾는 법부터 시작해 본문을 쉽게 풀어 준다.

11:10=다짐의 시간. 구역식구들은 서로의 기도제목을 나눈다. 누군 오늘 말씀에 비춰 자신의 믿음 없음을 고백한다. 외아들 교육 때문에 부부싸움이 잦은 지홍이 엄마는 가정의 화목을 간구하면서 눈물을 흘린다. 새댁인 예빈이 엄마도 조심히 입을 연다. “시부모님이 방학 기간 중에 저희와 함께 지내요. 그런데 너무 힘드네요. 그리고 육아로 남편과 사소한 갈등이 있습니다. 가족을 더욱 사랑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11:40=‘기도합주회’가 시작한지 30분이 지났지만 끝날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그만큼 구역식구들 간의 사랑이 뜨겁다는 반증이 아닐까?

11:50=마무리 기도. 구역장은 구역공과 에 쓰여 있는 ‘교회 공동 기도제목’을 놓고 기도하자고 말한다. 구역이라는 공동체와 교회의 긴밀함을 보여주는 순간이다.

12:00=만찬. 2시간 가까운 구역예배가 끝남과 동시에 풍성한 식탁이 기다리고 있다. 이 자리는 먹거리의 풍성함보다는 구역원들의 끈끈함과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넉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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