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 수준·특성 맞는 소모임으로 업그레이드

‘구역모임’은 고유명사에서 시작돼 보통명사로 통용되고 있는 용어다. 구역 개념의 소모임의 기원은 국외와 국내의 경우로 나눠 볼 수 있다. 감리교회의 경우, ‘속회’라 하여 지역별로 신자를 묶어 기도 모임을 갖는 전통이 있었다. 한국 교회 초기 역사를 보면 가정 단위로 예배와 전도활동을 가진 바 있다. 이후 여의도순복음교회가 급증하는 교세를 감당하기 위해 시작한 구역예배는 한국 교회 소모임의 상징이 되었다. 말 그대로 설교 재전달의 장이 되어 목회자의 리더십을 유지시키고 그로인한 수월한 연동을 가능케 했다.

이후 한국 교회의 소모임은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교인들의 교육수준이 올라가고 의식이 신장되자 설교를 답습하는 차원이 아닌, 양육 시스템의 단계로 업그레이드된다. 즉 제자훈련을 위한 소그룹 등장이 그것으로 여성·지역 일변도인 구역예배에 비해, 제자훈련은 연배·종사·업종·성별 등 특성화 그룹이란 큰 차별성을 갖고 있다. 제자훈련은 구역개념을 신자 개개인의 질적 향상(리더)으로 보편화시키는데 기여하게 된다.

이후 다양한 모양의 훈련 시스템이 교회 안에 답습 또는 개량의 형태로 이어진다. 최근엔 구역시스템에서 제외된 ‘남성’을 위한 구역예배가 신설되는가 하면 생명성, 건강성을 강조하는 셀(Cell), G12 등 외국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경우도 또 다른 트렌드가 되었다. 가정의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가족 단위로 소모임(목장)을 갖는 교회들도 크게 늘고 있다.

“구역으로 대별되는 한국 교회 안의 소모임(소그룹)은 시대와 교회의 여건, 특히 구성원들의 수준과 특성에 따라 다양하게 발전해 왔습니다.”

한국소그룹목회연구원 이상화 목사의 말처럼, 한국 교회의 구역은 목회현장의 필요를 구체적으로 반영해 왔다. 그래서 특정 프로그램이 절대적이다라는 식의 관점은 지양하고 통전적인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충고한다. “종교사회학적으로도 현대인들은 관계가 절연된 시대에서 힘겹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교회가 구성원들의 특성을 잘 살펴 소모임을 활성화해야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측면에서도 큽니다.”

최근 한국 교회의 소모임은 신자가 마음을 열고 대화할 수 있는 관계의 장이 되기 위해 변모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운동 취미 등을 함께 갖는 소모임처럼, 신자를 소모임으로 끌어들일 수 있게 하는 또 다른 소모임(환승시스템 transit system)도 늘고 있는 추세다. 아울러 누구나 언제든 참여할 수 있도록, 단계 위주의 훈련 시스템을 버리고 그 대신 느슨한 체계의 소모임을 선택하는 교회들도 점차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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