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적 모델'이란 확신 가지고 공동체 회복 비전 공유해야

▲ 이제 구역모임은 더 이상 예배장소 일뿐 아니라 나눔과 사역의 센터다. 한 교회 구역모임에서 함께 참석한 자녀들을 위해 기도해 주고 있다.

한국교회 부흥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구역모임이 변화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열정이 넘치는 구역장과 순종적이고 헌신적인 성도들로 대표되는 구역모임은 시대적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형식만 남아있는 구태의연한 조직으로 치부되고 있다. 구역모임 활성화 방안을 찾아 한국교회 부흥에 기여토록 하기 위해 기획을 마련한다.

<편집자 주>

많은 교회들이 교회 부흥의 방법을 외국에서 도입한 프로그램에서 찾는 경우가 많다. 특히 교회 침체의 위기의식을 느끼는 요즘, 한국교회에는 수많은 해외의 교회성장 이론과 신학이 인기를 크게 얻고 있다. 그러나 한국 교회 안에 교회 부흥에 필요한 제도가 감춰져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는 이는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 그것은 바로 1970년대를 전후 한국교회 부흥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던 구역모임(예배)이다.

셀 사역, D-12, G-12 등 수많은 소그룹운동들은 현대 교회가 놓치기 쉬운 성도간 교제와 삶의 훈련 등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이들 운동들은 과거 한국의 모 교회가 엄청난 성장을 한 배경을 탐구하다가 그 핵심이 구역조직이란 것을 발견하고 서구화시킨 것이다. 따라서 기존 한국교회의 자랑이었던 구역모임을 현대화시키고 본질을 회복시키는 작업을 통해 구역모임을 변화시키는 것이 오히려 우리에게 적당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오늘날 적지 않은 교회에서 구역예배는 없애기는 곤란하고, 있어도 목회자나 성도들에게 부담이 되는 조직으로 여겨지고 있다. 구역예배 참여인원은 주일 오전 예배 인원의 10~30% 남짓하다는 추산도 있다. 흔히 구역모임하면 구역예배란 단어가 떠오른다. 나이 지긋한 권사님이 큼직한 가방을 옆에 내려놓고 빽빽한 교리 설명이 담긴 구역공과와 성경책을 들고 말씀을 전하는 모습을 생각할 수 있다. 주일예배와 그리 다르지 않은 순서이며 주일예배의 약점인 교제와 훈련을 삽입하지 못하고 있다. 성도들로서는 참여하자니 고리타분하고 참여하지 않자니 앞으로 교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지 못할 것 같아 염려가 된다.목회자로서도 구역모임을 이러저러하게 변화해보려고 하지만 단기간에 효과가 나타나지도 않고 또 적당한 평신도 지도자를 찾기도 만만치 않아서 중도 포기하게 된다.

따라서 구역모임의 장점은 살리되 현재와 같은 구태의연한 내용은 확 바꿔야 한다. 구역모임이 바뀌어야 할 첫 번째 이유는 시대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과거의 속회는 농경사회에 맞는 구조였다. 과거에는 열정만 가지고 구역을 이끌 수 있었다면 오늘날의 구역은 구역지도자들에게 현 상황을 이해하고 구역을 이끌 수 있는 역량과 재료를 공급해주어야 한다. 시대변화에 따라 구역의 내면 뿐 아니라 외형도 바꿔야 한다. 실제로 요사이 구역예배는 여성들이 주도가 돼서 모이는 형태 뿐 아니라 남성들의 모임, 가족연합 모임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또 모임의 순서나 내용도 전통적인 예배라기보다는 선교단체의 성경공부 모임이나 친교모임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의 구역모임이 바뀌어야 하는 두 번째 이유는 구역을 교회의 본질이 아니라 프로그램으로만 보고 있기 때문이다. 구역은 단순한 교회의 산하 기구가 아니라 교회의 기초공동체다. [가정교회] 운동을 보급하고 있는 화평교회 최상태 목사는 {구역이 전락하고 퇴보되는 이유는 구역을 목회의 본질로 보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최목사는 {기초 공동체인 구역이 약해지니 한국교회가 건강해 질 수 있겠는가?}라면서 {기초가 든든해야 건물이 굳건히 설 수 있듯이 교회가 건강하려면 구역이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구역모임은 큰 공동체인 공예배에서 할 수 없는 주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진지하고 솔직한 개인적 나눔과 치유이며, 새가족 친화의 중요한 통로로서의 기능이다. 또 성도 개개인의 은사를 활용할 수 있으며 깊은 교제를 가능케 한다. 물론 구역모임이 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 바로 공예배와 교회의 주중 프로그램으로 실시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말씀, 교육, 훈련이 그것이다. 양자는 작은 공동체와 큰 공동체로서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구역모임을 교회의 주요한 공동체로 의식하고 교회성장과 건강한 교회 상을 이뤄가는 교회들이 늘고 있다. 물론 하루아침에 결실을 거두게 된 것은 아니다. 내적으로 목회자가 분명한 소신을 가지고 수년 또는 십여 년 이상의 시행착오를 감수하는 노력이 있었다. 외적으로는 구역모임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공예배 시간마저 조정하는, 정말 교회의 근간을 흔드는 일만 아니라면 어떤 것이든 시도해 보려는 노력이 있었다. 그러나 일단 구역모임이 교회의 근간으로 자리 잡았을 때 교회에 끼친 영향력은 적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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