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한국사회와 기독교 (박영신·정재영 지음/한들출판사)

글쓴이 둘 다 그리스도인이자 사회학자다. 그리스도인과 사회학자, 둘은 참 어울릴 것 같기도 하고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날선 비판이 가혹하기까지 한, 그렇지만 결코 성마른 비난이 아닌 이 책은 긴장을 풀지 말고 읽어야 한다. 박 교수는 한국 전체로 보면 산업화 과정에도, 사회 여러 구석들의 조직 원리를 보더라도, 우리를 움직여 온 것은 [가족주의]라고 지적한다. 아무리 좋은 말로 위장해도 가족주의는 우리 사회가 보편의 가치를 지향하고 초월의 영성에 추구하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도록 하는 가장 큰 올무이다. 보기는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다. 한국 교회가 보편적이고 초월적인 복음의 가치에 따라 살고 있는지, 교회마다 [가족]의 울타리를 치고 그 안에서 자족하고 밖을 돌아보지 않고 있는지, 정직하게 대답해 보면 된다.

정재영 교수도 이러한 비판의 연장에 서 있다. 정 교수는 한국 교회의 성장을 곱게 보지 않는다. 그는 우리 사회에 개인들의 관심과 삶의 중요한 부분이 사적인 영역에 집중되어 있다고 비판한다. 이것이 또한 한국 사회의 특수성과 맞물려 가족주의라는 집단이기주의를 낳았다고 지적한다. 이 연장선에서 그는, 자신과 가족의 축복, 그것도 오로지 물질의 축복만을 비는 데서 초월하지 못한 개인들의 욕구와 필요에 가장 잘 적응한 교회들이 한국 교회 성장의 부인할 수 없는 자화상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박영신 목사(그는 목사이기도 하다)의 덧붙여 실은 설교 한편이 많은 이야기를 대신 한다. 어느 신학교 개교식에서 학생들에게 한 이 설교에서 박 목사는 {세상을 본받지 말로 새롭게 변화를 받으라} 했던 바울의 권면(로마서 12:1-2)을 들어, 오늘 우리에게 {경직된 교파의 구획과 답답한 칸막이를 어물고 우리 모두 참된 변화를 일굴 하나님의 일꾼이 되라} 권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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