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명희 시인, 거동조차 힘든 상황에서 혼신의 작품 활동

{공평하신 하나님이 나 남이 가진 것 나 없으나… 나 남이 없는 것 갖게 하셨네} 복음송 <나>의 작시자, 도저히 하나님을 찬양할 수 없는 여건 속에서 [공평하신 하나님]을 찬양하여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준 영성시인 송명희. 한동안 집회와 작품 활동을 지속하다가 몇 년 전부터 활동이 뜸해진 송 시인을 찾았다. 현재 송 시인은 건강 악화로 거동조차 할 수 없는 정도다.

서울 수서동 자택, 휠체어에 앉아 있던 송 시인은 현관문이 열리자 온 몸으로 반가움을 표시한다. 몇 해 만에 부쩍 쇠약해진 모습이다. 10년 전, 집회를 다니며 간증할 때는 의사소통도 원활히 되는 편이었는데, 지금은 말 한마디를 뱉어내기 위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에너지를 모아야 한다.

{10년 전, 집회 가던 중 비포장도로에서 목 디스크가 왔어요. 그 이후부터 몸을 가누지 못하기 시작하더군요. 요즘은 누워서도 뒤척거릴 수가 없어 다른 사람이 뒤척이는 것도 도와줘야 해요.}

설상가상으로 송 시인의 발이 되어주던 아버지는 4년 전 위암 수술을 했으나 암세포가 다른 장기에 모두 전이되어 현재 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입이 되어주는 어머니는 송 시인을 부축하다가 팔이 부러지고 허리 디스크까지 걸렸다.

{우리집은 지금 종합병원이죠}라고 말을 뗀 송 시인은 그러나 {이스라엘의 40년 광야생활을 인도하듯이 하나님께서 우리의 하루하루를 인도하셔요}라는 믿음을 잃지 않았다. 막대한 치료비, 당장 감내해야 할 생계의 문제도 버겁지만 송 시인은 자신의 영성을 담은 시가 곡으로 쓰이지 않는 것이 가장 안타깝다.

삶의 시작을 뇌성마비라는 장애로 맞이한 송 시인은 자신의 장애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과 깊이 있는 만남을 통해 <나>, <예수 이름이여, 예수 이름을>, <다할 수 없는 하나님의 사랑>, <계신 주님>, <열어주소서> 등의 주옥 같은 곡을 한국 교회에 선물했다. 송 시인의 시가 한국 교회의 영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음을, 부인할 수 없다. 송 시인은 현재도 고통 속에서 온 몸을 비틀어 노트북 키보드를 누르며 작품을 쓰고 있다. 하루 빨리 송 시인의 영성을 담은 아름다운 시들이 좋은 곡을 만나 생명력을 얻길 바라본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