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회 참석자

신세원 목사(직전총회장·창신교회) / 박종순 목사(증경총회장·충신교회)
정성구 목사(목회대학원장·칼빈학회장) / 이규호 목사(현 부총회장·경주 구정교회)
한명수 목사(기독신문 주필·창훈대교회) / 손인웅 목사(바목협 회장·덕수교회)

본지는 예장총회(총회장:길자연 목사)와 예장통합(총회장:유의웅 목사) 분열 40주년을 맞아 2월 18일 분열의 현장이었던 대전중앙교회(최병남 목사)에서 양 교단 인사 6명이 참석한 가운데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좌담회에서는 현재 양 교단에서 추진중인 교류에 대한 평가는 물론 교류 확대 방안과 한국교회 연합과 일치를 위한 역할 등을 모색했다.'편집자주'

▲한명수 목사=지리적으로는 위치가 조금 달라졌지만 1959년 교단분열이라는 역사적 아픔을 갖고있는 대전중앙교회에서 양 교단의 화합과 일치를 위한 좌담회를 갖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양 교단 분열의 역사에 대한 오늘의 만남의 의미에 대해 박종순 목사님께서 말씀해 주시죠.

△박종순 목사=우선 이런 모임을 마련해주신 기독신문에 감사를 드립니다. 한국기독교사를 살펴보면 교회가 분열의 상처를 안을 때 마다 국가적으로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결국 교회가 자기구실을 다 못하면 국가도 시련을 겪게되고 고난을 당한다는 얘기일 것입니다. 양 교단이 분열된지 벌써 40년이 지나가고 있지만 분열의 상처를 다 치유하지 못해 아픈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기왕의 교단 분열을 기정사실로 인정한다면 오늘 우리는 형제교단으로서 가까워질 수 있는 접근점이 무엇인지 얘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양 교단이 서로 만나고 교단을 책임지고 있는 분들이 서로 만나는 것은 바람직한 일입니다. 하지만 제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교단이 하나로 된다든지 근시일내에 합동총회를 할 수 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저는 오늘 「천천히 확실하게」 논의를 해 나갔으면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좌담회에 참석했습니다.

▲한 목사=감사합니다. 다음에 신세원 목사님께서 말씀을 해주시죠.

△신세원 목사=59년 총회가 분열되고 남산 총신이 어려움을 겪을때에 제대를 앞둔 시점이었습니다. 제대를 한 후 신학교 선택을 놓고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양쪽에서 발표한 성명서를 많이 모았고, 신학생 입장에서 성명서를 분석해본 결과 상당히 오래전부터 분열의 원인이 내재해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40년이 지나오면서 느낀점은 양 교단이 주장하는 이론에 나름대로 특색이 있음을 느꼈고 이런 특색으로 인해 박종순 목사님 말씀대로 양 교단이 갑자기 합한다는 것은 힘들어 보입니다. 다만 3·1운동 당시 교파를 초월한 독립운동과 한국전쟁때 부산 초량교회에서 가졌던 구국기도회처럼 양 교단이 등을 돌리지 말고 힘을 합해 국가의 어려운 문제를 놓고 기도하고 협력하는 방안은 현시점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이밖에도 국민의식 개혁운동 등 함께할 수 있는 일은 많이 있을 것입니다.

▲한 목사=양 교단에 있어 3000만환 유용사건과 경기노회 총대문제 그리고 에큐메니칼운동 등이 분열의 원인으로 작용했는데, 이러한 문제에 대해 신학자이신 정성구 박사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는지 말씀해 주시죠.

△정성구 목사=이번 대화모임은 주님의 교회가 하나되고 본래 성경적인 목표를 향해서 대화를 나누고 서로가 배우고 협력하는 일을 위한 하나의 좋은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의 자기반성과 회개가 선행돼야 합니다. 분열 당시 문서를 살펴보면 분명히 신학적인 문제만 있었던 것은 아니고 여러 가지 복합적인 문제가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거기에 대해서 선배들이 분명한 자기반성과 회개를 말씀해 주시면 좋겠지만 지금이라도 서로가 부족했던점 잘못된점을 내놓고 반성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우리가 진정한 형제교단으로서 나가려고 한다면 그런 것 까지도 서로가 인정을 해야 좀더 가까워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 목사=통합측 교단 입장에서 이규호 부총회장님께서 말씀을 해 주시죠.

△이규호 목사=분열당시의 원인을 놓고 이제와서 책임을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현상태 속에서 양 교단이 좀더 가까까이하고 합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먼저 양 교단이 교단 내부의 반발없이 추진할 수 있는 사업들을 모색해 시행하면서 한국교회는 물론 한국사회와 국가에 공헌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인가 하는 공동적인 문제를 찾아서 협의하고 협력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한 목사=우리 교단안에도 영성그룹과 갱신그룹이 있습니다. 통합측 총회에서 예장바른목회실천협의회를 이끌고 계시는 손인웅 목사님께서 교회정화나 갱신 차원에서 양 교단의 교류움직임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말씀해 주시죠.

△손인웅 목사=교회 갱신과 일치문제는 언제든지 같이 병행돼야 하는 운동입니다. 먼저 대전제로 교회분열에 대한 참회운동이 있어야 합니다. 본래 주신 하나의 교회를 인정하고 회복하는 것은 회개를 전제로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일치의 가능성이 높아질 것입니다. 지금 이 때에 양 교단이 서로 만남의 자리를 마련하고 확대해 나가는 것을 저는 성령께서 하시는 강력한 운동으로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 거기에 복종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부르 마르트가 종말적인 상황에서의 교회의 대처 방안으로 제시한 「기다리며 서두르며」라는 얘기는 양 교단 연합과 일치운동에도 중요한 주제가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오늘과 같은 이러한 자리가 역사적으로 아주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한 목사=사실 양 교단의 연합운동은 양 교단 뿐만 아니라 한국교회 연합운동에도 상당한 의미를 부여할 만한 일이라고 보는데 이러한 연합운동에 대한 전망과 대안을 신 목사님께서 교단적 입장에서 먼저 말씀해 주시고 이어서 박 목사님께서 말씀해 주시죠.

△신 목사=현재 진행중인 양 교단 교류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지금의 체제나 성경관에 상당한 거리가 있다고 보여지고, 합동이라는 것도 교단의 기질상 어려울 것으로 보여집니다.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가능한 면에서 양 교단이 서로 합하고 대사회적인 문제와 국가적인 문제 그리고 통일문제에 대해 서로 협력할 부분은 분명히 있다고 봅니다. 특히 통일문제에 있어서 북한교회 재건 문제는 교단간 대화가 있어야 낭비와 경쟁을 막을 수 있고, 그런 차원에서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는 분명히 있어야 합니다.

△박 목사=양 교단 교류는 참 고무적인 일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오늘 이 자리는 양 교단 교류의 진로를 모색하고 방법을 논의해 보자는 긍정적인 자리이기 때문에 일차적으로 연합하는 일에서 몇가지 제안을 해보고자 합니다. 우선 교회를 수호하는 일에 힘을 합하면 좋겠습니다. 이단의 도전과 정치권력의 도전으로부터 한국교회를 수호하는 일에 힘을 합해야 합니다. 또한 강단교류를 포함한 상호교류의 문턱을 낮추고 같은 신앙을 고백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서로 교류하면서 차이점은 극복해 나가야 합니다.

▲한 목사=수년전 양 교단간 추진됐던 교류는 통합측에서 여성안수 문제가 가결되면서 대화의 단절로 이어졌습니다. 이런한 예에서 볼 수 있듯이 현재 양 교단 교류는 살얼음판을 걷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는 항상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한국교회는 가톨릭이나 불교와는 달리 한기총과 NCC라는 양대 연합기관이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박 목사님께서 교회 수호차원과 그외 연합사업을 위해 대화하고 연합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이점에 대해 정 목사님께서 종합적으로 평가해 주시죠.

△정 목사=교단이 서로 대화하고 일치점과 공통점을 찾기 위해서는 정치적인 구호는 안되고 두가지가 분명해야 한다고 봅니다. 하나는 우리 모두가 장로교회라는 점을 생각해야 하고 두 번째는 우리 모두다 요한 칼빈과 그 후학들이 이뤄놓은 개혁주의 신학과 신앙에 철저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교단을 떠나 종교개혁자 요한 칼빈의 하나님의 영광과 주권을 높이는 신학, 오직 하나님의 말씀만이 우리 신학과 신앙의 유일한 표준이 된다는 분명한 성경관과 역사주의 개혁신학에 충실해 지고 그것이 근거가 된다면 교단간의 특징적인 차이는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 공통점을 찾고 이해하는 작업이 선행돼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 목사=통합측은 인권운동이나 사회운동에 강한 면을 보이고 있지만 복음적이고 보수적이고 개혁적인 면이 분명히 있는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합동측의 경우에는 5, 6공을 지나면서 인권운동이나 사회운동 면에서 부끄러운 면이 없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복음전달이나 교회부흥에 열심인 긍정적인 부분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양 교단은 신학적인 문제 이외에도 차이점을 보이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런 문제들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박 목사님이 말씀해 주시죠.

△박 목사=앞으로 양교단이 합동 논의를 위해서는 신학교 문제 신학문제 교단의 정치 조직 등 해결해야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그렇다고 서로 등돌리고 살아야 할 이유 또한 없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성경·찬송을 쓰고 있는데…. 합동측도 여성안수 문제가 아니더라도 상당한 반대를 무릅쓰고 가결될 문제가 나올 수 있올 것으로 봅니다. 우리 교단도 여성안수가 통과되기까지 60년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반대의견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있습니다. 21세기를 맞는 역사적 선상에서 형제교단으로써 우의를 돈독히하고 공통분모를 찾는 작업이 계속돼야 할 것으로 믿습니다. 이제 양 교단은 서로의 공통점을 찾아 교류를 확대하고 한국교회 연합과 일치를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목사=제가 예장개혁 합동총회에 축사를 하러 간 일이 있습니다. 그날 총회에서 정규오 목사가 격려사를에서 신학과 성경관이 같은 교단들이 분열된 것이 가슴아프다면서 자신을 가르켜 분열의 책임이 가장큰 죄인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이런 모든 일을 회개한다고 선언하고 분열의 원흉인 자신을 용서해 달라고 해 박수를 받은 일이 있습니다. 신학과 성경관이 같은 교단끼리 하나의 교단을 형성하고 신학교나 정치제도는 현체제를 그대로 인정하는 1교단 2∼3체제도 한 번 생각해볼 만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해서 대사회문제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낸다면 영향력은 극대화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급진적인 교단합동을 서두르기 보다는 점진적인 합동을 추진해야 한다고 봅니다.

△신 목사=저는 개인적으로 양 교단이 하나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다만 수년전부터 양 교단이 서로 돕고 상부상조 하자는 것이 대체적인 분위기인 것으로 압니다. 하지만 양 교단이 이런 운동을 하면서 아무 철학없이 무의미하게 일을 추진하는 것과 반드시 내때에 교단합동을 이루어 내겠다는 공명심은 버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단을 이끄는 리더에게 필요한 것은 한국교회를 사랑하는 뜨거운 마음입니다.

△손 목사=요즘 시대는 고객주의 시대입니다. 우리 교회는 회중 즉 교인들의 의사를 존중해야 합니다. 이는 결국 하나님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과 같다고 봅니다. 기독신문의 설문조사 결과를 봐도 하나의 교회로 교회연합과 일치로 나가야 한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는 교회의 연합과 일치는 하나님의 뜻임과 동시에 모든 성도들의 요구라는 사실입니다. 양 교단 교류와 일치를 위해 신학생간 정기적 교류의 장을 마련해 주고, 나아가 신학교 교수나 여전도회 남선교회 등 평신도들이 연합운동에 동참 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해야 합니다. 연합운동은 하향식 보다는 상향식 운동이 돼야 성공률이 높다고 봅니다. 양 교단이 함께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작업을 추진해 나간다면 장로교회 이름으로 2체제 3체제라도 언젠가는 기구적인 통합도 가능하리라 봅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유의웅 총회장이 주장하고 있는 장로교연맹도 함께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목사=손 목사님께서 양 교단 교류를 위해 비교적 구체적인 방안들을 제시해 주셨는데 정 목사님께서도 나름대로 생각하고 계신 방안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죠.

△정 목사=한국교회는 너무나 비성경적 비개혁적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개혁이라는 본 뜻은 새롭게 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서 새로워지는 것입니다. 우리 장로교회는 어떤 교단이든지 칼빈주의사상으로 돌아가야 하나될 수 있다고 봅니다. 인간의 전적 타락을 인정하고 어떤제도 어떤 기구까지도 하나님앞에 죄인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서 일치와 연합운동이 시작돼야 합니다. 오직 성경, 오직 믿음, 오직 은혜로 된다는 확실한 개혁주의 신앙위에서 출발한다면 기구적인 통합은 하나님께서 때가되면 어떤 모양으로든지 열매맺게 해 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한 목사=말씀드리기 조심스럽지만 몇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목사님께서 말씀하신 것 중에 결코 9개 교단의 합동을 과소평가하거나 평가절하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정규오 목사 자신이 한국교회 분열의 원흉이라고 생각한다면 정 목사는 그 자리가 아니라 합동측에게 말해야 한다고 봅니다. 또한 통합측과 한경직 목사님께는 대단히 죄송하지만 한 목사님께서 63빌딩에서 템플턴상을 수상하실 때, 신사참배에대해 자숙한다고 해서 상당히 그 자리가 엄숙해졌던 일이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때 투옥되고 순교한 사람들앞에 해야할 말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 우리 합동측에서는 5, 6공이나 박정희 정권때 3선개헌에대해 교단적으로 결의한 것은 아니지만 증경총회장을 위시해서 많은 사람들이 지지성명을 발표한 일이 있습니다. 교단적으로 참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목사님들께서 오늘 말씀중에 교단의 결의를 거치지 않은 총회장 개인의 친분에 의해 교단 교류가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을 하셨는데 저희 총회의 경우 총회 전에는 정책위원회에서 긴급한 사항은 결정해서 시행하도록 되어있고, 양 교단 연합기도회 문제 등은 정책위원회에서 공식적으로 결정한 사항임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때문에 현재 추진중인 양 교단 교류는 교단적 결정입니다. 혹 오해가 있을 것 같아서 말씀드렸습니다. 오늘이 시발은 아니지만 양 교단의 발전과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위해 이런 대화모임이 계속되고 중단없이 발전됐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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