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은 우리 혈액 속 노폐물을 걸러내는 일을 합니다. 이 신장이 제 기능을 못하면 몸에 노폐물이 쌓여 생명까지 위험하게 됩니다. 그렇게, 투석기에 매달려 힘겹게 하루하루를 이어가야 하는, 신부전을 앓는 이들이 우리 이웃에 참 많습니다. 건강한 신장 한쪽만 있으면, 이들도 여느 사람들처럼 일도 하고, 삶의 작은 행복들도 누릴 수 있습니다. 

시각 장애인 가운데 각막만 이식받으면 이 아름다운 세상을 볼 수 있는 이가 2만 명이라고 합니다. 내 육신 흙으로 돌아가기 전에, 아주 작은 각막 하나 나눠주는 것인데도 그 일로 어떤 이가 빛을 찾고 삶의 기쁨을 누린다면, 이 얼마나 좋은 일이겠습니까.  

백혈병 같은 혈액 암에 걸린 이들에게는 골수이식만이 거의 유일한 생명의 희망입니다. 그런 이들이 해마다 2000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런데 핵가족 시대이고 보니, 가족에게서도 맞는 골수를 이식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골수이식은 유전자형이 일치해야 한다고 합니다. 형제자매 사이에 일치할 확률은 4명의 1명꼴로 높은 편이지만, 비혈연 사이에서 일치할 확률은 5만 명에 1명꼴로 아주 희박하다고 합니다. 알지 못하는 어떤 이에게 내 골수가 적합하다는 판정이 나온다면, 그것은 차라리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특별한 은혜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내게 주신, 놀라운 은혜 말입니다.

신장 한 쪽, 각막 한 겹, 골수 조금 나누는 것, 그리 큰일도 아닐 것입니다. 그런데 이웃의 딱한 사정에 마음은 아파하면서도 선뜻 실천에 옮기지 못했던 게 우리들이지요.

십자가의 죽음으로 모든 것을 나눠 주신 우리 주님을 생각하는 고난주간에, 다시 사시어 부활의 참 소망 되신 우리 주님을 찬양할 부활 주일을 앞두고, <기독신문>이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와 함께, 앞으로 1년 동안, 우리 모두의 아주 작은 실천들을 모아내는 일을 시작합니다. 장기기증, 이웃과 나눌 수 있는 가장 작은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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