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히브리어 사전의 살아있는 전설 '게제니우스 히브리어 사전'이 우리말로 나왔다. 

 
'게제니우스 히브리어 사전'은 현대 히브리어 사전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빌헬름 게제니우스(Wilhelm Gesenius)가 1810년경에 독일어로 처음 출간한 사전으로, 그의 사후에도 여러 번 개정, 번역, 재출간되어 두 세기가 지난 지금도 여전히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번에 나온 우리말 <게제니우스 히브리어 아람어 사전>은 '게제니우스 히브리어 사전' 제17판을 원본으로 했다. 1915년 발간되고 1962년 재판이 나온 제17판은 완간까지 아직 10년은 더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이는 제18판을 빼고는 가장 최신판이다. 한국 성서학도들이 잘 알고 있는 'BDB 히브리어 사전'도 이 '게제니우스 사전'의 영어 번역판을 기초로 브라운(B)-드라이브(D)-브릭스(B) 세 사람이 편집한 것.
 
우리말로 옮긴 아주 믿을 만한 성경이 있다고 치자. 우리가 구약이든 신약이든 성경을 그것이 기록된 원래의 언어(히브리어나 헬라어)로 읽지 못할 바에야, 굳이 영어든 독일어든 제2외국어로 읽어야 할 이유가 어디에 그리 크게 있을까? 어휘의 미묘한 차이까지 고려해야 하는 전문 성서학자들이야 비교연구를 위해 때로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대한성서공회 총무 민영진 박사(구약학)는 "한국어로 성서신학을 하는 이들은 비록 독일어나 영어로 히브리어를 배우고 어느 정도 실력을 쌓았다 하더라도 그것을 일단 한국어로 표현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가능성과 "한국의 성서학도들이 독일어나 영어를 통하지 않고 한국어로 직접 히브리어를 배울 수 있고, 또 그렇게 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게제니우스 히브리어 아람어 사전>이 확인시켜주었다고 이 사전을 추천하며 말했다. 
 
불행히도, 이 당연한 생각을, 학문의 사대성과 선진 의존성에 길들여진 우리는 아직 제대로 인식조차 못하고 있다. 이참에, 제2외국어라는 매개를 거치지 않고 구약성경의 어휘를 우리말로 바로 옮긴, 신뢰할만한 히브리어 사전이 나올 그날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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