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만큼 주택에 집착을 가진 민족도 아마 드물 것이다. 등 따숩고 배불러야만 우선 안심할 수 있다는 잠재적 사고가 아직도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주택 문제는 항상 토지와 함께 「전쟁」에 비유되어 경제면 머릿기사로 장식될 때가 많다. 어느 지역이 경제적 조건이 좋다느니, 살기가 쾌적하다느니 하는 예가 바로 그런 것들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주택난은 얼마나 심각할까?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주택 보급률은 1997년 기준으로 92%에 이른다. 충남이 121.9%로 가장 높고 서울이 71.4%로 가장 낮다. 그러나 이는 주택 수와 주택이 필요한 일반 세대 수의 단순 비율을 나타내기 때문에 수치상의 의미는 있을 지 몰라도 실제적인 면과는 다소 거리가 멀다.


예를 들어 1994년에 발표된 폐광 도시인 태백시의 경우 120.2% 사북, 상동의 경우 142.3%, 230.7%로 발표되었는데 이들 대부분의 집들은 광산 막사로 사람이 살 수 없는 빈 집들이다. 거기다 1가구 다주택 소유의 경우도 많아 단순히 주택보급률만 가지고 주택난의 실상을 제대로 파악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얘기다.


한 지역에 얼마만큼의 가구가 자기의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자가 주거 보유율은 1960년대 이후 계속 하락하고 있다. 1995년 현재 자가보유율은 53.3%로 전체 가구의 절반 가량이 남의 집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전남이 74.5%로 가장 높고 서울이 역시 39.8%로 가장 낮다.


주택산업연구원에서 발표한 조사보고서에 의하면 결혼 후 처음으로 내 집을 마련하는데 걸리는 기간은 평균 8.0년이며, 이때까지 평균 이사횟수는 4.5회로 조사되었다. 특히 전체 가구의 약 20%가 단칸방에 살다.


한편 내 집 마련에 소요된 총 비용은 7702만원으로 이중 69.9%인 5381만원을 자기 자금으로 충당하고 나머지 30.1%는 타인 자금으로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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