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춘씨는 지난해 10월 뜻하지 않게 기쁜 편지를 받았다. 한국이웃사랑회 회원으로 케냐에 있는 한 아동을 후원해왔는데 그 아동으로부터 감사의 편지를 받은 것이다. 형식적인 편지가 아니라 그간 유춘씨가 매월 보낸 선물금(후원금 이외의 지원금)을 꼬박꼬박 모아 재봉틀을 마련했다며 미래에 대한 희망을 담은 소식이었다.


『사랑하는 유춘 언니에게. 저는 이웃사랑회가 운영하는 지라니 기술학교에서 옷만드는 기술을 익히고 있는 말로바예요. 언니가 보내주신 후원금으로 신품 재봉틀을 구입할 수 있게 돼서 매우 기쁩니다. 제 희망은 앞으로 열심히 노력해 누구나 입고 싶어하는 훌륭한 옷을 만드는 거예요. 하나님의 은총이 언니와 함께 하시며, 저도 언니처럼 우리 사회와 저처럼 어려운 사람들에게 힘이 되도록 기도하겠습니다. 97년 10월 13일 베아뜨리체 말로바로부터』


유춘씨도 답장을 보냈다.


『보고싶은 말로바에게. 보내준 사진을 받고 좀 이른 뜻밖의 크리스마스 선물인 것처럼 반갑고 고마웠어. 사실은 거의 잊어버리고 있었거든. 재봉틀을 마련했으니 이제 좋은 기술을 익히고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바래.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직접 고른 선물이 아니라 돈만 보낸다는 게 좀 미안했지만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즐거운 크리스마스와 좋은 새해 맞이하기를. 97년 12월 16일 유춘.』


나라도 피부색도 언어도 다른 유춘과 말로바. 그러나 이제 그들은 기도의 끈으로 가족처럼 연결돼 사랑을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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