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가 변하고 있다. 이루지 못한 백제의 꿈을 젊은 기독교인이 되찾으려는 양 이들의 전도열정이 하루가 다르게 매우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원래 익산시는 이리시였다. 3년전 행정지명 변경으로 이리시와 익산군 일부를 합쳐 익산시로 바뀌었을 뿐이다. 지금도 어딜가든지 익산 지명 앞에는 구 이리라는 옛이름이 자상하게도 꼭 붙어 다닌다. 그 도시가 지금 예수열기로 시끌시끌하다.


익산시는 1977년 11월, 당시 이리역 폭발사고가 있기 전까지는 단순히 호남선, 전라선, 군산선 등 사방으로 길이 뚫린 「호남의 심장」이라는 교통요지로서 소개되었다. 기껏 덧붙인다면 귀금속 보석단지가 있는 소도시 정도로 치부되었던 것 또한 사실이다. 이리역 화물열차 폭발로 주변 반경 2킬로미터 안쪽 집들이 폭싹 주저앉아 죽거나 다친 사람이 1400명, 이재민만도 7000명이 넘었다. 폭발 덕분으로 어수선하고 시장속 같은 시내가 말끔히 단장되어 지금은 현대도시로서 손색이 없다. 폭발이 이곳 도시발전을 30년 앞당겼다는 얘기도 결코 허풍이 아님을 느낄 수 있다. 21년전 그 「폭발시」가 지금은 「예수폭발시」로 변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또다른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익산시를 생각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원불교다. 익산역을 시원하게 가로지르는 남북로를 따라 북쪽으로 4킬로미터쯤 가면 원광대학교가 나온다. 원광대 바로 옆에 원불교의 총본산인 원불교 세계총본부가 여기에 있다. 익산시 전체 종교 인구 중 70 퍼센트 이상을 원불교가 차지하고 있으며, 교육기관, 사회복지시설, 병원 등 원불교 재단이 세운 각종 기관을 빼놓고 익산시를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이러다보니 익산시 하면 원불교 하고 떠올리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원불교가 또아리를 틀고 들어서 있는 그곳에 기독교가 복음을 전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익산 지역의 복음화율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소개되고 있다.교회만도 익산 시내에 225개, 익산군에 183개가 있다.


그러나 이런 통계와는 달리 기독교의 영향력은 아직까지도 미미하다. 그곳에 젊은 기독교인이 중심이 되어 오는 12월 복음화 대회가 열린 예정이다. 가칭 「리바이벌 '98 익산」이라 이름지어진 이 대회는 익산 지역에 복음이 전래된 지 100년이 넘었지만 원불교의 위세에 눌려 연합으로 대규모 집회를 열어 본 적도 없었던 기독교계에 새로운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여 많은 이들이 벌써부터 긴장과 감동으로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물론 젊은이들만의 행사는 아니다. 익산 지역에 있는 모든 교회와 청년 대학부 그리고 캠퍼스에 있는 선교단체가 함께 참여하여 영적인 대각성을 통해 회개운동과 부흥운동을 일으킬 계획이다.


이 집회는 열린 축제를 표방하고 첫째날은 찬양팀과 대형 콘서트, 뮤지컬 드라마 등 문화행사 중심으로 전개되고 둘째날은 말씀과 기도의 시간으로 마련된다.


원불교라는 익산의 특수성상 기독교가 소극적인 개교회 활동에 머물렀지만 이번 리바이벌 대회는 익산의 영혼의 봄을 한층 가속화 시킬 것이라는 조심스런 평가가 벌써부터 들린다.


아무튼 21년전 당시 이리역 폭발로 도시의 발전이 30년 정도 앞당겨졌다면 이번 리바이벌 익산 대회는 영혼의 봄을 한 100년쯤 앞당길 것으로 보여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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