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학원과 군대를 가리켜 전도의 황금어장이라 얘기한다. 어디든지 그물을 잘 던지기만 하면 고기를 잡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표현을 쓰는 지도 모른다. 하지만 예외인 곳도 있다. 황금어장이 아니라 기름을 안고 불 속에 뛰어드는 그런 곳일 수도 있다.


너무 지나친 비약일지 모르지만 원광대학교 기독 동아리(써클)가 바로 그런 곳이다. 원불교 성지라 불러도 이의를 제기할 사람이 없는 그곳에 외롭게 복음을 심고 있는 그들의 활동은 정말 눈물겹다. 불교재단인 동국대의 경우 아직까지도 기독교 동아리가 한 곳도 등록을 못했다. 그러나 원광대엔 기독교 이름으로 등록된 동아리가 10곳도 넘는다. 등록치 않고 활동하고 있는 동아리까지 포함한다면 그 수는 훨씬 많다. 학교측이 너그럽고 관대해서만은 아닐 것이다.


현재 원광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기독교 동아리는 CCC(한국대학생선교회), ESF(한국기독대학인회), UBF(대학생성경읽기회), CMF, SFC, 네비게이토, DSM, DFC(제자들선교회), SCM 등을 꼽을 수 있다.


CCC의 경우 60년대에도 미약하게나마 활동은 해왔지만 1976년 본격적으로 사역을 전개하면서 많은 곡절을 겪었다. 초창기 총순장이었던 강인수 간사는 지나치게 복음 사역을 한다는 이유로 학교측으로부터 정학까지 당했으며, 익산시 모현동에 세를 내어 회관입주를 할 때는 다른 종교인으로부터 돌멩이 세례를 받기도 했다. 이들 CCC 회원은 「히브리 노예들」 마냥 학교 벤치 이곳저곳을 떠돌며 성경공부를 하고, 비가 오는 날이면 빈강의실을 찾아 숨죽여(?) 찬양과 기도회를 병행해 왔다.


캠퍼스에 푸른 예수의 계절을 심기 위한 그들의 노력 덕택이었는지는 몰라도 1987년엔 원불교 학교에 「예수」 영화가 상영돼 1200석이나 되는 학생회관이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정말 구름떼처럼 많은 학생이 몰리기도 했다. 지금 CCC는 원광대 뒤편 신용동에 예쁘고 아담한 자체 건물을 지어 캠퍼스 복음화 기지로 사용하고 있다.


1984년 원광대 학원복음화에 다소 늦게 출발한 감이 있는 SCM은 교내에서 추수감사절에 창작율동경연대회를 개최하고, 1990년엔 학교 대운동장에서 두란노 경배와 찬양을 유치하여 대학생은 물론 중고등학생까지 참여하여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키기도 했다. 학교측의 제지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ESF도 2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며 꾸준히 복음을 전하고 있다.


기독교 동아리의 이런 활동 등을 두고 최근 학교에선 유사단체의 동아리를 합병할 움직을 보이고 있어 격랑이 예고된다. 한 기독교 동아리 관계자는 『원불교 동아리는 2개 밖에 없는데 기독교 동아리가 폭넓게 사역을 전개하고 있기 때문에 다분히 기독교를 겨냥해 「구조조정」을 흘리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들 원광대 기독교 동아리가 이번엔 익산시 복음화를 위해 연합으로 나섰다. 어찌보면 「원불교시」에 정면 대응을 선포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익산시가 원불교 총본산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기독교가 크게 소리 한번 낼 수 없었지만 이번엔 다르다. 청년과 대학생들은 이미 개교회와 연대해 준비작업에 들어갔으며 익산시내 목회자들도 적극 협력하고 나섰다. 기독교의 정체현상 혹은 소극적인 복음사역에서 적극적인 방향으로 선회한 것이다.


『익산시는 원광대에서 출발합니다. 전체 학생 수가 2만 1000명인데 이는 시내인구의 10% 이상을 차지합니다. 이들의 소비패턴이 도시를 좌지우지하고. 문화를 주도해 간다고 볼 수 있죠. 원광대에서 무슨 행사가 있다면 시내가 들썩입니다. 마찬가지로 원광대 기독교 동아리와 익산 교회가 연합하여 복음집회를 실시하면 익산시는 들썩이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기도하면서 이렇게 익산시 복음화를 위해 준비합니다. 힘들고 어려워도 예수를 위해서라면 기름이라도 안고 불로 뛰어들겠다는 생각입니다.』


역시 한 기독교 동아리 책임간사의 얘기다.


준비된 원광대 기독 동아리의 움직임은 이제 학원이 아니라 도시전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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