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면서 지방으로 이사간 교회 후배가 있는데, 우연히 그 후배 어머니와 함께 차를 타게 됐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화제거리는 자연스럽게 아이에 관한 것이 됐고, 그 후배 어머니는 손주자랑 끝에 조심스럽게 고민거리를 털어놓았다.


아이가 이제 겨우 돌이 지났는데 이상하게 자꾸 혀를 깨물어 피를 내더니 급기야 피를 너무 많이 흘려 수혈까지 했다는 것이다. 버릇을 고치려고 달래기도 하고 야단도 쳤지만 소용없었고, 어디가 아픈가 해서 진찰도 받아봤지만 그럴만한 원인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한다. 온식구가 이를 놓고 고민한 결과 아무래도 아이가 영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 같아 기도를 받기로 했다며 함께 기도해줄 것을 부탁했다. 그후 자세한 이야기는 듣지 못했지만 아이가 많이 좋아졌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이런 예처럼 아이가 이상한 행동을 하거나 원인모를 병으로 아플 경우 아이에게 영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다시말해 사탄의 역사로 그런 결과가 빚어졌다고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 같다. 사실 아이는 육적으로나 영적으로 매우 연약하다. 그렇기 때문에 항사 이 영육의 강건함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


하지만 아이의 기질이나 체질은 무시한 채 문제의 원인을 무조건 영적인 것에서 찾으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물론 사탄의 능력에 의해 아이가 괴로움을 당할 수도 있다. 사탄은 무슨 짓이든 다한다. 그만한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예수님도 시험대상으로 삼을 정도가 아닌가.


그러나 아이는 태아 때부터 하나님의 보호를 받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시 139:14). 특히 하나님을 온전히 믿는 부모라면 아이의 영적인 문제에 대해 섣불리 오해해서는 안된다. 하나님은 모태에서부터 그 아이의 장부를 지으셨으며 또한 계속해서 돌보시기 때문이다.


특히 명심해야 할 사실은 아무리 사탄의 능력이 강하다 하더라도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다는 것이다. 이 세상의 주인은 하나님이시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사탄의 권세를 물리치셨다. 그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아이의 주인이시다. 생각만으로도 든든해 지지 않는가. <손근영 기자> (도움말:총신대 유아교육과 정갑순 교수)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