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부부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아마도 어떻게 하면 짧은 시간을 아이와 의미있게 보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일 것이다. 내 경우는 평소 말이 없는 편이지만, 아이에게는 되도록 말을 자주 하려고 노력한다. 이는 이야기를 들려줌으로 아이가 「바쁜 엄마」에게 친근감을 갖도록 하기 위한 일종의 자구책인 셈이다.


물론 아이는 아직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 하지만 그래도 퇴근해 돌아오면 아이를 안거나 업었을 때, 또는 우유를 먹일 때 그날 회사에서 있었던 일, 만난 사람들에 대해 간단간단하게 이야기해준다. 또 바람쐬러 바깥에 나가서는 날씨에 대해, 나무와 꽃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또 나름대로 호기심을 자극하며 질문도 하고, 아이의 옹알이를 해석(?)하는 식으로 서로 이야기한다. 그 일은 참으로 행복하다.


그중에서 우리 부부가 아이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 또한 하기 좋아하는 말은 『사랑한다』는 말이다. 아이를 가만히 껴안거나 쓰다듬으며, 또한 뽀뽀해주며 사랑한다고 말하면 아이는 그 뜻을 알아듣기라도 하는 것처럼 웃으며 좋아한다.


아이와의 대화는 피부접촉과 눈맞춤이 동시에 이뤄질 때 극대화된다. 아이가 정신없이 논다고 뒷통수에 대고 이야기하는 것은 좋지 않다. 아이와 눈을 마주보며 이야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보다 더 좋은 방법은 안아주고 쓰다듬으며 하는 것이다.


눈을 마주칠 때도 아이가 올려다보게 하는 것 보다는 부모가 아이의 눈높이에 맞게 키를 낮추거나 아이를 안아올리거나 높은 곳에 앉혀 가능하면 눈의 높이를 맞추는 것이 좋다. 눈을 보면 상대방의 감정을 알 수 있듯이 아이는 엄마와 아빠의 눈에서 사랑을 알고 느끼게 된다. 「눈높이 교육」이라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다.


이런 눈높이 교육이 잘되면 아이의 「정서탱크」 즉 이큐(EQ)가 풍부해지고, 언어발달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눈을 마주보고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한 또다른 이유는 하나님의 속성인 「지·정·의」 가운데 정(情)을 잘 길러줄 수 있다는 점이다. <손근영 기자> (도움말:총신대 유아교육과 정갑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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