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영규(의학박사·한림대외래교수)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천지에는 참으로 놀라운 것이 많습니다. 특히 감사한 것은 우리에게 여러가지 먹거리를 주신 것입니다. 먹거리를 보면 색깔이 다르고 맛이 다르고 모양이 다릅니다. 같은 콩 종류라도 여러가지 색깔의 콩이 있습니다. 또한 종류는 다르지만 과일과 곡물과 채소가 같은 색깔을 띠고 있는 것이 많습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우리의 건강과는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요?

서양 의학의 관점에서는 하얀 콩이나 까만 콩이나 칼로리가 비슷하고, 단백질·미네랄·비타민 등 그 구성물의 내용이 비슷하면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이해합니다. 그러나 동양 의학의 관점에서는 비록 같은 종류의 과일·곡물·채소라 하더라도 그 천연의 색깔이 다르면 영향이 미치는 장기(臟器)도 다르다고 생각하며, 다른 종류의 과일·곡물·채소라도 색깔이 같으면 같은 장기에 영향을 미친다고 봅니다. 예컨데 빨간 토마토와 빨간 고추는 모두 빨간 색으로 심장에 영향을 미친다고 봅니다. 그러나 빨간 토마토는 심장에 열을 식히고, 발간 고추는 심장에 불을 지핍니다. 그러므로 심장성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빨간 토마토가 좋을 것이고, 고추는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한편 심장이 약한 사람은 빨간 자두가 좋을 것이나, 검붉고 쓴 커피는 해가 될 것입니다. 이런 사람이 커피를 즐기려면 설탕과 크림을 타서 먹는 것이 좋겠지요. 메밀 냉면도 누른 빛깔이나 성질이 차서 위장이 튼튼한 사람이나 보통 사람은 여름에 즐겨먹어도 좋겠지만, 위장이 차고 약한 사람은 조심해야 합니다. 따라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노랗고 매운 맛의 겨자를 약간 치는 것이 좋지요.

이렇듯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것에서 그 빛깔과 모양과 향기와 맛과 성질이 다른 것은 모두 깊은 의미가 있으며 우리의 건강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체질과 환경에 따라 여러가지 적합한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되 조화와 중용을 이루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부분의 한약에는 노란 빛깔에 단맛을 내며 화평케 하는 성질인 감초를 주로 첨가합니다. 약방의 감초! 일종의 「피스 메이커」인 셈이지요.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화평케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임이요』(마5:9).

손영규(의학박사·한림대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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