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여개의 학교와 350만이 넘는 학생들로 북적이는 한국의 대학가는 이미 과포화 상태일런지도 모른다. 입학과 동시에 취업을 걱정하는 현실 앞에서 대학생활의 낭만이나, 지식인의 사회적 책임을 말하는 것은 구태의연하기도 하거니와 현실에 무지한 처사인 듯이 느껴지는 것이 2004년 신학기를 맞는 대학가의 모습이다. 각 대학마다 이제는 상당히 활성화되고, 보편화되어가는 기독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빠지지 않고 올라오는 강의가 ‘그리스도인의 대학생활’이다. 대학생이 되었으니 미래를 위해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과 신앙의 기초훈련을 튼튼히 받으라는 주문이 주종을 이룰 것이나 요즘 들어 강조되는 것이 하나 있다. 다름 아닌 이단문제이다.
일부 지방에서는 상당히 격렬한 충돌까지 있으면서 수년째 이어지는 이단집단들의 대학가 침투사례는 우리 모두에게 상당한 주의를 요한다. 광주를 중심으로 하는 전남지역의 대학과 대전지역 등지에서는 신천지 교회(무료성경신학원 등을 운영)가 일반 동아리에 대거 위장가입하여 동아리연합회를 장악하고, 기독동아리를 제명시켜버린 경악할 사태가 발생했다.
이들 학교에서는 기독 동아리방에 대한 인분테러와 물리적 위협 등 가히 상상치 못할 사건들이 있었다. 더 나아가 이들은 기독 동아리에도 몰래 자기 회원들을 잠입시켜서 지도부로 진출시키려 하기도 했고, 지역교회 내에 삼삼오오 편성된 회원들을 파견하는 기민함을 보였다. 다행히 이들의 명단이 유출됨으로써 이 지역 교회들은 신원을 대조해서 해당자들을 제명하는 조치를 밟을 수 있었다.
대전지역에서도 활동이 미약한 기독동아리 몇 군데를 선택하여 전략적으로 가입함으로써 이들의 이름을 도용해서 활동하려한 것이 밝혀져 해당 단체의 본부차원에서 지부해산조치를 취하기도 하였다. 박옥수 계열의 IYF란 단체의 경우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영어말하기 대회나 해외동포 국내초청행사 등을 통해 젊은층을 파고들고 있다. 이런 사례들이 최근 2∼3년 사이에 집중적으로 발생하였다.
크게 두 가지 양상을 띠는데, 첫째는 봉사 동아리의 형태를 빌어 전도하는 경우들이다. 과거 통일교 계열에서 국제학생회 등을 만들어 해외교류, 사회봉사 등을 내세운 것과 유사한 전략이다. 일부의 경우는 학술동아리나 댄스, 스포츠 등의 취미 동아리 외피를 입는 경우도 있다.
둘째, 기독교 동아리에 위장 가입하는 경우이다. 이는 기존의 단체에 정체를 숨기고 가입하면서 자기들의 단체로 회원들을 빼가는 식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자기 단체의 정체성을 모호하게 유지하면서 학내의 기독학생연합회나 연합기구에 참여하여 단체의 공신력을 덧입으려고 하는 경우로도 나타난다. 요즘 신규 학생사역단체들이 꽤 많이 생겼기 때문에 사람들이 생소한 틈을 타는 것이다. 대체로 이런 경우, 학생들이 뭔지 모르게 석연찮은 느낌을 갖고 정체를 문의해오는 경우들이 생기면서 정체가 노출된다. 의구심이 있을 때는 각 지역 학복협 사무국(www.kcen.or.kr) 등에 문의하기를 권한다.
그동안 다양한 학생선교단체들이 대학가에서 사역을 해왔다. 이들은 오랜 시간동안 활동을 하면서 교회와 협력관계를 확립하였고, 공신력 있는 모습으로 대학복음화의 첨병역할을 해왔다. 다시 한번 선교단체들이 분발하고, 한국 교회가 대오각성 함으로써 대학가에 새바람을 일으켜주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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