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수 목사(신반포교회)

최근 각종 경제지표가 호전되면서 사회 각 분야에서 기지개를 켜는 모습을 본다. 감사하면서 한편 걱정도 된다. 어려운 나날을 보내면서 방만했던 자화상을 반성하고 갱신의 기회를 가졌는데, 혹시 온전한 갱신을 이루기 전에 과거로 회귀할까 자못 우려가 된다. 실제로 곳곳에서 과거 회귀의 조짐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특히 교회에 관한 염려스러움이 생긴다. 짧은 역사 속에서 우리는 한강의 기적이란 표현 이상의 고속 성장을 이루었다. 그러나 90년대에 정체 내지 쇠퇴의 추세로 돌아서며 사실 불안한 양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더욱 불안했던 것은 세속주의, 물량주의 등 병리 현상이 교계에 터를 잡아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국가적 위기에 요나와 같은 행태를 보인 것이 교회였는지 모른다. 그러나 경제난국이 발생하고 그나마 다행인 것은 고난 가운데 교회마다 회개의 기도를 하고, 자기 갱신의 노력을 기울인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비록 헌금은 줄었지만 교인들이 이전보다 교회에 충실해지는 모습은 정말 감사한 일이었다.

그런데 혹시 근본적인 교회 갱신이 이루어지기 전에 또 다시 거품이 일고 있는 사회 분위기에 편승해서 그대로 주저 앉으면 어쩌나 염려가 된다. 바로 이때 우리 목회자와 교회는 갱신의 끈을 늦추지 말고 더욱 근본적인 갱신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본다. 과거에 교회성장이란 미명하에 성경적 신학적 근거도 없이 목회했던 과오를 인정하고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성경이 말하는 교회의 모습을 회복하고, 건강한 교회를 세워 가야 한다. 그런 가운데 다시 이루어질 교회 성장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교회성장이다. 비만은 결코 건강이 아니다. 과거 우리의 자화상이 비만이었다면 이제는 하나님이 기뻐하실 건강한 교회 건강한 성장을 추구해야 마땅하리라.

홍문수 목사(신반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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