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이라는 단어를 듣거나 생각하면 모락모락 김이 나는 떡시루, 새로 산 옷들, 맛있는 음식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넉넉한 마음이 있어 행복했던 시간들이 생각난다. 서로 불편했던 사람들도 쉽게 화해가 이뤄지고 마을 전체가 풍성해지는 명절은 그래서 늘 따뜻했다. 그래서 모두가 명절을 그리워하고, 명절이 되면 고향으로 고향으로 달려가는 것 같다. 크리스천 가정에도 명절은 소중한 절기이다. 가족이 함께하며 공통의 추억을 남기고 가족전통을 세워갈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신년 1월 1일에 하이패밀리에서 송길원 목사 가족과 함께 할 기회가 있어서 송길원 목사 부부에게 아이들이 세배를 하게 되었다. 명절에는 가족들과 함께 할 예정이었기에 신년에 세배를 나누었다. 세배를 마친 후 필자에게 허락하신 하나님의 선물인 세 아이들을 송길원 목사는 품에 안고서 마음껏 축복해 주었다. 아이들이 항상 큰 아빠라고 부르며 따르고 존경하는 분을 통해 아이들이 축복기도를 받게 된 것이다. 평소에 부모를 통해 받았던 축복기도가 아이들의 인생에 커다란 영향력을 미칠 것이다.
그렇지만 평소에 존경하고 좋아하는 분의 축복기도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은 또 다른 영적교제라고 생각한다. 부모뿐만 아니라 자신들을 축복해주시는 분들이 곁에서 자신들의 삶을 지켜보고 응원할 뿐만 아니라 삶의 모델들이 될 수 있다면 아이들에게는 더 없는 축복인 것이다. 명절에 부모가 자녀들에게 줄 수 있는 또 하나의 축복의 기회가 될 것이다.
언론에 보도되어지는 사건들의 이면에는 불행한 가족사가 자리잡고 있다는 것은 이제 상식적인 일이다. 병원 응급실에 근무하는 한 간호사는 명절이 되어지면 가족 간 불화로 다쳐 병원을 찾아오는 사람들을 간혹 보게된다는 것이다. 잘못된 가정문화는 가족불화와 가족살인으로 이어지는 지경까지 나아가고 있다. 이러한 시대현상은 핵가족이 가져다 준 병리현상중의 하나이다. 더불어 함께하는 삶의 소중함을 경험해보지 못한 자녀들이 문제가 생기면 극단적인 선택을 손쉽게 하고 만다. 자살과 범죄라는 문제해결방식을 손쉽게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서로를 축복하는 마음과 생각의 기회를 경험해 보지 못한 가정의 불행일 수 있다.
설날이 되면 자녀들은 누가 얼마의 세배 돈을 받았는지에 대한 관심이 크다. 그러나 명절에 자녀들에게 지급되는 세배 돈은 잘못된 물질관을 심어줄 수 있다. 그래서 이번 설에는 세배 돈만 주지말고 부모님의 사랑과 믿음의 축복을 자녀들의 삶에 담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세배 문화를 바꿔 올 설날에는 세배 돈을 주기보다는 축복기도를 해보자. 노년에 연약한 야곱에게 요셉이 자녀들을 데리고 와 축복기도 받았던 일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자녀들을 축복하는 것이야말로 가족모임에서 해야할 가장 중요한 일 중의 하나이다. 물질중심인 현대가정, 아버지는 승진 잘하고 자녀는 공부만 잘하면 된다는 기능중심적인 현대 가정에서 꼭 필요한 것은 가족 서로에 대한 축복의 마음이다. 축복하는 자리에서 축복받는 자리에서 서로를 바라본다면 세대차이를 극복하고 갈등을 사랑과 존경으로 변화시켜줄 것이다. 명절이 가족을 위한 날이라면 축복을 나누는 명절로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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