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이철우 의원의 과거 경력을 놓고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정면충돌하면서 정국은 다시 혼미해지고 있다.
지금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치고받는 싸움을 지켜보노라면 대체 이 나라 국회에 법과 절차가 있기나 한 건지 의심스럽다. 1차적인 책임은 한나라당에 있다고 본다. 이철우 의원은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지만 이미 판결된 형량대로 복역을 끝냈고 사면 복권되었다. 또 유권자들은 다수의 지지로 이철우 의원을 뽑아 국회로 보냈다.
그렇다면 한나라당은 무엇이 문제라고 하는 것일까? 지금도 이철우 의원이 간첩으로 암약하고 있다면 수사기관에 고발해야 할 것이고, 그게 아니라 아직도 주체사상을 신봉하는 듯 사상이 의심스러워 동료의원으로서 함께 할 수 없다면 국회 윤리위원회에 근거자료들과 함께 정식으로 제소함으로써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의 자격이 있는 지 가려달라고 요청해야 맞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소속 의원 개인이 본회의 5분 발언 시간에 나서서 ‘간첩으로 암약하고 있다’고 폭로하는 방식을 취했고, 그 다음엔 정치적 사회적 표현이지 법률적 표현이 아니라며 한 발을 빼는 등 애매하고 무책임한 모습을 보여 대단히 실망스럽다. 이것이 한나라당의 진지하고 심각한 공식적인 문제제기가 아니라 정략적인 색깔공격에 불과했다면 한나라당은 부도덕한 방법으로 국민의 국회를 더럽힌 데 대해 사죄해야 할 것이다.
작금의 이런 상황에서 국회의장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국회의원이 국회에 간첩이 있다고 소리치고, 반대편에서는 동료 국회의원을 간첩으로 내몬다고 아우성치는데도 입법부의 수장은 나서는 일도 하는 일도 없다.
의장으로서 당당히 나서 당대표들을 만나야한다. 그래서 이 사건의 조사와 규명은 국회의 의사진행과는 별도로 윤리위원회가 처리하도록 즉시 조치하고 임시국회는 임시국회대로 속히 정상화 시켜 맡은 직무를 수행해야 할 때이다.
새해 예산안조차 처리 못한 채 100일간의 정기국회 회기를 허비했고, 변칙통과 시도와 불법적인 의정 불참, 고의적인 직무기피가 횡행하는데도 그때 그때 나서지도 않고 파행의 책임을 묻지도 않고 못 본 척 넘긴 것이 오늘의 상황을 불러온 것이다.
또 하나 지적할 것은 이철우 의원 등에 대한 색깔과 명예훼손 시비는 1차로는 국회 안에서 싸우고 마무리되어야 하며 그 결과에 따라 법적인 절차를 밟아나가라는 것이다. 국회가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의사당 밖으로 나와 싸움이 무한확대 된다면 우리 사회 전체가 이념과 당쟁에 휘말릴 것이기 때문에 그렇다.
어쩌면 교회 안에까지 이런 이념투쟁이 번져올지도 모른다. 이 점에 대해서는 여당도 신중하게 대응하며 협조해 주기를 바란다. 도대체 국회 프락치 사건이라는 것이 몇 십년 전의 일이지 21세기에 이 나라가 그런 일에 휘말릴 수야 없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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