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부정 시험 때문에 온 나라가 충격에 빠졌다. 이에 한 교사는 아이에게 인격을 가르치지 못하고 점수 따는 기계로 교육한 자신을 지탄하라고 고백해서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교사의 고백을 보며 교회는 무슨 고백을 해야 하고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게 된다.
수능 부정 시험에 가담한 학생 중 교회에 다니는 학생은 없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며 교회 교역자나 성경 교사나 그리스도인 학교 교사는 무어라고 고백해야 하는가 라는 생각도 해보았다. 또한 그런 학생이 개인적으로만 수능 부정 사실을 고백했을 때 교회 교역자나 교사는 어떻게 반응을 할까 하는 궁금증도 가져보았다.
아마 걸리지 않았으면 그 교회 다닌 학생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고 하지 않았을까 싶다. 개인적 고백을 한 학생에게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고 다음에는 절대 그런 일을 하지 않는다고 다짐을 받아내는 정도로 그치지 않았을까 싶다.
이런 생각이 너무 교회를 스스로 비하하는 것이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렇지만 그것이 어쩌면 현 교회의 실상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떨치기는 어렵다. 이런 생각도 해 본다. 잘못한 학생을 끌고 가서 자백을 시키고 처벌을 달게 받도록 교회 교역자나 교사가 인도했을 때 과연 그 학생의 부모나 교회가 가만히 있을까라고 물어본다. 그에 대한 나의 대답은 가만히 있을 것이란 것이다.
이런 나의 생각이 그저 나만의 공상으로 그치면 좋겠다. 그러나 그것이 현실이라고 가정하고 생각을 펼쳐볼 필요는 있다. 왜냐하면 그런 상황을 상정하고 사고 훈련(mind training)을 하는 것이 실제 상황에서 행동을 할 수 있게 만들기 때문이다. 수능마저 부정을 저지르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이 시대적 풍조를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역전시켜야 한다. 그것은 주님을 믿고 따르는 자들이 마땅히 감당해야 할 일이다.
그렇다고 할 때 우리가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문제가 있다. 그것은 하나님을 내 공간으로 가두어 놓고 나만을 위해 일하게 할 수 있다는 잘못된 의식과 생각이다. 이런 의식과 생각은 깨우쳐 벗어던져야 한다. 하나님을 내 영역에 갇혀 있는 존재로 인식하고 행동한다면 우리가 믿는 하나님을 우상으로 전락시키는 일이다.
세계 속에 정의를 펴시는 하나님은 한 개인이나 민족의 공간에 머물러 있을 수 없다. 하나님은 아무리 당신의 백성이라도 하나님의 정의에 벗어난 개인이나 교회나 민족은 역사적으로 심판하신다. 이런 하나님의 역사적 심판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그는 하나님을 자기만의 공간 속에 가두어 부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미신을 갖는 것이다.
교육 분야에만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정치 분야에서도, 경제에서도, 문화에서도 그런 일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고 일어나고 있다. 내 공간에 갇힌 하나님으로 만드는 것이 일반인이 아니라 그리스도인들에게 일어난다는 사실에 눈을 떠야 한다.
이런 사실을 충격으로 받아들여 깨닫고 하나님을 내 공간에 가두고 내 맘대로 움직일 수 있다는 미신적 생각을 깨뜨려 하나님을 향한 올바른 태도를 회복시키는 일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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