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호덕 교수 "성경적 뒷받침 확실치 않아…재정립 필요"

 
권호덕 교수(맨 왼쪽)가 9월 2일
한국개혁신학회 논문발표회에서
'구원의 서정'에 대한 신학적 검토
및 재정립을 주장하고 있다.

한국교회에 가르쳐진 구원의 서정(Ordo Salutis)은 과연 성경적인가? 논쟁적인 이 주제를 두고 한국 개혁신학자들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
 '구원의 서정'은 소명-중생-회개-믿음-칭의-입양-성화-견인-영화로 이어지는 구원 과정에 대한 아주 단계적이고 매우 체계적인 설명으로, 한국교회에서도 흔들림 없이 교육되어 왔다. 권호덕 교수(백석대 기독신대원 교의학)가 9월 2일 총신대학교에서 열린 한국개혁신학회(회장:정일웅) 정기학술발표회에서 이 '정설'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것이 어디서 유래한 것인지, 그리고 더 나아가, 과연 성경적이라고 할 수 있는지를 되물은 것이다. 이 질문을 던지고 권 교수는 "사실 성경 어디에도 이런 내용을 뒷받침할 만한 성경 구절은 없다"고 단호하고 말했다. '구원의 서정'의 가장 확실한 성경적 뒷받침이라고 할 수 있는 로마서 8장 30절에 대해서도 권 교수는 "이 구절은 예정과 소명과 칭의와 영화만을 다루고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다시 권 교수는 "기존의 세분화되어 있는 '구원의 서정'이 잘못된 것이라면 성경과 개혁신학은 이것을 어떻게 가르치고 있는지" 자문하며 "성경적이고 종교개혁적인 '구원의 서정'을 새로이 정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권 교수는 성경이 제시하는 '구원의 서정'은 "인간이 이전의 비참하고 갇힌 상태에서 새로운 상태로 들어가는 사건에 대한 설명"이며, 개혁파 신앙고백들에 나타난 '구원의 서정' 역시 "일련의 순서가 아니라" 죄와 허물로 죽은 상태로부터 생명의 상태로 넘어가는 과도기 사건과 그 이후의 삶의 상태라는 '두 단계'로 제시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권 교수는 자신의 논리를 존 칼빈과 프랑소와 튜레틴, 하인리히 헤페, 찰스 하지 들과 같은 개혁파 신학자들에게서도 끌어왔다.
 권 교수는 "과정으로서의 '구원의 서정'의 문제점은 '나'와 삼위일체 하나님 사이의 관계를 간과하게 만들어 영적인 생명 문제를 자연의 생물체 문제로 해결하려는 오류는 범하게 만들고 기계론적 의식구조를 만들어 결국 이원론적인 삶의 오류에 빠지게 할 수도 있다"고 지적하며 '구원의 서정'을 "동일한 사건을 다양한 시각으로 설명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성경적이고 종교개혁적인 신학"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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