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마지막 대안’ 찬사 속 큰 물줄기 형성…성공적 접목 위한 지혜 필요

 

2000년대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셀교회로의 전환은 당분간 한국교회의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 9월에 열린 KCCMN이 개최한 셀컨퍼런스 모습(좌)과 11월 안산동산교회가 개최한 큰숲비전축제 모습.

  2005년 한해 목회 화두는 단연 ‘셀교회’였다. 셀교회의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셀교회는 실제로 90년대 초반에 한국교회에서 시작됐다. 침례교회 중심의 일부교회와 셀을 소개한 몇몇 단체의 움직임에 불과했던 셀교회 운동은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한국교회에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지난 2001년 ‘셀교회의 아버지’라 불리는 랄프 네이버와 빌 백햄 등 세계적인 셀교회 운동가들을 초청한 가운데, 셀교회와 관련한 컨퍼런스가 잇따라 열렸다. 이후 해외 셀교회 탐방과 같은 후속프로그램이 마련되면서, 직접 셀교회 현장을 목격하고 도전을 받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알파코스라는 새로운 형태의 전도프로그램이 소개됐다. 알파코스는 성령사역을 중요시하는 셀교회와 코드(?)가 맞아 셀교회와 함께 목회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경직되고 형식화된 예배, 생명력이 결여된 관리중심의 구역제도 등 침체돼 있는 교회의 돌파구를 찾지 못한 수많은 목회자들이 이때부터 셀교회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면서 셀교회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전통교회 혹은 소그룹사역을 펼친 교회들이 공개 또는 비공개로 셀교회로 전환을 시도했다. 길게는 10여년, 짧게는 4년의 기간을 거쳐 셀교회로 전환한 교회들의 실체(?)들이 올해 들어 조금씩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올해 4월 셀교회로 전환한 교회들의 연합체인 한국셀교회선교네트워크(KCCMN)가 창립된 바 있다. 여기에 지구촌교회(이동원 목사), 안산동산교회(김인중 목사), 제자교회(정삼지 목사), 한소망교회(류영모 목사) 등 많은 교회들이 포함돼 있다.
아직까지 한국교회에는 셀 이론가들이 제시하고 있는 셀의 원형, 즉 하나의 셀이 세포분열해 또다른 셀들을 탄생시키는 모델을 찾아보기 힘들다.
셀교회로 전환한 목회자들은 셀교회가 폭발적으로 일어나는 지역이 대부분 사회적·영적으로 제3세계이거나, 미국의 침례교회처럼 평신도에게 목회자적 권한을 대폭 이양 가능한 일부 국가의 교회에 한정돼 있는 것에 직시하고 있다.
한국이라는 특수한 토양에서 셀 이론가들이 제시하는 셀교회 원리를 그대로 접목시키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교회, 더 축소해서 개교회의 상황에 맞는 셀을 도입하는 형태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 현재 셀의 흐름이다. 따라서 교회마다 셀형태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어쨌든 이미 한국교회는 셀교회라는 큰 물줄기를 타고 있다. 셀교회 운동가들이나 셀을 접목하고 있는 교회의 목회자들은 셀교회가 교회본질 회복운동이자, 21세기 마지막 대안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만큼 셀교회가 갖고 있는 영감있는 예배의 회복, 진정한 교제가 이뤄지는 셀모임, 여기에 재생산을 통한 숫자적 성장의 강점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셀교회의 성공적 정착은 대그룹예배와 소그룹 모임의 회복을 통한 성도들을 복음의 군사로 세워가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일꾼을 양성하지 않으면 그 어떤 프로그램도 백해무익하다. 특히 셀교회는 평신도의 역할이 어느 구조보다 강조되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셀교회의 폭발력에만 관심을 두는 것에 우려한다. 교회의 특수성과 일꾼양성을 무시하고, 셀교회의 이론만을 갖고 접목시키는 행태를 꼬집은 것이다.
셀교회는 성령운동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대그룹 예배나 셀모임과 함께 양육과정 등에서 성령사역을 강조한다. 알파코스 역시 인카운터 수양회 등을 통해 성령사역을 강조하고 있다.
보수적인 장로교단이 대세를 이루는 한국교회의 토양에서 셀교회가 갖는 성령사역이 어떻게 접목시켜 나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결과적으로 성령사역과 평신도의 사역자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셀교회의 성공적 전환을 기대할 수 없다.
하지만 말씀사역과 성령사역의 균형이 필요하다. 성령사역을 하면 무작정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것도 지양해야겠지만, 지나친 영성강조는 자칫 감성적인 신앙으로 흐르는 우를 범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균형있는 목회가 필요하다.
당분간 한국교회는 셀교회로 전환이 급속도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한국교회가 잃어버렸던 교회의 본질적인 사역이 셀교회를 통해 새롭게 회복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아울러 셀교회를 교회성장의 만병통치약처럼 절대화하는 자세를 버리고, 확실한 목회철학을 바탕으로 접목시켜 나가야 한다. 셀교회는 특히 이론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교회가 갖고 있는 역사와 전통과 부딪히지 않고 셀교회를 접목시키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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