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와 기도와 강의에 집중
“목사 장로 먼저 회복” 기도
저조한 참석 등 개선과제 남겨
목적대로 “기도회로 개편” 요구

제60회 전국목사장로기도회가 5월 8일부터 3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10일 폐회예배로 끝났다.

‘샬롬을 누리고 부흥하라’라는 주제로 열린 목사장로기도회는 사전등록과 현장등록을 더해 총 2159명이 등록했다. 비등록 참석자까지 더하면 2500여 명 이상이 기도회 현장을 찾은 것으로 추정된다. 참석자들은 개회 및 폐회 예배를 비롯해, 두 번의 저녁집회, 두 번의 오전예배, 일곱 번의 전체강의, 두 개의 트랙강의를 소화했다. 아울러 기도회 기간 중 20여 개의 기도제목을 품고 통성기도를 드렸다.

기도 주제는 나라와 민족, 총회와 노회와 교회, 다음세대, 미래자립교회 등 다양했지만 무엇보다 교회 지도자인 목사와 장로의 회복과 갱신을 위한 기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두 번의 저녁집회에서 말씀을 전한 강사들도 목사와 장로들이 먼저 회복되어야 교단과 한국교회가 회복된다고 강조했다. 첫날 집회에 등단한 배만석 목사는 “목사와 장로들이 길 잃은 양떼와 한국교회를 위해 헌신해야 한다”며, “여호와의 불이 목사와 장로에게 임하여 한국교회를 살리는 역사가 일어나기”를 고대했다. 둘째 날 장봉생 목사 역시 “목사와 장로의 심령부터 바뀌어야 한다”며, “목사와 장로들 가슴에 하나님의 영이 살아 움직이면 교회와 교단, 대한민국이 하나님의 거룩함 앞에 서게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폐회예배에서 말씀을 선포한 부총회장 오정호 목사도 목사와 장로들을 향해 “세속화의 거센 도전 앞에서 교단과 교회를 살리는 영적 테트라포드가 되길 바란다”며, “목사와 장로들이 기도자가 되어 기도하는 대로 행하면 주님께서 은혜를 베풀어주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배와 강의 외에 다채로운 행사도 열렸다. 목사장로기도회 60주년 기념 케이크 커팅식을 비롯해 한교총 주최 교단대항 축구대회 우승 격려, 총회도서박람회 등이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특히 주다산교회(권순웅 목사) 뮤지컬팀이 선보인 ‘기도를 위한 뮤지컬’은 참석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그러나 60주년이라는 것이 무색하게 이번 목사장로기도회는 성과보다 더 많은 과제를 남겼다.

무엇보다 저조한 참석률이 문제였다. 개회예배에서 충현교회 본당을 가득 채웠던 목사 장로들이 폐회예배 때 202명만 남아 있었다. 등록인원에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둘째 날 오후 전체강의 때도 예배당은 한산했다. 심지어 기후위기 대응을 주제로 진행한 트랙강의2에는 고작 25명만이 참석했다.

이에 대해 참석자들은 시대 및 목회현실과 동떨어진 강의, 전문성이 부족한 강사 등을 지적했다. 또한 목사장로기도회라는 이름처럼 강의보다는 기도에 집중해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이번 기도회 기간 중 참석자들이 가장 뜨거운 반응을 보인 순간은 장봉생 목사가 인도한 둘째 날 저녁집회 기도회였다. 참석자들은 20여 분 동안 목놓아 “주여”를 외치며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그 시간만큼은 60년 전 교단의 위기에서 금식하며 기도하던 간절함을, 1980년대 한국교회 부흥기에 뜨거웠던 기도를 보는 것 같았다.

송상원 기자 knox@kidok.com

정치로 나아가는 기도회 “회복시켜야”

목사장로기도회 참여도 낮아
강의, 전문성 부족 지적받고
기도 집중해야 한다는 평가
문제는 정치에 함몰되는 것
기도회 개편논의 필요하다

목사장로기도회에 참석한 목사장로들이 두손을 들고 교단과 민족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저녁집회의 기도 분위기는 뜨거웠으나 여러 프로그램에서 빈 자리가 많이 보여 아쉬움을 자아냈다.
목사장로기도회에 참석한 목사장로들이 두손을 들고 교단과 민족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저녁집회의 기도 분위기는 뜨거웠으나 여러 프로그램에서 빈 자리가 많이 보여 아쉬움을 자아냈다.

제60회 전국목사장로기도회가 한창 진행되던 5월 9일 오후, 충현교회 카페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교회 인근 카페에서도 삼삼오오 모여 있는 목사와 장로들을 목격할 수 있었다. 첫날 배만석 목사를 필두로 단상에 오른 강사와 대표 기도자들은 연이어 “교회 지도자인 목사와 장로들의 회복과 갱신”을 촉구한 상황이었다. 예배당이 아닌 카페에 모인 교회 지도자들을 보며, 회복과 갱신의 준비가 되어있는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불참자들에게도 이유는 있었다. 둘째 날 오후 예배당 밖에서 만난 한 목사는 강의 주제와 내용이 식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필요한 강의라면 부르지 않아도 가서 듣는다. 하지만 이번 목사장로기도회는 강의에 대한 준비 부족이 한눈에 들어왔다. 너무 뻔한 강사가 나와 뻔한 강의를 하는데 굳이 참석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목사는 강사들의 전문성 결여를 지적했다. “모 강사는 위기론만 언급하고는 대안도 내놓지 않고 강의를 끝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차별금지법과 이단 및 이슬람 대책 등 교계를 둘러싼 최근 이슈 관련 강의와 목회현장에 실제적으로 도움이 되는 강의도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목사장로기도회라는 이름처럼 강의보다는 기도회에 집중해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카페 목회자들의 평가는 크게 틀린 것이 아니다. 목사장로기도회를 마친 후 특별취재팀은 자체 평가회에서 “오늘의 시대와 교회에 대해 고민하며 준비하지 못했다. 60주년을 맞은 의미 있는 기도회였음에도, 기도를 중심으로 강의와 집회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했다”고 결론 내렸다.

박한 평가를 받은 가장 큰 이유는 기도회가 정치에 함몰됐기 때문이다. 목사장로기도회가 총회를 앞두고 정치의 장이 됐다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나왔다. 총회 선거에 나선 후보자들은 전국의 총대들이 모이는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그럼에도 정치와 구별해 온전한 기도회를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데, 올해 목사장로기도회는 그런 노력이 없었다. 오히려 총회정치를 염두하고 강사를 세운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받았다.

목사와 장로뿐 아니라, 목사장로기도회도 회복되어야 한다. 차기 총회임원회가 비판과 조언을 받아들여 목사장로기도회를 새롭게 회복하길 기대한다. 필요하다면 목사장로기도회 개편을 위한 위원회를 구성하는 것도 방안이다.

끝으로 차기 총회임원들과 교단 목사와 장로들이 기억하길 바라며 GMS 총무 서정수 목사가 폐회예배 때 드린 기도를 덧붙인다. 그의 기도는 이랬다. “내년 목사장로기도회에서는 이 자리가 꽉 찰 수 있게 기도합니다. 주여, 끝까지 남지 못한 우리의 죄를 사하여 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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