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장렬한 최후

1.삼손의 기도


블레셋인들이 삼손을 감옥에서 불러내어 재주를 부리게 한 반면에, 삼손을 재주를 부리면서 여호와께 부르짖었다. 나의 주 여호와여 구하옵나니 나를 생각하옵소서. 삼손은 비록 여호와께 버림을 받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으나, 그럼에도 여호와를 나의 주여 라고 부르고 있다. 만일 여호와가 삼손의 주라면, 삼손은 여호와의 종인 셈이다. 이제 삼손은 이런 주종 관계를 인정하면서 여호와께 종을 보호하는 주인의 의무를 다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삼손의 마지막 요청이 무엇인가? 하나님이여 구하옵나니, 이번만 나로 강하게 하사 블레셋 사람이 나의 두 눈을 뺀 원수를 단번에 갚게 하옵소서 (28하). 삼손은 블레셋 사람들에게 복수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단지 삼손의 개인적 복수만은 아니다. 그 뒤에는 여호와와 다곤신 가운데 누가 참 신인가의 문제가 깔려 있다. 블레셋인들이 우리 신이 우리 원수 삼손을 우리 손에 붙이셨다 고 했는데, 과연 그런가? 이것이 더 큰 문제인 것이다.


2.삼손의 마지막 힘쓰기


삼손을 이렇게 기도한 후에 집을 버틴 두 기둥을 끌어 안았다. 그리고는 블레셋 사람과 함께 죽기를 원하노라 고 소리를 치면서 힘을 다하여 몸을 굽혔다. 삼손은 여기서 죽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있다. 레히에서 갈증으로 견딜 수 없는 고통을 느끼게 되자, 죽기를 두려워했던 삼손이 아닌가! 그런 삼손이 블레셋인들과 함께 죽기를 원하고 있다. 이제 삼손은 자신의 생명을 여호와께 제물로 드리기를 원한 것이다. 비참한 생명을 유지하느니 차라리 생명을 하나님께 드리기 원한 것이다. 비록 때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삼손의 결심은 잘한 것이었다.


3.하나님의 응답


이에 하나님께서는 은혜를 베푸셨다. 삼손은 두 눈을 뽑혔기에 흠이 없는 제물이 아니었다. 그러나 여호와께서는 흠있는 제물을 받으시고 응답하시고 기적을 베푸셨다. 그 집이 곧 무너져 그 안에 있는 모든 방백과 온 백성에게 덮이니 삼손이 죽을 때에 죽인 자가 살았을 때에 죽인 자보다 더욱 많았더라 (30하). 삼손이 다곤 신전을 무너뜨린 것은 위대한 승리였다. 단지 삼손 이야기의 절정이 아니라 사사기의 절정이기도 한 것이다. 삶과 죽음을 관장하시는 분은 바로 여호와이신 것이다. 세상을 지배하는 분은 다곤이 아니라 여호와이시다. 우리 신이 우리 원수 삼손을 우리 손에 붙이셨다 던 블레셋인들은 그들의 신 다곤과 함께 다곤 신전에서 떼죽음을 당한 것이다. 이보다 더 큰 아이러니가 어디에 있는가?


삼손이 죽자 형제와 아비의 집이 그 시체를 가져다가 소라와 에스다올 사이, 그 아비 마노아의 장지에 장사하였다. 소라와 에스다올 사이 마하네단에서 성신의 감동으로 사사일을 시작한 삼손이 이제 시체가 되어 원래의 자리로 큰 원을 그리며 돌아간 것이다. 삼손의 삶을 어떻게 평가하든간에, 하나님께서 그를 통해 이스라엘을 블레셋의 손에서 구해내기 시작할 것이라는 약속은 성취되었다. 그러니 어찌 하나님을 찬양하지 않을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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